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포도나무와 가지의 비유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너희는 나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15,5)
이 말씀에서 예수님이 포도나무의 비유를 통해 주신 세 가지 뜻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첫째, 예수님을 떠나서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가르쳐 주십니다. 태양을 거부한 식물이 성장하지 못하듯, 부모를 거부한 자녀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어리석은 자식은 부모의 존재를 거부하면서 그 얼굴마저 보지 않으려고 집을 떠나 멀리 가려고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너희는 나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는 영적 가르침을 주신 것입니다. 인간은 하느님 없이 스스로 존재할 수 없습니다.
사람은 결혼하지 않고 아기를 낳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세상에 동성애자만 존재한다면 인류의 미래는 없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사람이 예수님을 거부한다면, 하느님께로 가는 길이 막히고 구원의 길, 축복의 길도 막히게 됩니다.
그리스도교는 도덕적이고 윤리적이지만, 그 도덕과 윤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스도교가 사회에 참여해 건강한 세상을 꿈꾸는 것은 사실이지만, 사회개혁을 위한 시민운동의 주체는 아닙니다. 그리스도교가 가는 곳마다 학교와 병원이 세워지고 고아원과 양로원 등 구제 사업이 일어나지만, 그리스도교가 교육이나 의로 그리고 구제 기관이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명심해야 합니다.
그리스도교가 사회의 구제 활동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아니라 사회 활동을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교의 존재 목적은 인간의 영혼을 구원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교는 예수 그리스도를 떠나서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아무 의미도 없습니다. 어떤 사람은 그리스도교가 아닌 다른 종교도 좋지 않으냐고 말합니다. 그것은 그리스도교에 대해 전혀 모르는 무식한 말입니다. 그리스도교의 핵심은 예수님을 떠나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내 안에 머무르지 않으면 잘린 가지처럼 밖에 던져져 말라 버린다. 그러면 사람들이 그런 가지들을 모아 불에 던져 태워 버린다.”(15,6)
가지가 나무에서 떨어지면 불쏘시개나 쓰레기가 되고 맙니다. 그러나 가지가 나무에 붙어 있으면 날마다 기적을 일으킵니다. 우리는 항상 예수님께 붙어 있음으로써 날마다 기적을 경험할 수 있어야 합니다.
5) 주님의 말씀에 순종
둘째, 예수님으로 인해 날마다 기적을 경험하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기적이 일어나는 이유는 주님이 우리 안에 계시고 내 안에 계시기 때문입니다. 나는 기적을 일으키는 주체가 아니지만, 예수 그리스도께서 초월적인 삶을 주시기 때문에 날마다 기적을 가능하게 합니다. 나는 한계가 있는 존재이지만 주님은 무한하신 존재입니다. 나에게는 불가능이 있지만, 주님에겐 불가능이 없습니다. 나는 실수가 많지만, 주님은 완전하십니다. 나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지만, 주님은 어느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신 적이 없습니다. 그분이 내 안에 계시면 나의 부족한 부분까지 보완됩니다. 나의 약함도 강해지고, 미련함도 지혜로워집니다.
7절에 보면 “주님은 내 안에 계시다”라는 말씀이 무슨 뜻인지 분명하게 해석되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주님의 말씀이 내 안에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주님 안에 머무르는 자는 하느님 말씀을 갈망하게 됩니다. 하느님 말씀을 먹고 그대로 순종합니다. 하느님 말씀이 내 안에 있다는 것은 주님께서 내 안에 있다는 것과 같은 뜻입니다. 주님 안에 머무른다는 것은 우리 안에 주님의 말씀이 머무른다는 뜻입니다.
주님 안에 머무른다는 말은 기도의 능력이 나타난다는 뜻입니다. “너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청하여라”고 말씀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이 말씀을 읽을 때마다 ‘잘못 청하면 어떡하지? 이기적으로 청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을 가끔 하게 됩니다. 그러나 성경 말씀을 자세히 읽어 보면, 주님의 말씀이 내 안에 있으면 개인의 욕심이나 이기심으로 청할 수 없게 되고 주님이 원하시는 대로 기도하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말씀이 우리 안에 들어오면 주님이 기뻐하고 원하시는 기도를 하게 됩니다. 따라서 주님은 우리에게 무엇이든지 청하는 대로 이루어 주십니다. 그래서 기적은 날마다 일어나는 것입니다.
셋째, 예수님이 포도나무 비유를 말씀하신 목적이 다음 구절에 나와 있습니다.
“너희가 많은 열매를 맺고 내 제자가 되면, 그것으로 내 아버지께서 영광스럽게 되실 것이다.”(15,8)
가지가 열매를 많이 맺어야 하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곧 하느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 되고, 예수님의 제자임을 증명하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6) 열매는 하느님의 영광과 제자임의 표시
열매는 하느님의 영광을 나타내는 표시입니다. 하느님이 가지신 관심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에게 풍성한 열매를 맺게 하는 데 있습니다. 우리가 많은 열매를 맺으면 하느님은 기뻐하십니다. 그러나 우리가 열매를 맺지 못한다면 하느님은 잘라 버리십니다. 우리가 열매를 맺고 성령으로 충만하면 하느님은 기뻐하시는 가운데 그 영광을 받으실 것입니다.
또 우리가 열매를 맺으면 그것이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라는 표시가 됩니다. 다음 말씀에 기록된 내용을 살펴봅시다.
“너희가 내 말 안에 머무르면 참으로 나의 제자가 된다. 그러면 너희가 진리를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8,31-32)
예수님의 제자가 되는 표시로 하느님이 말씀이 그 안에 머무르는 것입니다. 또 예수님께서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13,34-35)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서로 사랑하는 것이 예수님의 제자임을 표시하는 일입니다.
우리는 예수님 안에 머물러야 합니다. 그러면 예수님이 우리 안에 머무르실 것입니다. 그래서 하느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많은 열매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참 제자로 살 수 있기를 원합니다. 하느님이 가지치기를 하실 때, 많은 열매를 맺는 제자가 되어 “아멘, 알렐루야”로 화답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하느님께 자신을 내어드려 불필요한 것을 모두 제거하시도록 맡겨 드리길 바랍니다. 잘못된 성격, 습관, 거품, 사고방식 등이 모두 빠져나가기를 기원합니다. 하느님이 우리를 깨끗하게 하신 후에 많은 열매를 맺도록 보호하고 복을 주신다는 사실을 믿고 영광을 돌려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