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 일에 힘 빼지 말고 내 삶에 힘 쓰세요
- 자꾸만 남의 말을 하게 되는 까닭
옛날에 간음한 여인을 돌로 치라고 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나이 먹은 남자부터 젊은 남자까지, 여자를 돌로 치자고 난리를 치는 동안 예수님께서는 말없이 땅바닥에 무엇인가를 쓰고 계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땅바닥에 쓰신 글의 내용은 무엇이었을까요?
1. 곗돈 부은 액수를 쓰셨다.
2. 원래 흙장난을 좋아하셔서 장난을 하신 것이다.
3. 여자를 편들다가 돌 맞을까봐 딴전을 피우신 거다.
4. 거기 있는 사람들이 지은 죄를 일일이 기록하고 계셨다.
교회의 야사(野史)에 의하면, 답은 4번입니다. 왜냐하면 무엇인가를 다 쓰신 후 사람들에게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사람이 여자를 돌로 치라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 바람에 속을 들킨 사람들이 쑥스러운 마음에 돌을 내려놓고 돌아섰지요. 그런데 이렇게 돌아설 사람들이 왜 여인을 죽이려고 돌까지 들었던 것일까요?
우리 마음의 방어기제 가운데 ‘반동형성’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속마음을 숨기기 위해 정반대의 행동을 하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부자들은 다 도둑놈들이야!”라고 입에 거품을 무는 사람들은 사실 부자가 되고 싶은 마음은 간절한데 그 소망이 좌절되어 화가 난 것입니다. 또 부정을 저지른 사람들을 쫓아내야 한다고 소리 높여 외치는 사람들 역시 부정을 저지를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입니다. 남을 심하게 비난하는 사람들일수록 그보다 더한 짓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아시고 하느님께서는 함부로 남을 판단하지 말라고 하셨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간음한 여인에게 돌을 던지려고 한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었을까요? 단순히 여인이 율법을 어겨서 화가 난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여인의 비윤리성을 비난하는 남자들의 마음속에는 여인에 대한 성적인 욕구가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었습니다. 자신이 그 여인과 간음할 기회를 갖지 못한 게 화가 나서 여인에게 돌을 던지려고 했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점을 예리하게 간파하셨고, 그들의 어두운 마음속을 땅바닥에 글로 써서 그들을 수치스럽게 만드셨습니다.
다른 사람의 잘못을 보고 분노가 생길 때는 그들을 윤리적으로, 또 법적으로 단죄하기에 앞서 왜 자신이 분노하는지 그 근원을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남의 잘못을 비난한 것만큼 쉬운 일은 없지만 분노하는 자기 자신의 문제를 보는 일은 참 어렵지요. 사실 남의 잘못에 대해 말하는 것만큼 재미있고 신나는 일도 없습니다. 어느 집단상담 모임에서 서로의 장점을 이야기해보라고 했더니 시간이 갈수록 속이 불편하다는 사람들이 속출했습니다. 그런데 단점을 지적하는 시간을 갖자고 하니 다들 얼굴에 생기가 돌도 활력이 넘치더랍니다.
신부들이 강론을 하면서 신자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소리가 남의 말 좀 그만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결점을 보고서도 입을 봉하기는 무척 어렵습니다. 오죽하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친 이발사 이야기가 나왔을까요? 그런데 좋지 않은 습관을 알면서도 자꾸만 남의 말을 하게 되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답은, 힘이 남아돌아서입니다. 아파서 죽을 지경인 사람들은 남의 말을 안 합니다. 아니, 못합니다. 내 몸 하나 건사하기도 힘든데 남한테까지 신경을 쓸 여유가 없는 것이지요. 그렇다고 일부러 아플 수는 없으니, 남의 말 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은 아주 간단합니다. 다른 사람들의 삶에 관심과 에너지를 쏟지 말고, 자신의 삶을 보다 낫게 만드는 데 전력을 다하는 것입니다. 힘을 소진하면 자연히 남의 말을 할 기운이 없어집니다.
그러나 개똥도 쓸 데가 있다고, 중독적이거나 지나치지만 않다면 남의 말 하는 것도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되곤 합니다. 마음 안에 쌓인 화를 배출하는 효과가 있지요. 또 돈도 없고, 할 일도 없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유용한 오락거리입니다. 단, 자기 문제는 안 보고 남의 문제만 파고 다니며 험담하고 다니면 어디서나 재수 없는 사람 취급을 받는다는 사실만 잊지 않으면 됩니다.
첫댓글 아멘. 아멘.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