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용의자 X의 헌신 (일본영화)
우선, 영화의 특성을 잘 살렸다는 점을 높이 산다. 원작의 내용을 시각적으로 멋지게 표현해주고 있다.
취조실에서 등을 곧게 세우고 앉은 유카와와 구부정한 자세로 금방이라도 찌부러들어 사라질 것만 같은 이시가미의 대조가 특히 인상깊었다.
또, 함께 산에 오르는 장면도 인상깊었다.
이시가미와 유카와 사이의 논점인 '아무도 못푸는 문제를 만드는 것과 그 문제를 푸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어려울까'하는 문제를 보여주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문제를 내는 이시가미는 앞서나간다. 유카와는 그가 남긴 발자국을 따라 한걸음 한걸음 쫓아가지만 이시가미의 모습은 눈보라에 묻혀 멀어져만간다.
결국 유카와는 이시가미의 도움으로 정상에 오르게 된다. 유카와 역시 훌륭했지만, 결국 이시가미가 이끄는대로 따라온 것이다.
뭐 사람마다 판단하기에 달렸지만, 내 생각에는 아무도 못푸는 문제를 만드는 것이 더 어렵지않을까-하는 생각이다.
(굳이 그런걸 비교하는 것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만)
마음에 안들었던 점은, 원작에서는 안나오는 여형사 역할을 집어넣어서, 유카와와 동창인 구사나기의 역할을 여형사에게 거의 전담해버렸다는 사실이다.
여형사가 나올때마다 왠지 극의 흐름을 방해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야스코를 좋아하는 구도씨가 너무 능글맞고 건전하지 못한 이미지(하이톤의 목소리에 기겁했다)여서 미스캐스팅이 아니었나 싶다.
3. 용의자X (한국영화)
내가 굳이 용의자X의 헌신 소설과 영화를 다 보고도 이 영화를 보기로 마음먹은 것은 80%가 배우 조진웅님 때문이었다.
(내가 매우매우 사랑하는 나의 이상형이시다)
방은진 감독이 의도했던 대로, 영화는 거의 등장인물들의 감정전달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다.
추리 소설에서 추리를 죽이고 감정만을 살려서, 추리물을 멜로장르로 만들어놓았다는 것이다.
스릴러로써의 긴장감이나 반전을 기대하지 않는다면 꽤 볼만하지 않을까...
원작과 비교했을 때의 가장 큰 차이점은 원작에서 엄청난 비중을 차지하는 '물리학자' 역할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대신 우리 조진웅님의 역할인 형사가 수학자의 고등학교 동창으로 나와서 사건의 전말을 알아차린다.
안타까운 점은 형사가 물리학자가 아니다보니 샤프함이라든가 수학자와 대비되는 면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에서 좋았던 점은, '화선'이 '석고'를 정말로 사랑했다는 것이다.
원작에서 야스코는 이시가미를 정말 사랑했다기보다 자신의 죄책감에 눌려있는 느낌이었다면, 영화에서 화선은 석고를 진심으로 사랑해서 슬퍼하는 것 같았다.
배우들이 훌륭하다보니, 감정전달만큼은 성공적이었다.
소설과 비교했을때, 두 영화는 각자 원작에서 살린부분 죽인부분이 다르다. (전체적인 맥락은 같지만)
가장 추천하고 싶은 건 역시 책이지만, 흥미진진한 추리영화를 원한다면 '용의자X의 헌신'을, 좀더 감성적인 영화를 원한다면 '용의자X'를 보길 권한다.
첫댓글 이야...알모카페의 전진! 크림콩님과 오이님의 20대가 정말 기대됩니다.
소개글을 보니 먼저 책이 읽고 싶어지네요.
마지막 석 줄에 완전 반함.
우리 후배 이쁘다! 잘한다! 파이팅! ㅎ
콩새님. 이쁜 후배 밥 사주세요!!!
역쉬.... 좋습니다.
오이씨 덕분에 정리가 되네요.
깔끔하게!
좋아요. 좋아.
책이야기에 빨간등이 켜졌기에 '오이'씨구나 했지요.
역시 우리 오이씨!!!
'용의자 X의 헌신'은 슬픈 결말이 예상되어 읽다가 차마 끝은 못보고 내려놓았던 책인데 이것 또한 읽어야겠어요.
난 일단 책으로다가!
근데 조진웅님이 누구지? 어디... 검색을 해보자....
앗, 무휼!
그 분이었고나....
넵 그분입니다 ㅎㅎ
나도 알아요. 그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