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경계를 넘어서면 어떤 세상을 만나게 될까? 삶의 세계와 죽음의 세계 경계에 일주일 간 머물며 지나온 시간 중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추억하는 이야기. 변주라든가 강약이라든가 특별한 임팩트 없이 반복되는 구성이 다소 지루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굳이 저런 공간이 필요할까. 떠날 땐 그냥 떠나야 좋은 게 아닐까. 되돌릴 수 없는 길을 다시 되짚어 그걸 재현해 보는 설정이 어떤 위로나 의미를 갖는다 할 수 있을까. 양념이 거의 없이 재료 본연의 맛을 그대로 드러내는 일본음식과 이 영화가 흡사하다는 생각, 일본 특유의 문화적 특성이 보였달까. 끝부분 눈을 배경으로 한 장면 두컷이 그나마 인상적이었다. 그닥 추억할 행복한 순간이 없었던 여주인공(이 영화는 딱히 주인공을 특정하기도 애매하긴 하다)이 사후 중간 경계세계에서 만난 남주인공이 떠나게 되었을 때 복잡하고 괴로운 심정으로 어찌할 바를 모르던 순간을 연기할 때 반쯤 녹아버린 눈이 질척질척. 손에 닿는 눈도 발에 밟히는 눈도 철벅거리며 복잡한 욕망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듯했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어느 정도 평온을 되찾은 후에는 질척이는 눈이 아니라 뽀드득, 발자국 모양도 가지런히 보여주는 평화로운 눈의 풍경이었다. 산다는 것은 눈 위에 발자국을 남기는 것. 바람이 불거나 비가 내리거나 해가 내리쬐거나 혹 그 위에 또 눈이 내린다 해도 언젠가는 반드시 지워지고 묻힐 것. 모든 발자국이 화석이 될 수는 없으리. 그저 살아가는 동안 누군가의 가슴에 한철이라도-백년을 산들 한철에 지나지 않으리니, 꽃으로 피든지 그리운 발자국 하나 찍었으면 하는 것이다. 영화의 제목이 그닥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감독의 깊은 뜻을 알아차리지 못한 어설픈 관객의 얕은 생각일 수 있을 것이다. wonderful life란 언젯적 삶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사람들에게 일주일(정확히는 3일 안에 선택하고 일주일 안에 재현하는) 말미동안 생각해보라고 하는 그 추억거리를 말함인가. 인생전체? 아님 그 중간 지점에 머무는 그 일주간? 굳이 죽어서까지 그럴 것 없이 사는 동안 원더풀 라이프가 되기를!! 너무 말이 길어졌다. ㅠ
첫댓글'언제나 영화처럼' 평론가 이동진 해설을 보는 듯했습니다. 천국,지옥에 가기 전 잠깐 머무는 연옥이라는 공간을 느껴보았지요. 기발한 발상, 일본다운 현실 불가능 초현실적 구성에 몽롱해지기도 했지만^ 죽음이라는 뿌연 안개같은 화면들이 슬프긴 했습니다. 손에 잡히고 발길에 채이는 질척한 눈들의 의미를 깨닫게 되네요. 죽은 이들의 세계. 현실 같던 '디 아더스'의 반전처럼 아직도 멍해지네^^
첫댓글 '언제나 영화처럼' 평론가 이동진 해설을 보는 듯했습니다. 천국,지옥에 가기 전 잠깐 머무는 연옥이라는 공간을 느껴보았지요. 기발한 발상, 일본다운 현실 불가능 초현실적 구성에 몽롱해지기도 했지만^ 죽음이라는 뿌연 안개같은 화면들이 슬프긴 했습니다. 손에 잡히고 발길에 채이는 질척한 눈들의 의미를 깨닫게 되네요. 죽은 이들의 세계. 현실 같던 '디 아더스'의 반전처럼 아직도 멍해지네^^
날아 언니~ 역시 예술적인 감성^^ 멋지세요 👍
난 평론가 김수미를 봤다니까요.
이러면 짜고 치는 고스톱? ㅋㅋ
난 끼어들 틈이 없네~
한국음식같은 맛갈난 영화평, 맛나게 먹었습니다.수고하셨습니다.
회색빛 무미건조한 장면들이 단순하듯 명료하지 않고 많은 것들을 내포하기에 선뜻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었지요. 한아님 해설 보고 좀 이해.^^
길잡이^^~~든든이 이쁜 한아~
항상 하하의 빛나는 얼굴입니다^^👍
모두 과분한 칭찬들이십니다요^^
이쁘다이쁘다 하시니 더 이뻐질 것 같아요. ㅎㅎㅎ 감사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