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6일 하루 동안 찍은 사진이 너무 많아서
여러번 끊어올리게 되네요.
이게 사진이 50장 이상은 올라가지 않습니다.
제가 까페를 처음 시작할 때, 그러니까 2004년에는
이렇게 일반 기본게시판에 사진이 올라가지 않았었어요.
그러다 사진도 올릴 수 있게 되더니,
몇 년 후에는 동영상을 올리게 되고, 참 많은 발전이 있었네요.
지금으로서는 까페 기록이 어느 한순간 다음 포털 사이트의 이상으로
날라가버리는 사태가 벌어지면 어쩌나... 그게 제일 걱정입니다.
설마, 그런 일이 안 생기겠죠?
맛있는 고등어구이와 갈치조림을 먹고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도 하나씩 먹고
어른들은 냉커피도 한잔씩 걸치고
거기다 더위를 식히는 소나기가 아주 짧게 살짝 지나가서
열기도 식혀주고 아주 좋았어요.
그래도 제주도에 왔는데 천지연 폭포는 밟아줘야 하지 않겠니?
그렇게 걸어가는 곳.
엄마는 무릎이 편찮으셔서 그냥 입구 벤치에 앉아계시고
남은 10명 일행만 천천히 걸어 올라가고 있습니다.
기분 좋게 걸어가고 있는데,
고운아빠가 자꾸 묻는 거에요.
"이게 먼나무인줄 알아??
(속으로) 파와 벼도 구분못하는데, 무슨 나무의 이름을 알겠어? 하면서..
"당연히 모르지, 내가 어떻게 알아?"
그랬더니,
"이게 먼나무인줄 아냐고..."
"아이, 모른다고!!"
그랬더니,
"아 나 참.. 이게 먼나무라니까.."
푸하하하 하면서 손가락을 가리켜서 보니,
헉, 정말 이름이 먼나무네요.
고운아빠는 딱 저런 스타일의 유머를 20년째 고수하고 있습니다.
"드디어 도착했습니다"라고 쓰기에는
좀 가까운 거리이긴 하니다만 암튼 폭포 앞에 당도했습니다.
한라산 산행의 여파로 아이들이 걷기 많이 힘들어했기 때문에 가까운 것이 다행이었습니다.
가족들이 비교적 맘 편히 사진을 많이 찍었던 곳입니다.
사진을 찰칵찰칵 많이도 찍고
다시 우리가 걸어들어왔던 입구 쪽으로 나가서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다시 차를 타고,
마지막 밤을 보낼 새로운 펜션으로 이동중입니다.
그렇게 도착해서 들어온 이 펜션,
와...
으리으리하고 시원하고 넓고 정말 좋은 거에요.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좋아서 여기저기 앉아보고,
부모님도 시원하게 씻으시고는
연속극을 보시면서 쉬고 계시고
아이들은 또 빈 틈을 이용해서
도박판을 벌여주시고,
저 부루마불 게임은 영원히, 영원히 못 잊을 거야~~
저와 유진엄마는
부엌에서 서성거리면서
"우리는 언제 이런 부엌에서 밥 해먹어보나?" 그러고 있었네요.
남은 식구들이 그렇게 한가롭게 펜션 내부 공간을 즐기고 있을 때,
고운아빠와 유진아범은 서둘러 렌트카 회사로 출동했습니다.
우리가 다음날 제주공항에서 아주 일찍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
그 새벽에 렌트카 사무소에 반납하려 하니 반납 시간이 안된다고 해서
출발 전날 밤에 차를 반납해야 했거든요.
두 남자는 가서 차를 반납하고,
택시를 타고 이마트로 가서는 저녁거리를 잔뜩 사 가지고 왔어요.
아이들이 분식 먹고 싶다고 했었기 때문에
아이들 좋아하는 분식들과 어른들 마실 맥주 등을 사가지고 왔습니다.
저는 그 동안 펜션 안에 있는 세탁기를 두 번이나 돌려가면서 빨래를 했어요.
그 날 아침 입수한 정보에 의하면,
저희가 파주에 도착한 다음날, 시댁식구들과 강원도로 여행을 가게 되었거든요.
그래서 어느 정도 빨래를 미리 해 가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데,
마침 숙소 안에 세탁기가 있어서 얼른 빨아가지고 에어콘 통풍기가 나와있는 베란다 앞에 말렸더니
그날 밤에 다 마를 수 있었어요.
두 남자들, 나갔다 들어와서 씻고 옷 갈아입고
나름 쉰다고 소파에 각자 앉았는데,
공교롭게 자세가 다들 저렇게
고난이도의 요가 자세가 되어 있네요.
산행을 하면서 아무도 크게 다치지 않고, 아프지 않고,
식구들끼리 같이 차 한대로 이동하면서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신나게 잘 보내다 가는구나,
우리 모두 자축하며, 건배!!!
모든 사진들 요소요소에서 반짝이는 영찬이의 표정 때문에
이 고모, 너무 즐겁습니다.
저녁 잘 먹고, 부모님은 일찍 주무시러 들어가시고,
저희는 그 곳 TV 리모콘 눌러대다가
노래방도 되는 것을 급 발견해서
노래를 몇 곡조씩 불러댔으나,
더 부르려면 추가 결제를 해야 한다는 대목에서 다들 그냥
원래 시범곡만 한두번 더 부르다가, 말았네요.
새벽 일찍 다시 짐싸서 공항으로 나가야 하기 때문에
더 무리 않고 다들 일찍 잤어요.
동이 완전히 트기도 전에 다들 일어나서 공항 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옥상에 올라가 계신 사진을 유진엄마가 찍었나본데,
유독 귀엽게 나오셨네요.
공항에서 셔틀 버스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찍힌 것 같습니다.
비행기로 오니, 너무 금방 와 버려서 허무하기까지 하더군요.
제주 공항에서는 각자 우동, 햄버거, 빵과 커피 등으로 아침식사를 했어요.
아침부터 햄버거를 먹은 것은 다시한번 불고기 버거를 먹어야 한다는 아이들의 바램 때문이었습니다.
김포공항에 도착해서 짐을 찾고서는,
그냥 헤어졌네요.
장안동 식구들은 5호선을 타고 장한평 역으로 가셨고,
저희는 택시를 타고 파주로 갔어요.
장안동 식구들에게 다시한번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합니다.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그리고 파주 집에 도착해서는,
한번 더 등촌칼국수를 먹고 싶어하는 아이들을 위해
큰큰큰아빠께서 한번 더 사주러 나오셨어요.
애들이 지금도 저 등촌칼국수를 두 번밖에 못 먹고 온 것에
매우 비통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낮에는요,
저는 은행일을 마지막으로 한번 더 보고,
큰아빠와 어진이는 피부과에 가서 여드름 치료제를 처방받아 오고요,
고운아빠는 잃어버린 인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시 장안동사무소로 향했다가
윤지성-이정범 두 친구를 만나기 위해 구로에 있는 윤지성 선생님 병원으로 가서 저녁을 먹고 들어왔고요,
나머지 식구들은 그날 저녁에
셋째 시숙님께서 미리 예약해주신 <곤드레나물> 식당에 가서 정말 맛있게 먹고 왔어요.
식당 가기 직전에 애들이 외할머니 칠순 파티에서 연주할 바이올린 연습을 잠깐 하다가
고운이 바이올린 줄이 끊어져버리는 일이 발생했어요.
바이올린 같은 현악기는 온도 특히 습도에 대단히 민감한데요,
온도와 습도가 너무 높아서 바이올린 나무와 줄이 다 틀어지고 늘어져서 조율이 안 되는 상황이었거든요.
어진이는 미리 생각하고 한참을 고모네 집 에어콘 앞에서 바람을 쐬 주고 나서 나무를 식혀 준다음에 조율을 해서 괜찮았는데
고운이는 그냥 하다가 나무가 부풀어오른 상태에서 무리하게 줄을 조이다가
줄이 튕겨져 나가버렸어요.
인터넷으로 알아보니, 일산 정발산 근처에 현악기 전문점이 있다는 것을 찾고
부랴부랴 고모랑 가서 바이올린 수선을 하고
바로 식당으로 갔지요.
저 곤드레나물을 넣고 한 밥에 양념장을 넣어서 쓱쓱 비벼 먹는데,
제가 원래 그런 음식을 무지 좋아해서 배 터지게 먹었네요.
황태구이,
어머님은 콩국수 드셨어요.
간장 게장, 먹음직스럽기도 합니다.
이날 낮에, 큰형님과 고모께서는 농협에서 다음날 떠날 강원도 여행을 위해 여러 장을 보셨고요,
셋째 시숙님은 강원도 계곡에서 맛있게 먹을 닭들을 물색하셔서 미리 손질해서 가져오셨습니다.
셋째 큰아빠에 의해 간택되어 우리와 함께 여행을 떠나게 된 처지의 닭의
생전 모습을 올립니다.(진짜 그 닭입니다)
저 닭이 주로 산에서 생활하시며 운동을 열심히 하셔서
어찌나 근육이 좋던지...
계곡에서 신나게 뜯어대던 저의 어금니 씌워 넣은 것이 부러져서 나왔답니다. ㅎㅎ
내일 아침에 그거 다시 본 뜨러 치과 가요..
이렇게 까페 글 올리고 있다니,
지난 그 시간들이 다 꿈 같습니다.
한국에서 보낸 그 2주 남짓의 그 시간 하나하나가 다 꿈 같습니다.
첫댓글 지금 생각하니 기여서라도 천지연폭포를 갈것을 괜히 입구에 있었구나 하고 후해를 하보왔네 가족사진에 내모습이 없어서리,,사진 한컷 한컷이 잊지몿할 추억이고 이제 기대하기도 꿈 같은일이 아닐수없다 생각이든다. 실컨 놀았는데도 많이 아쉬움이 남는것같 다
그러게 말이에요. 저도 엄마가 사진에 없어서 너무 아쉬워요
그날 숙소는 너무좋은데 그런곳에서 한 일주일정도 푹 쉬면서 여기도 저기도 다니고 왔으면 좋겠더라만 여러가족이 가도 좋을듯싶더라만 그게 쉬운것은아니지
카메라와 핸드폰으로 무지 많이도 찍어댔는데 이렇게 재미있게 설명을 붙혀서 올려 놓으니 아주 훌륭한 여행기가 되었다. 연일 수고 많이한다. 사람으로 치면 스무살 새색시 같은 예쁜암닭이 자기운명을 한탄하는듯 지구를 응시하는 모습이 애처롭다.
불상한 토종닭 ..어엽쁜 자태만큼 맛도 좋구 좀 질기긴 했어도 맛은 최고였고 다들 몸보신 했어요.ㅎㅎ
천지연 폭포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니 그곳에 있는데 유독 그 앞에서 사진 찍는 사람들만 바뀌고 변하네요. 십수년 아니면 수십년만에 다시 찾는 그 자리에 아이는 어른이 되어서 그만 그만한 아이를 낳아 데리고 와서 다시 그 자리에 서고.. 연속되는 삶의 순환이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