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앤피플 매거진 권두언」
21세기, 문화의 융·복합 시대와 공동체 인식
- 새로운 도전과 눈부신 변주(變奏)의 지평을 열며
엄창섭(가톨릭관동대 명예교수, 문화앤피플 고문)
모름지기 개념도 불투명한 이념의 문제로 대립과 갈등으로 치닫는 시간대에서 한 번쯤 호흡을 가다듬고 주어진 현상을 묵언으로 응시(凝視)할 바다. 모처럼 세월은 강물처럼 덧없이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의미와 가치로 채워가는 것이기에, 최소한 정신작업의 종사자라면 담백한 품격으로 깊은 사유(思惟)를 헤아려야 한다. 까닭에 정신적으로 창조된 것은 물질보다 뜻있기에 트리키예의 혁명 시인인 나짐 히크메트 란(Nâzım Hikmet Ran)이 “가장 우수한 시는 아직 씌어 지지 않은 시,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러 지지 않은 노래,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별(진정한 여행)”이라는 역설도 그렇거니와 ‘인류의 정신적 스승’인 헤르만 헤세(Hermann Karl Hesse)가 “작가는 인류를 사랑해야 한다.”라는 주장에 공감하되 맑은 영혼을 지닌 ‘작은 신의 대행자’로서 공동체 의식을 응당 헤아릴 점이다.
그렇다. 우리의 소중한 삶에 있어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은 때로는 운명적이듯 끈질긴 인연의 매듭이랄까? 문학을 통해서 소중한 인연을 맺은『문화앤피플』의 이해경 발행인과 또 논설위원으로 해외문화 전반을 아우른 소임을 충실하게 수행하는 박성진 해외 담당 위원장이 모처럼 ‘화향백리(花香百里) 주향천리(酒香千里) 인향만리(人香萬里)’라는 삶의 잠언을 일깨워주고 “문학은 경쟁보다 품격(品格)을 명예보다 인격을 먼저 생각할 것”을 새삼 경계하며 “국제문학 교류도 이 같은 신뢰와 존중에서 이행되어야 함”을 역설하였듯 ‘대한민국의 사회와 문화, 그리고 예술 전반을 아우르는 인터넷 신문이자 문화예술을 열린 프랫폼은 물론이거니와 국제문화 교류를 위한 폭넓고 다양한 역할의 확장을 천명(闡明)한「문화앤피플」의 김부배 회장을 중심축으로 한 그 새로운 결집은 못내 감동을 안겨줄 신선한 충동일 따름이다.
까닭에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다.’라는 새로운 기대감으로 따뜻한 감성과 맑은 영혼의 소유자들이 마치 인류로부터 감사와 존경을 받아 마땅할 프랑스의 미생물 학자인 루이스 파스퇴르(Louis Pasteur)의 “과학에는 국경이 없지만, 과학자에게는 조국이 있다.”라는 그 역설을 어설프게나마 필자 또한 40여 년 남짓 “예술에는 국경이 없지만, 예술가에게는 조국이 있다.”라는 페러디(parody)에 그만의 의미와 가치를 지녔기에 부족함이 없다. 까닭에 앞서 선종한 프란시스코(Franciscus) 교황의 ‘살아있는 자만이 춤출 수 있다.’라는 그 역설에 최소한 ‘살아 숨 쉬는 작은 일’에도 끝내 지상에서 유일한 하늘의 언어로 감사(感謝)할 일이다.
모처럼 소소한 삶의 일상에서 저마다 사용하는 언어는, 뇌의 기억력에 98%가 잠재되는 현상이다. 따라서 의식적으로 생명과 인성을 파괴하는 금속성이나 동물적인 언어의 사용은 일체로 거부하고 푸른 식물성 언어를 사용하는 언어습관을 생활화해야 한다. 따라서 동물적인 외형의 크기를 추구하는 성장이 아니라, 진정 내면의 아름다움이나 그 가치와 의미를 추구하는 의식의 성숙에 응당 관심을 지닐 일이다. 차제에 태초에 절대자가 ‘말씀(Logos)’으로 우주를 창조하였듯 인간은 자신의 언어로 운명을 만들어가는 존재이다. 까닭에 따뜻한 감성의 소유자라면 자처하지 않더라도 ‘칭찬과 격려’는 창조적 생명감을 안겨주기에 소외된 타자를 위해 건강한 비판 정신으로 깊은 영혼의 상처로 고통받는 누군가를 치유(治癒)하고 감싸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각론하고 우리는 스스로가 행복을 만들어가는 ‘피스메이커(peacemaker)’로서 '감사, 행복, 사랑'의 언어를 밝은 미소와 함께 사용하되 삶의 일상에서 감동을 회복해야 한다. 또 한편 인간은 ‘서로 간의 틈새에 밝은 빛을 함께’ 나누고 공유하는 존재이기에 ‘같이’해야 결과적으로 ‘가치 있는 일’을 도모할 수 있다. 그간에 평자는「문화앤피플」의 지면을 통한 권두 칼럼에서 “듣고 말하되 집착(執着)하지 말라.”라는 제언을 삶의 지표로 삼고 ‘감사의 언어를 사용하면 상대적으로 감사할 일’이 주어지는 까닭에 차별성의 확장을 위해 긍정적인 언어의 사용과 생명감을 안겨줄 ‘감사카드’의 작성을 조심스러운 마음가짐으로 줄곧 요청해 왔음은 유념할 일이다.
결론적으로 한국현대문학사에서 자존감이 빛나는 역사적 소임의 수행자로서 상처받은 타자 간의 영혼을 푸른 식물성 언어로 치유(治癒)하고 신선한 감동의 회복에 지혜로운 삶의 잠언(箴言)으로 스스로를 다독이는『문화앤피플』의 구성원으로서 모쪼록 날(刃) 푸른 붓끝 곧추세운 일체감은 마치 ‘솔향, 커피 향, 바다향’이 한층 더 가슴에 뭉클 묻어나는 이 성하(盛夏)의 계절에 ‘하늘의 언어인 감사와 그 생명감’을 모든 문화예술인에게 새삼「21세기, 문화의 융·복합 시대와 공동체 인식 - 새로운 도전과 눈부신 변주(變奏)의 지평을 열며」 ‘뜨거운 대륙의 심장에 간직할 것’을 조심스럽게 요청할 따름이다.
* 약력 : 강릉태생,「華虹詩壇」(발행인, 1965), 한국시문학 학회 회장 및 김동명학회 회장, 관동대학교 교수(대학원장 및 총장대행)
역임, 현재 가톨릭관동대 명예교수, 한국현대문예비평학회, 한국기독교문인협회, 아태문협, 문화앤피플 고문, 월간 『모던포엠』주간,
사) k-정나눔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