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겸손한 메시아
예수님은 제자들이 발을 씻어 주신 후 다시 자리에 앉으시며 그들의 발을 씻어 주신 이유를 물으십니다. 제자들은 유구무언입니다. 사실 발을 씻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마음을 씻는 것입니다. 허리를 굽히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일은 자존심을 꺾는 것입니다.
“너희가 나를 ‘스승님’, 또 ‘주님’ 하고 부르는데,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 나는 사실 그러하다. 주님이며 스승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었으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13,13-14)
예수님의 발을 씻어 주신 이유는 항상 자신을 낮추고 상대방을 섬기라는 뜻으로 친히 모범을 보이신 것입니다. 하느님의 일을 할 때 내면에 경쟁심을 갖지 말고 자존심을 내세우지 말며, 이런 것으로 인해 지배당하지 않게 하라는 의미입니다.
예수님은 분명히 주님이셨고 스승이셨습니다. 생각해 보면, 예수님 같은 주님과 스승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인류 역사상 예수님 같은 분은 결단코 없습니다. 그분은 온 인류의 메시아이고 구원자이며, 하느님의 외아들이고, 지고지순한 인간이셨습니다. 그런 위대한 분이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신 후에 “주님이며 스승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었으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성경은 인간을 짐승이나 벌레, 티끌, 먼지, 쓰레기와 같은 존재로 종종 표현하곤 합니다. 그런 낮고 천한 죄로 가득 찬 인간을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이 섬겨 주셨는데, 동급의 인간끼리 서로 섬기고 발을 씻어 주는 것이 마땅하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십니다.
여기서 몇 가지 중요한 영적 교훈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첫째, 높은 자일수록 더욱 낮아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겸손이란 힘 있는 자가 그 힘을 사용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겸손은 단순히 낮아지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가진 자가 포기하는 것, 능력 있는 자가 져주는 것이 겸손입니다. 이길 수 있지만 져주고, 갈 수 있지만 가지 않고, 가지 않아도 되지만 가는 것이 겸손입니다.
오만은 힘 있는 자가 그 힘을 사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가진 자가 더 가지려고 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만큼 가졌으면 충분할 텐데 더 많이 가지려고 빼앗고 훔치는 것입니다. 능력 있고 권력 있는 자가 횡포를 부리는 것입니다. 우리는 오만한 자들을 가끔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은 눈빛부터 다르고 말투마저 다릅니다. 남을 무시하고 지배하려 들며 일방적으로 명령하고 미안해하는 모습을 전혀 볼 수 없습니다. 오만한 자는 목소리나 걷는 것에서도 티가 납니다. 우리는 오만한 사람을 보면 심기가 불편해집니다.
예수님의 리더십과 영적 권위는 겸손함에서 오는 것입니다. 낮아질 대로 낮아져 진정 겸손한 사람을 보면 감동이 옵니다. 그런 분이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그분은 마구간으로 오셨고 죄인들의 친구가 되셨습니다. 모든 사람이 피하고 싫어하는 세리와 창녀들을 만나 주셨습니다. 그분은 여우도 머리 둘 곳이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 둘 곳이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 분이 예수님이십니다.
첫댓글 너희가 나를 ‘스승님’, 또 ‘주님’ 하고 부르는데,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 나는 사실 그러하다.
주님이며 스승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었으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요한 13,13-14)
가진 자가 포기하는 것, 능력 있는 자가 져주는 것이 겸손입니다.
이길 수 있지만 져주고, 갈 수 있지만 가지 않고, 가지 않아도 되지만 가는 것이 겸손입니다.
아멘 아멘~!
감사합니다 신부님~
사제수품 21주년 축하드립니다!
항상 영육간에 강건하시길 기도드립니다
아멘. 아멘. 아멘.~~
감사합니다
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