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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집 전 가톨릭대교수. |
김 교수는 “삼육대학교에서 일하는 청소노동자들은 평균 238만원의 월급을 받는다. 그들은 정규직이자 교직원이다. 용역회사를 통해 고용된 이들이 받는 월급과 삼육대 청소노동자들이 받는 월급이 많게는 150만 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 당연히 지불해야 하는 월급을 지불하지 않으며 고된 일을 시키고 부려 먹는 이 현실이 바로 착취”라고 지적했다.
이어 “더 놀라운 사실은 삼육대 학내구성원들이 청소노동자들을 ‘집사님’이라고 부르는 점”이라며 “내가 일했던 가톨릭대학교에서는 신부님들조차 청소노동자들에게 ‘자매님’과 같은 호칭을 쓰는 것을 보지 못했다. 대다수는 그냥 ‘아줌마’라고 부른다”고 청소노동자를 대하는 태도를 꼬집었다.
김 교수는 “나는 안식일 교회가 이단인지 아닌지도 잘 모르고, 관심도 없다. 다만 오늘날 서울에서 청소노동자 전원을 직접 고용한 대학이 삼육대 한 곳 밖에 없다면 과연 가장 착한 교회, 착한 종교를 어디라고 할 수 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예산이 부족해 직접 고용을 못한다”는 일부 대학의 주장에 대해서는 “다른 곳은 몰라도 종교계에서 사랑과 자비를 주창하며 세운 대학이 건물을 증축하고 캠퍼스를 늘려가면서 정작 청소노동자 고용할 예산은 부족하다는 핑계를 대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종교단체가 설립한 병원에서 의사를 줄이거나 학교에서 교수를 줄였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며 “결국 ‘아웃소싱’의 대상은 사회적 약자”라는 점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더불어 행복한 사회’를 위해서는 종교계의 솔선수범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가난은 나라도 구제하지 못한다는 속담이 있는데 ‘나라가 못하니 우리 종교라도 하자’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종교계에서 설립한 대학, 병원 등의 공공시설에서 계약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하겠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종교계의 실천이 사회의 노동문제를 해결하는 단초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성경의 ‘포도원 일꾼과 품삯’ 일화에 대해서도 “노동자 최저임금 보장의 중요성을 피력한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김 교수는 “포도밭 주인이 일찍 온 일꾼과 늦게 온 일꾼에게 똑같은 품삯을 주었다는 데어 방점을 찍을 것이 아니라, 가장 늦게 온 사람에게도 삶의 방편을 마련해주었다는 데에 초점을 맞춰야 참 뜻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는 신학자도 아닐 뿐더러 이 자리에 신학논쟁을 하러 온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제 종교는 누구의 교리가 낫다, 어떤 교회가 우월하다 이런 타령은 그만두고 ‘누가 더 선한가’ ‘누가 더 잘 실천하냐’를 따져야 한다. 종교의 핵심은 착한 마음이다. 그것을 깨닫고 실천하지 못하면 존재할 가치를 상실한다”고 종교계의 실천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