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방학을 마치고 배움터에 들어섭니다.
지난 주에 몸과 마음이 물먹은 솜처럼 느껴져 살짝 긴장을 하며 오늘 아침을 맞이했습니다.
다행히도 배움터 뒤에 자리잡고 있는 앵무산을 보니 웃음이 지어지고 사랑어린 사람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현관 앞을 지나니 은목서의 향기가 은은하게 맡아져 살아있는 존재임을 확인합니다.
아침명상을 마치고 하루일과를 공유합니다. 신난다의 두 달 안식월 덕으로 자허가 천지인 가족지기 역할을 합니다. 주어진 만큼 할 수 있음에 고마움을 전합니다.
아카시아 꽃이 만발했습니다. 키작은 찔레꽃도 활짝 피었습니다. 이름모를 흰꽃들이 여기저기서 '나도 있어' 합니다. 하얀 꽃들이 유독 눈에 많이 들어오는구나 싶을 때, 그사이사이 엉겅퀴의 보라빛도 강렬하게 들어옵니다. 일부러 꽃들을 찾아 눈에 담아봅니다.
사랑어린동무들을 만나 함께 걷습니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걷는 그들의 뒷모습에서 사랑어림이 느껴집니다.
배움터에 들어서서 맨발걷기, 아침열기를 하고 소리샘과 사랑어린 풍물 시간을 갖습니다. 어린동무들이 참 좋아하는 시간이지요. 마무리 인사도 끝나기 전에 쏜살같이 이층으로 뛰어가네요.
잠시후 새로운 중1학년 동무인 이승민군의 면담시간을 도서관에서 갖습니다. 대부모로 나무, 향원이 함께 하고 신난다도 함께 하네요.
대답도 잘하고 새롭게 살아보고자하는 승민군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반가워요. 이승민군.
이른 8시부터 배움터는 전기공사로 전기를 사용하지 못합니다. 교실에서는 크게 상관되지 않지만 공양간에서는 어찌될까 싶었는데 별무리없이 돌아가고 있네요. 덕분에 점심 밥모심도 잘 모셨습니다. 고맙습니다.
바람이 잔잔하게 불고 때마침 햇님도 구름속으로 잠시 몸을 가립니다.
이런날 바깥에서 놀기에 안성맞춤이지요.
도서관 뒷쪽 앵두나무에 앵두가 빨갛게 익어갑니다. 늘 봄방학을 마치고 나면 빨간 앵두가 우리를 맞이하지요. 어린동무들에게는 좋은 놀이터가 됩니다. 하진이가 앵두나무를 타고 높이 올라가 내려오지 못합니다. 그런 하진이가 안타까워 동무들은 어른을 찾아 잠시 자리를 비우고, 하진이는 동무들이 없어서 더 울고...... 때마침 소리샘이 안전하게 하진이를 보살펴줍니다. 한참을 운 후에 가슴을 추스립니다.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지요.
밖에는 예초기 소리가 들립니다. 행복이 오후 내내 예초기를 돌려주시네요. 풀들이 너무 자라서 살짝 걱정을 하며 이번 일요일 울력시간에 예초기작업부터 하자고 했는데...... 참 고맙습니다.
오후에는 소리샘과 난타, 민들레와 수공예, 힘껏 놀기, 파도와 영어 시간들이 채워지고. 승민이는 보리밥과 함께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며 다닙니다.
하루를 마무리하고 초등동무들은 집으로 가고 다시 배움터로 들어서는데 향원과 나무가 삼색버드나무를 심고 있습니다. 학교 운동장 주변으로 10그루, 순천판 주변으로 5그루를 심었네요. 어렸을 때 할머니집 우물가에도 버드나무가 자리잡고 있었는데......하는 생각이 떠올라 가만히 미소지어봅니다. 고맙습니다.
배움지기들은 매주 달날에 배움터 주변을 살펴보는 시간을 갖기로 했습니다. 오늘이 그날입니다. 먼저 할 일은 비닐하우스 앞을 치워보는 것입니다. 눈으로는 '아이쿠나' 싶었는데 쉬엄쉬엄 여럿이 힘을 모으니 금방 치워지네요. 누군가 '일 년 묵은 체증이 내려간다'고 하는군요. 저도 그러네요. 함께 몸을 써서 일하는 것이 신나는 행복이라는 것을 새삼느낍니다.
저녁 밥모심이 끝나면 이제 천지인은 간송, 구정과 함께 수학수업이 있습니다. 승민군도 편안하게 함께 하기를 마음모으며 오늘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는 사랑어린사람입니다.
첫댓글 방학 잘 보내고.. 이리 소식을 접합니다... 여러 분이, 여러 생물들이 향기를 품어내시네요... 고맙습니다.. 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