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주의보가 내려진 지난 토요일(7/9일), 집에 올라온 차에 모처럼 고양시 걷기 모임인 '고양 들메길' 친구들과 삼송역→오송산→노고산→북한산 둘레길 중 마실길 구간→이말산→구파발역까지의 숲길 12km를 걷다.
햇볕이 너무 뜨거운 관계로 사실 좀 걱정을 했지만 사람이 없는 호젓한 오솔길 따라 그늘진 숲길로만 걸은니 더운 줄 모르고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적당히 부는 바람과 함께 장맛비 뒤 불어난 북한산 삼천사계곡에 발을 담그니 더위는 어느덧 저 멀리 달아나고 피로도 말끔히 가시더라는.
제주의 숲도 물론 좋지만 육지의 이런 숲길도 제주에선 종종 그리움이었다.
지하철 3호선 삼송역에 9시에 모인 우리 일행 23명은 그늘진 숲길이 이어지는 오송산으로 바로 접어든다
오송산을 지나서 북한산 맞은 편에 위치한 노고산은, 정상을 오르지 않고 옆길로 비껴가 삼천사 쪽으로 향한다
북한산의 많은 봉우리와 능선이 맑고 더운 여름날의 풍경을 잘 연출하고 보여준다
56사단 군인들의 관사인 백운아파트를 지나는 길엔 은행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다. 가을이면 노랗게 단풍이 들어 멋진 분위기를 자아내겠지. 하지만 아직은 푸른 청년 시절.
북한산 둘레길의 여러 코스 중 '마실길' 구간으로 접어들자니
최근에 장맛비가 많이 내린 탓에 계곡의 물들이 참 맑고 풍부하더라는
계곡물에 몸 담가 한가로이 물놀이를 하는 夏童들의 모습을 보자니 어린 시절이 생각나서 한동안 눈을 빼앗기다.
북한산 마실길의 데크 구간을 지나
우리들도 잠시 濯足으로 더위와 피로를 풀기로 한다
휴식 중 간식과 수다는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나도 모처럼 북한산 계곡물에 발을 담그자니 어느새 더위는 저 멀리 가버리고 몸과 마음이 절로 시원해지더라는
계곡에서 잠시 휴식을 갖고는 마실길 구간을 지나
오늘 마지막이자 세번째 산인 이말산으로 들어선다
이말산을 내려오면 바로 구파발역. 폭염으로 지치기 쉬운 탓에 중간 중간 간식과 함께 충분한 휴식을 갖고 걷자니 구파발역 도착시간은 오후 2시, 오전 9시부터 걸었으니 5시간 소요.
그야말로 놀멍쉬멍하며 시원한 그늘과 계곡물까지 즐긴 탓에 힘들거나 더운 줄 모르고 여름 산행의 진미를 만끽했다.
모처럼 집에 다니러 올라와 걷기 친구들과 우리 사는 고양시 일대를 걸으며 편안함과 함께 집에 온 걸 실감한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