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의 의미
벌써 십이월이다. 이때쯤이면 나의 마음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또는 어떤 기대를 하고 있는가? 캐럴, 선물,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 산타클로스, 송년회 등. 필자는 틴에이저 시절, 교회학교에서의 좋은 추억이 있다. 그때 친구들과 함께 성극을 하고 새벽 송도 했었다. 크리스마스 때는 게임도 하고 선물 교환도 했었다. 오늘은 선물과 관련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보자.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선물을 가져다준다는 스토리. 특별히 엄마 아빠 말을 잘 듣고 착한 일 많이 해야 선물을 받을 수 있다고 사탕발림하는 부모님들의 말에 감쪽같이 속았던( 나쁘지 않았던 ) 기억을 해본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선물을 주고받는다. 좋은 풍습이다. 주는 사람도 기분 좋고, 받는 사람도 즐거운 이러한 관습은 우리의 삶을 행복하게 해준다. 필자는 어릴 적에, 생일이라고 특별히 선물을 해주거나 케이크를 준비해 축하를 받았던 추억이 거의 없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려웠던 시절이었다. 아내는 반대로 어릴 적부터 생일날 선물도 해주고 축하를 해주는 가정에서 자라났다. 필자와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가정이었다. 결혼한 뒤로, 사랑하는 아내와 자녀들에게 선물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고 또한 좋은 관계, 아름다운 추억을 준다는 것을 배운 듯 하다.
선물은 마음을 담아야 진정성이 있다. 형식적인 선물은 오히려 불편함을 주게 마련이다. 또 다른 의미의 선물, 즉 선물을 가장한 뇌물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뇌물은 주고받지 않는 것이 옳다. 진정한 선물이란, '윗사람이 아래 사람에게 주는 것'이라고 배웠다. 진정한 선물이란, 평상시에 신세 진 분들에게 마음을 담아 감사의 표시로 전달하는 것이다. 받는 사람도 부담스럽지 않는 범위에서 말이다. 어떤 대가를 빌미로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하는 선물은 뇌물에 가깝고 옳지 않은 관행이다.
오 헨리 소설의 <크리스마스 선물>은 크리스마스 때가 되면 생각나는 작품이다. 주인공 짐과 델라는 가난하면서도 따뜻한 마음씨를 갖고 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서 둘은 상대방에게 가장 좋은 선물을 계획하지만, 찢어지게 가난한 부부는 선물을 살 돈조차 없었다. 궁리 끝에 남편 짐은 아내에게 줄 선물로 자신이 아끼던 가보였던 시계를 팔아버린다. 그것으로 아내의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빗질할 수 있는 머리빗을 구입한다. 아내 델라 역시 사랑하는 남편을 위해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서 팔고 그것으로 남편의 시곗줄을 구입한다. 결과적으로 두 사람의 선물은 아무런 소용이 없게 되었다. 그렇지만 서로의 애정을 확인하게 되었다.
원제목은 '동방박사의 선물'( The Gift of the Magi)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신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것은 오늘날 전 세계의 풍습이 되었다. 더불어 많은 나라에서 국경일 또는 휴일로 보내고 있다. 이천 년 전, 아기 예수가 베들레헴 말 구유 간에서 태어났다. 당시 헤롯은 아기 예수를 죽이고자 했지만, 이집트로 피해 살아날 수 있었다. 구약에서 모세 역시 태어나자마자 죽을 운명에 처했지만,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아기 예수는 태어나자마자 많은 이들의 축복을 받지 못했지만, 목동들과 동방에서 온 현자(Magi) 즉 동방박사 세 사람으로부터 귀한 선물을 받았다. 유향, 황금, 몰약이다.
크리스마스 데이에 유감을 표하고 싶다. 어느덧, 크리스마스는 본래의 의미를 잃어버렸다. 라디오와 거리에서 캐럴이 흘러나오고, 크리스마스가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본래의 취지보다는 그저 공일(노는 날)로 전락하여 버린듯하여 씁쓸한 마음이다. 십이월,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서 본질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나 혼자 또는 가족과 함께 즐겁게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나를 위해 이 땅에 오셨던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하자. 그분이 오시지 않았더라면, 내가 그분을 믿지 않았더라면 나의 삶은 무의미하다. 그분이 십이월의 가장 큰 선물이다. 크리스마스철에 들뿐 마음으로 파티나 즐기고 사람끼리 선물을 주고받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예수 그리스도를 잊지 말자. 그분이야말로 나에게 참된 선물이 아닐까.
세속적인 즐거움, 달콤한 유혹은 나의 영혼과 육체를 서서히 죽이는 마약과 같다. 크리스마스 때에 많은 이들이 인사를 주고받는다. "메리 크리스마스!" "메리 크리스마스!!" 어느 해부터인가 이러한 "메리 크리스마스" 가 "해피 할러데이"로 바뀌어 부르고 있다. 물론 어원을 보면 "할러데이"는 "홀리 데이(Holy day)에서 파생되었다. 거룩한 이가 나의 죄를 구속해 주기 위해 이 땅에 오신 거룩한 날이다. 크리스마스의 본질은 바로 선한 사마리아인의 삶을 재생하는 것이다. 즉 나의 주위에서 힘들어하고 소외된 이웃들이 있다면, 그들에게 찾아가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작은 선물을 전달하는 선행도 괜찮으리라. 시각을 넓히고, 마음을 넓혀보자.
이진종(시인 목사)
첫댓글 이번 12월
디스타임 신문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