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깨만 뿌려놓고 3주만에 들린 농장은 그야말로 엄청났다.
풀들이 내키보다 더 자라있었고, 잡초매트를 깔아놓은 고추골이나 야콘밭에도 좁은 틈새로
삐져나온 풀은 한 키를 넘었다.
저런..저런..
깜짝 놀라서 커피도 휘리릭 한꺼번에 마시고 풀부터 뽑기 시작했다.
비가 오려는지 날은 더욱 후덥지근 하고, 날파리들은 마구 달려든다
후다다닥 풀을 뽑고 나니, 드디어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를 맞아가며 일을 하다가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기 시작하면서 일을 중단했다.
하우스 안에서 가만히 밖을 보니
곡식들이 물을 들이키는 모습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라디오를 키고
간식을 먹으며 그제사 손거울로 얼굴을 보고 깜짝 놀랐다.
"헉, 눈 주위에 날벌레들이 이렇게 많이 공격을 했다니!"
울룩불룩 벌겋게 부어 올랐다.
급한대로 시원한 계곡물에 세수를 하고 크림을 발랐다.
비가 더욱 거세져 일을 멈추고 집으로 돌아왔다.
저녁부터 얼굴이 붓고
벌개졌다. 버물리와 안티프라민도 발랐다.
그러나 다음날 월요일 거울속에는 내가 아닌 고릴라 얼굴이 있엇다.
어쩌나. 평생학습관 강사 교육도 있고, 복지관 수업도 있고......
궁리하다가 선글라스를 끼고 가기로 했다.
그런대로 가려지긴 하는데, 영 불편하다.
어쩌랴.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것을..
평소에 불편해서 절대 쓰지 않는 선글라스를 끼고
색다른 세상을 보는 날이 될 것이다.
2024.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