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스로를 죄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루카 16,16-17)
예수님께서는 “율법에서 한 획이 빠지는 것보다 하늘과 땅이 사라지는 것이 더 쉽다.” 하고 말씀하시지만 사람들은 율법이라고 하면 부담을 갖습니다. 율법은 지키기 어렵고, 심리적으로 무거운 마음을 갖게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은 율법의 존재 의미를 잘 모르는 데서 나온 생각입니다. 율법은 사람의 삶을 건강하게 만들어 주려는 뜻에서 생긴 것이지, 사람을 옭아매려고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보다 율법이 앞서고, 하느님의 뜻보다는 율법을 따르며 사는 율법주의에 빠진 사람들이 많습니다. 율법 이면에 담긴 하느님의 마음을 봐야 하는데 율법 그 자체만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규정 자체에 얽매이고 마는 율법주의에 빠지고 마는 것입니다. 이러한 율법주의는 어떤 근거로 생긴 것일까요?
미국의 심리학자인 에이브러햄 매슬로는 예부터 사람들은 자신들의 본성을 과소평가해 왔다고 말합니다. 즉, 사람을 환경에 반응하여 움직이는 기계로 보거나, 잠재의식에 의해서 끌려다니는 존재, 결핍 욕구에 밀려다니는 존재로 본 것은 모두 사람의 본성을 과소평가한 것이라는 말입니다. 율법주의자들 역시 사람은 의지가 박약하고 도덕적이지 않은 존재라서 마치 야생 동물을 길들이는 데 족쇄가 필요하듯 사람에게도 심리적인 족쇄인 율법이 있어야 한다고 사람의 본성을 과소평가한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족쇄를 달고 삽니다. 하느님께서 나처럼 매일같이 죄를 짓고 잘못을 저지르는 사람을 받아주실 리가 없다고 여기는 것은 이러한 율법주의와 맥이 닿아 있습니다. 이런 심리적 현상은 냉담하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이 사람들은 하느님께서 엄격하신 재판관이라는 생각이 대단히 커서 기도할 때 자학적으로 자신을 용서받지 못할 죄인이라고 고백합니다.
또한 자신의 종교 행위를 다른 사람들을 지배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사람들도 이러한 율법주의를 지닌 사람들입니다. 심리적인 족쇄를 이용하여 사람들을 통제하려 하는 것인데 이런 사람들은 남에게 주님을 팔면서도 자신은 주님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에이브러햄 매슬로는 사람에게 심리적 족쇄가 필요하다는 관점을 부정합니다. 그는 사람이 자아실현을 할 줄 아는 존재,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의지로 잠재력을 실현할 줄 아는 존재이며, 절정 체험을 통하여 내면세계와 외부 세계를 통합시킬 줄 아는 존재라고 하였습니다. 우리 주님께서도 그렇게 생각하셨고요. 하느님이신 주님께서 당신의 목숨을 내놓고 사람을 구하고자 하신 것도 사람이 이렇게 가치 있는 존재였기 때문입니다.
*절정체험 : 심리학자인 에이브러햄 매슬로가 강조한 경지로, 자연의 순수함, 사랑의 행위, 거룩한 음악 등을 통하여 경험하게 되는 황홀하면서도 동시에 깨달음을 주는 체험을 말한다. 이는 감정과 지성 어느 한 쪽만 충족되는 경험이 아니라 이 두 가지를 모두 만족시키는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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