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에게는 자연 치유력이 있습니다 (루카 22,66-71)
예수님께서 대사제의 집으로 잡혀 갔습니다. 그러자 예수님을 지키던 사람들은 그분을 매질하며 조롱하였습니다. 또 예수님의 눈을 가리고 “알아 맞춰 보아라. 너를 친 사람이 누구냐?” 하고 물었습니다. 그들은 이밖에도 예수님을 모독하는 말을 많이 퍼부었습니다. 이러한 일로 주님께서는 깊은 상처를 입으셨습니다.
하느님의 아드님이시자 사람의 아들이시기에 그분에게 그 상처는 참으로 깊고 힘겨운 것이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그렇게 상처를 입어 보신 분이라서 우리가 겪은 상처의 아픔, 우리 마음의 고통을 주님께서는 너무나도 잘 아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분을 진정한 하느님으로, 진정한 스승님으로 믿고 따를 수 있습니다. 만약 주님께서 한 번도 마음에 상처를 입어보지 않으신 분이시라면 우리에게 그분은 그저 먼 거리에 있는 추상적인 하느님이기만 하셨을 것입니다.
주님과 마찬가지로 우리 역시 살아가면서 수많은 상처를 입습니다. 그리고 전혀 생각지도 못할 때 생긴 크고 작은 아픔을 겪으면서 우리 마음속에 있는 아이는 고통스러운 눈물과 울부짖는 소리를 냅니다. 그러나 사람에게는 자연 치유력이 있습니다. 상처를 입은 지 얼마 되지 않아 피와 눈물이 멎으면서 찢겨진 상처 위로 딱지가 앉고 새살이 돋습니다.
그리고 이 새살은 이전보다 더 단단해서 우리의 마음을 더 강건하게 만들어 줍니다. 우리는 상처를 입을 때마다 약을 바르지만 상처와 아픔, 고통을 이겨내도록 하는 힘은 결국 자기 자신에게서 나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자신에게 그러한 힘이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심지어는 부정하려고까지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상처만을 바라보면서 왜 자기가 이런 상처를 입어야 하는지 슬퍼하고 우울해하기만 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무기력한 인생, 우울한 인생을 스스로 만들어서 살기에 어느 누구도 도움을 줄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입는 상처는 우리가 극복해야 할 대상이면서 또한 우리를 성장시켜 주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상처를 극복하고 회복하려고 노력한 결과, 상처를 이겨내고 새살이 돋으면 시련을 이겨낸 자신에 대한 기쁨과 자부심을 갖게 됩니다.
상처를 입지 않으려고 너무 몸을 사릴 때, 우리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맙니다. 상처를 통하여 자신의 힘을 찾으려고 하는 적극적인 삶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것이 상처와 수난을 견디고 이겨내신 주님의 부활에 작게나마 동참하는 삶입니다.
첫댓글 아멘. 아멘.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