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인들의 모임방에서 장미봉숭아 씨앗을 나눔한다기에 어떻게 생긴 꽃인가 봤더니 정말 일반 봉숭아와는 다르게 장미와도 닮았구나 싶었다. 밭 귀퉁이에 심어두면 뱀이나 벌레들도 쫒아준다는 좋은 식물이라기에 손 들고 신청을 했다.
벌써 2월 중순. 강화로 옮겨온 지 딱 1년이다. 작년은 특이작물을 심어 키우려다 발아과정부터 문제가 있어 실패했기에 이번 봄에는 화단에 온갖 다양한 꽃씨를 뿌리고 밭에는 키우기 수월하고 우리 식구들이 따먹을 것들로만 키우기로 했다. 씨앗서랍을 열어보니 다양한 씨앗들로 꽤 많이 모여있다. 제비강낭콩.매발톱.조롱박. 호박씨3종.양귀비.금화규.콜라비. 도라지.수세미, 땅콩호박, 주황코스모스.자색당근 등등. 아무런 희망이 없던 겨울날에 내 씨앗서랍은 타샤 튜더의 정원을 생각케 했다. 그녀 역시 쉽지않은 인생길에서 자기만의 정원을 만들고 가꾸어 너무도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지 않았던가. 내 작은 텃밭과 화단은 그녀만큼의 정원은 못 되더라도 내 발소리와 물주러 나온 내 목소리를 기억할 것이고 나는 기꺼이 그들을 손보며 화사한 정원을 흐뭇하게 바라볼 것이다. 언젠가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나는 올 봄을 그리 보내겠다고 쓴 기억이 있다. 그 편지를 쓰면서 꽃망울 터지듯 희망이 생겨났던 것이 지금도 생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