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요한복음 14-16장 말씀은 성경 전체 말씀에서 핵심이 되며, 마태오복음 5-7장(산상수훈) 말씀과 쌍벽을 이룹니다. 전반적으로 예수님의 특성이 잘 녹아 있는 아주 독특한 말씀입니다. 산상수훈은 예수님이 공생활을 시작하시면서 하신 설교이고, 이층 방에서 하신 말씀은 공생활의 마지막 때 십자가를 지시기 직전에 하신 설교로 이 사이에 3년이라는 공백이 있습니다.
산상수훈이 대중에게 공개적으로 하신 설교라면, 이층 방 설교는 선택된 소수의 사람에게 비공개적으로 하신 설교입니다. 산상수훈이 예수님의 삶의 본질과 원리를 보여주는 것이라면, 이층 방 설교는 그분의 죽음과 그 후 성령께서 오신다는 약속, 우리 삶에 대한 내면적 깊이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 이층 방 설교
우리가 여행 중이거나 어려움에 처했을 때 산상수훈과 이층 방 설교의 말씀을 읽는다면 예수님의 삶의 원리와 본질을 한눈에 꿰뚫어볼 수 있습니다. 외울 수만 있다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산상수훈은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라는 예수님의 말씀으로 시작됩니다. 그러나 이층 방 설교는 예수님이 십자가에서의 죽음을 앞두고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하느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고 하신 말씀으로 시작합니다. 예수님이 죽음을 앞둔 상태에서 제자들에게 하신 이 말씀은 오늘날 우리에게 더욱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삶에서 너무 많은 걱정거리를 안고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잘 믿는 척하지만 마음속에 근심, 걱정, 염려 등을 한 짐씩 지고 살아가는 것이 사실입니다. 예수님이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메시지를 주신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 예수님이 이층 방에서 제자들과 심각한 대화를 선행하셨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층 방 설교를 말씀하시기 전에 예수님은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셨습니다. 또 빵과 포도주를 나누어 주시면서 “나의 살과 피”라며 기념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곧 죽을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자 제자들은 예수님의 이상한 말씀과 돌발적인 행동에 마음이 산란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둘째, 열두 제자와 함께 식사하시던 중에 이스카리옷 유다가 당신을 배신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또 열두 제자 중에서 가장 믿을 만하고 상징적 존재인 베드로마저 닭이 울기 전에 세 번 예수님을 배신할 거시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따라서 다락방의 전체 분위기는 썰렁해졌고 사람들의 마음은 어두워졌습니다.
2) 예수님의 죽음을 근심하는 제자들
셋째, 무엇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예수님의 죽음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아버지 뜻대로 십자가를 지시게 되지만, 3년 동안 그분을 따랐던 제자들은 계속 엉뚱한 소리만 하고 아직도 뭐가 뭔지 모르고 있습니다. 이런 제자들을 두고 떠나신다는 것이 예수님께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입니다. 열두 제자들에 비해 우리가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셔야 하는 이유를 쉽게 깨달을 수 있었던 것은 성령께서 우리에게 오셨기 때문입니다. 성령께서 밝히 가르쳐 주시지 않는다면 우리는 복음의 진리를 깨달을 수 없습니다.
사람을 죽이고 파멸시키는 가장 무서운 것은 암이 아니라 산란한 마음입니다. 우리가 살면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바로 마음이 산란한 상태, 곧 걱정, 불안, 염려, 의심하는 마음의 상태입니다. 암이나 에이즈 같은 질병은 사람의 육체를 파괴하지만, 산란한 마음은 우리의 영혼을 파괴합니다. 우리 마음에 근심이 없어야 하느님이 주신 축복을 무한대로 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마음이 산란해지지 않도록 애를 써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육체적인 질병이 오면 근심하게 됩니다. 회사에서 쫓겨나거나 사업장이 부도나게 되면 걱정하게 됩니다. 그런 일로 우리가 근심하고 불안해하는 원인은 죄책감 때문입니다. 시편 말씀처럼, 은밀하고 감당할 수 없는 죄를 지었을 때 그 죄의 무게에 밤낮으로 눌려 “낮이고 밤이고 당신 손이 저를 짓누르신 까닭입니다. 저의 기운은 여름날 한더위에 다 빠져 버렸습니다”(32,4)라는 고백으로 보아 인간은 죄책감으로 인해 영적 고통을 겪게 됩니다.
우리가 마음이 산란해지지 않도록 해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우리의 마음이 산란해지면 하느님이 보이지 않게 됩니다. 하느님이 존재하시지 않아 보이지 않게 되는 것이 아니라 근심하는 마음이 가득해 그분을 볼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지하실에 갇혀 있다면 태양이 하늘에 떠 있어도 볼 수 없듯이, 근심에 사로잡히면 우리는 하느님의 존재와 능력을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둘째, 산란해진 마음은 우리 미래의 문을 닫게 만듭니다. 삶에 파멸의 그림자가 다가오는 까닭은 환경이 나빠서가 아니라 우리 마음이 산란해졌기 때문입니다. 삶의 희망을 발견할 수 없어 모든 것을 포기하게 됩니다. 산란해진 마음의 최대 피해는 미래의 문을 닫는데 있습니다.
셋째, 산란해진 마음은 최악의 상태를 상상하게 합니다. 좋은 것을 생각하지 않고 항상 부정적이고 절망저기며 파괴적인 것을 생각하게 만듭니다. 미래는 믿음을 가진 자의 것입니다. 믿음 없는 자에게는 불행한 것이요, 믿음 있는 자에게는 히망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넷째, 산란해진 마음은 포기와 자살, 죽음으로 유도합니다. 항상 최악의 상태에 골몰해 있다가 스스로 죽음을 택하게 합니다. 마음이 산란해지면 열린 문도 보지 못하고 자살의 충동이 일어나 죽음으로 가게 됩니다.
첫댓글 아멘. 아멘.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