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우리예절원 설립자이신 일천 이동후 선생의 소학번역서인 小學集註(仁·義·禮·智·信) 5권을 늘 옆구리에 끼고만 있었다. 그 이유는 당시의 전통예절을 모르고서는 그 의미를 이해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역량이 부족하지만 1차적으로 立敎부터 本文·集成·集解·正誤·增註·集說를 중심으로 번역하신 내용을 그대로 옮기면서 이해하고자 하였다. 문장은 나의 수준에 맞게 끊어가면서 음을 달고 장과 절을 표시하여 찾기 쉽게 하였다. ‘∙’나 <참고>는 개인적으로 추가하였다. 小學集註(仁·義·禮·智·信) 5권을 자세히 번역하시어 초학자가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해주신 일천 이동후 선생께 감사를 드립니다.
立敎第一
【集解】 立 입은 建也 건야ㅣ오
立은 세우는 것이고,
敎者 교자는 古昔聖人敎人之法也 고석성인교인지법야라
敎는 옛날 聖人이 사람을 가르치는 법이다.
凡十三章 범십삼장이라
모두 십삼장이다.
子思子 자사자ㅣ 曰天命之謂性 왈천명지위성이오
자사(子思) 자(子)가 말하기를, “하늘이 명(命)하신 것을 성(性)이라고 하고,
率性之謂道 솔성지위도ㅣ오
성(性)을 따르는 것을 도(道),
修道之謂敎 수도지위교라하시니
도(道)를 절도에 맞게 정하는 것을 교(敎)라고 한다고 했다.
∙修는 品節之也이다.
則天明 칙천명하며 遵聖法 준성법하여
하늘의 명령을 본받고 성인(聖人)의 법을 따라서
∙則(칙): 본받다.
述此篇 술차편하야
이 책을 지어
俾爲師者 비위사자로 知所以敎 지소이교하며
스승 된 자로 하여금 가르쳐야 할 바를 알게 하며,
∙俾AB: A에게 B하게 하다/A로 하여금 B하게 하다.
而弟子 이제자로 知所以學 지소이학하노라
배우는 사람으로 하여금 배우야 할 바를 알게 하니라”고 하였다.
【集解】 子思 자사는 孔子之孫 공자지손이며
자사(子思)는 공자(孔子)의 손자이며
名 명은 伋 급이라
이름은 급(伋)이고
子思 자사는 其字也 기자야ㅣ라
자사(子思)는 자(字)이다.
下子字 하자자는
밑에 ‘자(子)’자는
後學 후학ㅣ 宗師先儒之稱 종사선유지칭이라
뒤의 학자들이 선유(先儒)을 높여 스승으로 받드는 부름이다.
∙宗師: 모든 사람들이 우러러 존경하는 사람.
∙先儒: 선대의 유학자. 옛 선비.
朱子 주자ㅣ 曰命 왈명은 猶令也유영야오
주자(朱子)가 말하기를, “명(命)은 명령과 같고,
性 성은 卽理也 즉리야ㅣ라
성(性)은 곧 리(理)이다.
天以陰陽五行 천이음행오행으로 化生萬物 화생만물에
하늘이 음양오행(陰陽五行)으로 만물을 태어나고 변하게 함에
氣以成形 기이성형하고 而理亦賦焉 이이역사언이니
기(氣)로써 형체(形體)를 이루고, 이(理)를 주니,
猶命令也 유명령야ㅣ니라
명령과 같은 것이다.
於是 어시에 人物之生 인물지생이
이에 사람과 사물이 태어나는 것이
因各得其所賦之理 인각득기소부지리하야
각각이 그에게 부여받은 것의 이(理)를 가짐으로 인하여
以爲健順 이위건순에 五常之德 오상지덕하니
건순(健順)과 오상(五常)의 덕(德)으로 하니,
∙健順: 健은 陽의 이치이고, 順은 陰의 이치 즉 음양이다.
∙五常: 다섯 가지 떳떳한 덕으로 五倫이나 仁·義·禮·智·信이 이에 해당한다.
所謂性也 소위성야ㅣ라
이른바 성(性)이다.
率 솔은 循也 순야ㅣ오
솔(率)은 따라는 것이고,
道 도는 猶路也 유로야ㅣ라
도(道)는 길과 같다.
人物 인물이 各循其性之自然 각순기성지자연이면
사람과 사물이 각각 그 본래의 성품을 따르면,
∙其性之自然의 직역은 ‘그 본성(성품)의 자연’이다.
則其日用事物之間 즉기일용사물지간에
그 일상생활에서 사물의 사이에
莫不各有當行之路 막불각유당행지로하니
각각이 당연히 행해야 할 길이 있으니,
是則所謂道 시즉소위도ㅣ라
이는 곧 도(道)라는 것이다.
修 수는 品節之也 품절지야ㅣ며
수(修)는 품성과 절제이다.
∙品節之也: 절도에 맞게 정하다.
修道雖同 성도수동이나 而氣稟或異 이기품혹이니라
수(修)과 도(道)는 비록 같아도 기품이 혹 다르다.
∙氣稟: 타고난 기질과 품성.
故 고로 不能無過不及之差 불능무과블급지차하니
그런 까닭에 너무 과하거나 미치지 못한 것의 차이는 없을 수가 없으니
聖人 성인이 因人物之所當行者 인인물지소당행자하야
성인이 사람과 사물이 마땅히 해야 할 것을 따르고
∙因: 따르다.
而品節之 이품절지함을 以爲法於天下 이위법어천하하시니
품성과 절제하는 것을 천하의 법으로 하였으니,
則謂之敎 즉위지교하고
이것을 교육이라고 하고
若禮樂刑政之屬 약예악형정지속이 是也 시야ㅣ니라
예와 음악과 형벌과 정치 같은 것들이 이것이다.”라고 했다.
<참고> 過不及을 막고 中道로 갈 수 있도록 등급을 두고 제한을 하는 교육이 필요한 것인데 ‘修’가 바로 그러한 것이다. 朱子는 修를 ‘品節之也’라고 하였다. 이것이 결국 1차적인 교육인 禮樂과 2차적인 교육인 刑政으로 나타난 것이다. 예절은 규정을 정하여 지키도록 하였고 樂은 조화를 이루도록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시행이 되지 않을 때는 刑政을 통하여 벌을 주거나 정책적으로 계도 및 단속을 하여 過不及을 막고 中道로 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增註】 則 칙은 法也 법야ㅣ니라
칙(則)은 법칙이다.
天明 천명은 天之明命 천지명령이니
천명(天明)은 하늘이 밝는 명(命)이니,
卽天命之性也ㅣ 즉천명지성야라
곧 하늘이 명령한 성(性)이다.
遵 준은 循也 순야ㅣ라
준(遵)은 따름이다.
聖法 성법은 聖人之法 성인지법이니
성법(聖法)은 성인의 법이니
卽修道之敎也ㅣ 즉수도지겨야니라
곧 도(道)를 가르치는 것이다.
俾 비는 使也 사야ㅣ라
비(俾)는 하여금 이다.
此篇所述 차편소술은 皆道之當然 개도지당연이니
이 편에서 말한 것은 모두 도(道)의 당연함이니,
原於天而立於聖人者也 원어천이입어성인야ㅣ니
하늘의 이치를 바탕으로 하여 성인이 세운 것이니
師之所以敎 사지소이교와 弟子之所以學 제자지소이학이
스승 된 사람이 가르칠 바와 제자가 된 자가 배울 바가
無有切於此者矣 무유절어차자의니라
이것보다 간절한 것은 없다.
【1-1】 列女傳 열녀전에 曰古者 왈고자에 婦人 부인이 妊子 임자에
열녀전에 이르기를 옛날에 부인이 아이를 배면
寢不側 침불측하며
잠잘 때에 몸을 옆으로 기울게 하지 않으며,
坐不邊 좌불면하며
앉을 때에는 가장자리에 않지 않으며,
∙의자나 방석 등으로 자리가 정해진 경우에는 가운데에 바로 앉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맞은편의 적당한 위치에 바르게 앉는 것을 말하는 듯하다.
立不蹕 입불필하며
설 때에는 한 쪽 발로 서지 아니하며,
【集解】 列女傳 열녀전은 漢劉向所編 한류향소편이니라
『열녀전(列女傳)』은 중국 한(漢)나라 유향(劉向)이 편찬한 것이다.
妊 임은 娠也 신야ㅣ며
임(妊)은 임신(妊娠)이며,
側 측은 側其身也 측기신야ㅣ오
측(側)은 그 몸을 기울게 하는 것이고,
邊 변은 偏其身也 편기신야ㅣ니라
변(邊)은 그 몸을 한 쪽으로 기우는 것이다.
蹕 필은 當作跛 당작파니
필(蹕)은 마땅히 파(跛)를 써야하니
謂偏任一足也 위편임일족야ㅣ라
몸을 한 쪽 발에 의지함을 말한다.
∙偏任의 직역은 ‘치우쳐 맡기다.’ 이다.
【1-2】 不食邪味 불식사미하며
음식 맛이 옳지 않은 것은 먹지 않으며,
∙不食邪味의 직역은 ‘옳지 않은 맛을 먹지 않는다.’이다.
割不正 할부정이어든 不食 불식하며
반듯하게 썰지 않은 고기를 먹지 않으며,
∙割不正의 직역은 ‘썰어놓은 고기가 반듯하지 않다.’ 이다.
席不正 석부정이어든 不坐 불좌하며
자리가 바르지 않으면 앉지 않으며,
∙앉을 자리는 평소에 바르게 하여야 할 것이다.
【集解】 邪味 사미는 不正之味 부정지미이며
사미(邪味)는 변하여 옳지 않은 맛이며,
割 할은 切肉也 절육야ㅣ오
할(割)은 썰어놓은 고기이고,
席 석은 坐席也 좌석야ㅣ니라
석(席)은 앉는 자리이다.
【1-3】 目不視邪色 목불시사색하며
눈으로 부정한 색을 보지 않으며,
∙중국 사람들은 靑·黃·赤·白·黑 오색을 正色으러 여겼으며, 이외의 색은 중간색(間色)으로 좋게 여기지 않았다.
耳不聽淫聲 이불청음성하고
귀로는 부정한 소리를 듣지 않으며,
∙淫은 ‘不正之聲’이다.
夜則令瞽 야즉영고로 誦詩 송시하며
밤이면 봉사로 하여금 시를 외우며,
∙A則B: A하면 B하다/A이면 B이다.
∙令AB: A에게 B하게 하다/A로 하여금 B하게 하다.
道正事 도정사하더라
바른 일을 말하게 하였다.
∙道: 말하다.
【集說】 陳氏 진씨ㅣ 曰邪色 왈사색은 不正之色 부정지색이오
진시(陳氏)는 말하기를 “사색(邪色)은 부정한 색이고,
淫聲 음성은 不正之聲 부정지성이라
음성(淫聲)은 부정한 소리이다.
道 도는 言也 연야ㅣ오
도(道)는 말하는 것이고,
正事 정사는 事之合禮者 사지합체자ㅣ니라
정사(正事)는 일이 예에 알맞은 것이다.”라고 했다.
【集解】 瞽 고는 無目 무목이니
고(瞽)는 눈이 먼 사람이니,
樂師也 악사야ㅣ리오
주악을 맡아보던 벼슬아치【樂師】이다.
詩 시는 二南之類 이남지류요
시(詩)는 이남(二南)의 유(類)이고,
正事 정사는 如二典之類 여이전지류니라
정사(政事)는 이전(二典)과 같은 유(類)이다.
∙二南은 ‘周南·召南’, 正事는 ‘堯典·舜典’을 말한다.
【1-4】 如此則生子 여차즉생자에
이와 같이 하여 즉 아이를 낳음에
形容 형용이 端正 단정하며
모양과 얼굴이 단정하며,
∙形容은 요즘 우리표현으로 하면 ‘용모’ 정도로 이해해도 될 듯하다.
才過人矣 재과인의리라
재주가 보통 사람보다 뛰어날 것이다.
此 차는 言妊娠之時 언임신지시에 當愼所感 당신소감이니
이는 임신했을 때 마땅히 마음에 느낄 때를 삼가야 하니,
感於善則善 감어선즉선하고 感於惡則惡也 감어악즉악야라
착함에 감화되게 되면 착해지고, 악에 감화되게 되면 악해 짐을 말한 것이다.
李氏 이씨ㅣ 曰人之有生 왈인지유생은
李氏가 말하기를 “사람이 태어나는 것은
以天命之性言之 이천명지성언지하면
천명의 성으로 말하면
∙之는 ‘人之有生’이다.
純粹至善 순수지선하여 本無有異 본무유이로되
순수하고 지극히 선하여 본래 다름이 없으나
以氣質之性言之 이기질지성언지하면 則不能無淸濁美惡之殊 즉불능무청탁미악지수하니
기질의 성으로 말하면 맑은 것과 혼탁한 마음과 아름답고 나쁜 마음의 차이가 없을 수 없으니,
淸乃智而濁乃愚 청내지이탁내우ㅣ오
맑은 것은 지혜롭고, 혼탁한 것은 어리석으며,
美乃賢而惡乃不肖 미내현이악내불초라
착한 자는 어질고, 악한 자는 불초하다.
姙娠之初 임신지초는 感化之際 감회지제니
임신의 초기는 감화 받는 시기이니
一寢一坐一食一視一聽 일침일좌일식일시일청이
한 번 자고, 한 번 앉고, 한 번 서고, 한 번 먹고, 한 번 보고, 한 번 듣는 것이
實淸濁美惡之機括 실청탁미악지기괄이오
실로 맑은 것과 혼탁한 마음과 아름답고 나쁜 마음의 관건이 되고,
∙機括: 바탕/중심/관건. 機括는 緇衣의 註에 機는 여러 개의 화살을 한꺼번에 쏘는 활이고, 括은 화살을 발사하는 부위로 설명이 되어있다. 즉 機括는 ‘쇠뇌의 방아쇠’이다.
智愚賢不肖之根柢也 지우현불초지근저야ㅣ라
지혜로운 것과 어리석은 것, 어진 것과 못난 것의 바탕이 된다.
∙根柢: 근본/바탕.
爲人親者其可忽慢而不敬畏哉 위인친자기가홀만이불경외재아
사람의 어버이 된 자가 이것을 소홀하고 태만하여 공경하고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라고 했다.
∙其는 淸濁美惡와 智愚賢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