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의 언덕
이렇게 넘쳐나긴 처음이에요
자신을 부러뜨리려는 듯 여름가지가 사납게 유리창에 들이친다 천둥에 버려진 장맛비도
모든 뿌리가 뽑힐 거예요
네게서 새어 나와 문지방을 넘어서는 뜨거운 것들이 있다 홍수가 난 마당을 네가 찌걱찌걱 걸어나간다
죄보다 아름다움이 먼저예요
늦여름 복숭아를 움켜쥔 채 벼랑 끝에서 불멸을 꿈꿀 수는 없다 히스클리프, 그가 너라도
꿈에 무슨 논리나 윤리가 있겠어요?
채 뽑히지 못한 뿌리를 향해 여름가지가 부러진다 투창처럼 밧줄처럼 여름비가 네 어깨에 던져진다
돌기둥이 되어서도 이 비를 맞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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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언덕 (정끝별)
날아(捏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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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15 23:34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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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저 히스클리프
에밀리 브론테
기형도의 폭풍의 언덕도 생각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