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붉은 고추를 따고
농장에서 한 일 🌶
폭염이 두려워서 새벽에 가서 일하자고 우유와 군달걀 하나씩 먹고 농장으로 출근했다ㆍ
새벽 이슬이 가득한 농장은 아직 잠자고 있었다ㆍ
옷을 갈아 입기가 바쁘게 김장 무부터 뿌렸다ㆍ
새들과 고라니가 숲에서 우리가 하는 모양을 살피는 기척이 느껴졌다ㆍ
'이눔들아 너희들이 노려도 소용 없어. 씨를 먹으려는 🐦 새, 새싹이 나오는
족족 뜯는 고라니 녀석, 무밭에 가두리를 세우고 망을 쳤지ㆍ'
작년에 남은 씨까지 모조리 뿌렸다ㆍ
어느 정도 자라면 열무김치를 만들 계획이다ㆍ
무씨만 뿌렸을 뿐인데 땀이 비오듯 한다ㆍ
냉커피를 타서 탕탕 온산을 울리게 울타리 지지대를 세우는 그이에게 주고 농장을 둘러보았다ㆍ
붉은 고추가 보이고, 들깨가 잘 자라고 있었다ㆍ
참 씩씩한 들깨는 풀들을 밀치고 씩씩하게 자란다ㆍ
특히 야콘이 돋지 않은 빈공간에 심은 들깨가 무성하게 자랐다ㆍ
순을 쳐서 들깨나물 해먹어야지 생각하니 입안에 군침이 돈다ㆍ
해가 퍼지기 전에 모든 일들을 다하리라ㆍ
후다닥 고추를 땄다ㆍ
첫물이라 두 푸대 밖에 안되어 다행(♡)이다ㆍ땀
이 비오듯 하니 그런 맘까지 든다ㆍ올해가 가장 더운 것 같다ㆍ
까맣게 익은 아로니아!
올해는 유독 많이 달렸다ㆍ
많이 달린 것이 원망스럽다니! 1년 내내 건강을
지켜주는 고마운 열매를 두고 말이다
부지런이 따서 12시 전에 다 끝냈다ㆍ
느티나무 아래 평상에 누워 더위를 시키는데, 바람이 없어서 역시 후덥지근 했다ㆍ
계곡의 물에 씻고 찬물에 수박.참외를 담가 놓으니, 이제사 산밭의 정취가 살아난다ㆍ
농장은 우리집보다 3.4도는 낮은 기온인데도 올해는 차이를 전혀 느끼지 못하겠다ㆍ
여름날은 사실 더워야 맛인데, 올해는 지나치게 덥다ㆍ
농부들이 고달픈 기후이다ㆍ
내 돈 주고 사먹으면 편하지만 누군가(소농)은 반드시 필요하다ㆍ
우리의 농권을 외국으로 대농으로 빼앗길 우려가 다분하기 때문이다ㆍ
기후가 짐작이 되지 않아서 몇 년 전부터는 흙이 당황한다ㆍ
매년 키우던 씨조차도 발하 시키기가 어려우니 말이다ㆍ
들깻잎도 한 자루 따고. 넝쿨을 뒤적여 수박.참외 단호박을 따니
수확물이 가득하다ㆍ
오늘의 주인공은 아로니아 두 자루!
1년 식량이니 절반은 말려서 가루로
만들고 나머지는 생과로 냉동고에
넣고 갈아 먹어야지!
우리집의 최고 건강식품이다ㆍ
오전에 일 끝났다고 퇴근 할 수가 없다
농장 곳곳이 내 손을 기다린다ㆍ
오후는 다래가 이따금 떨어지는 들마루에 앉아 아로니아를 다듬었다
그 까만 흑진주라니!
진짜배기 흑진주 보석보다 더 귀한
농산물, 내 손으로 기른 진짜배기다ㆍ
2024.8.10
아로니아를 씻으며
고추가 익어간다. 붉은 고추를 따고 비료를 주었다. 고라니가 순을 잘라 먹은 곳은 고추가 부실하다.
나쁜 놈!!!이제는 별 걸 다 먹는다.
토마토가 주렁주렁. 본래 그대로의 맛!!
그래 이 맛에 농사를 진다.
들마루에 안자 쉬면, 다래가 툭툭 떨어져 일침을 준다.
순을 자른 들깻잎....맛있는 반찬이 된다. 12층 언니에게 한봉투 주었더니, 감동한다.
들깻잎을 살짝 삶아서 무치고 은근하게 조리니, 참 맛나다.
첫댓글 참 더운 날에 농사꾼은 참 힘들다.
부지런하게 농장을 가꾼 내 자신을 다독다독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