《그림 형제: 언어의 불꽃으로 시대를 밝히다》 북토크 후기
여유당출판사 세 번째 인물산책 《그림 형제: 언어의 불꽃으로 시대를 밝히다》는 하시모토 다카시가 쓴 그림 형제 평전이다. 일본에서는 절판된 책인데 육아리 번역가가 아름다운 문장으로 번역해서 우리가 읽었고 감동하게 만들었다.
오랜 기간 동안 이 책이 나오기를 고대했던 사람들, 특히 수년간 그림 형제 민담집을 파고 또 파면서 지금도 여전히 하루 한 편씩 읽고 글을 올리는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뜻깊은 시간이었는지! 집으로 돌아와 미처 다 읽지 못한 뒷부분을 꼼꼼히 읽으며 새삼 그림 형제가 얼마나 소중한 분들인지 절절히 느끼게 해 주었다. 그림 형제는 19세기의 엄혹한 독일 역사 속에서 자유와 통일을 절실히 갈망했으며 두 형제 모두 ‘괴팅겐 7교수’ 일원으로서 시대의 앞을 개척하던 사람들이었다. 그 과정에 엄청난 양의 민담, 민요, 전설을 수집하고 언어학, 민속학, 법률학, 역사학 등 다양한 학문을 집대성한 독일어 사전을 편찬하는데 몰두했던 형제들이었다.
이 책은 그림 형제, 둘의 업적만을 다룬 위인전의 성격이 아니다. 그림 형제가 살았던 19세기 독일의 역사이고 당시 민중 투쟁의 역사를 담은 책이다. 오랜만에 밑줄까지 그으며 열심히 읽었다. 다 읽고 나니 내 책상 위에서 언제나 내 손길에 머무는 《그림 형제 민담집: 어린이와 가정을 위한 이야기》(김경연 옮김, 현암사) 책이 더욱 사랑스럽고 소중하게 느껴졌다. 또한 책꽂이에만 두었던 《한국 현대시 시어 사전》을 그림 형제 민담집 옆에 나란히 책상 위로 옮겨놓았다. 나와 함께 언제나 같이 갈 사전, 언어야 고마워.
북토크에 함께 한 사람들은 모두 입을 모았다. 그림 형제와 그 전문가 하시모토 다카시, 번역가 육아리, 여유당 출판사에 무한 감사하고 또한 그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알모 덕분(‘때문’이 아니고)이라고. 진정한 지하 세력의 진수를 보여주었다고. 오늘의 자리는 근 17여 년 동안 쉬지 않고 옛이야기의 숲을 헤매며 도착한 자리이고 우리는 여전히 멈추지 않고 또 걸어갈 것이라고.
할 말은 많지만 마지막으로 아코프 그림의 ‘노년에 대하여’ 강의 일부분을 다시 새겨본다.
“노인에게 아직 일할 힘과 연구 의욕이 남아 있다면, 더 강하고 자유로운 사고 방식으로 매년 더 새롭고 가치 있는 일로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자유라는 싹을 품고 태어난 사람은 긴 인생 동안 그 고귀한 식물을 피워 내빈다. 이렇게 번성한 식물은 노인의 마음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삶의 마지막까지 노인과 함께 합니다.”
“사고방식이 자유로운 노인은 신과 자연의 신비를 더욱 가까이 느끼며, 길을 인도하는 별을 볼 수 있게 된다. 이것이 노인에게 주어진 특권” - 36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