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먼저 자신을 위해 중재기도를 하신 예수님
그러나 예수님은 가장 먼저 자신을 위해 중재기도를 하셨습니다. 흔히 다른 사람을 위해 먼저 기도하는 것이 중재기도의 일반적인 순서일 텐데 이처럼 예수님이 당신을 위해 우선적으로 기도하신 까닭은 무엇일까요? 가장 위험하고 위기에 처해 있는 사람이 바로 자기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사탄보다 더 경계해야 할 대상은 자기 자신입니다. 사탄은 누구를 막론하고 우리를 유혹합니다. 이 유혹에 빠지느냐 아니냐는 순전히 자기 몫입니다.
그러면 예수님이 당신을 위해 어떤 중재기도를 하셨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봅시다. 1절 말씀에서 예수님은 “아버지 때가 왔습니다. 아들이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도록 아버지의 아들을 영광스럽게 해 주십시오.”라고 기도하셨습니다. 예수님은 하느님 아버지께 당신을 영광스럽게 해 달라고 기도하셨습니다. 그리고 당신으로 인해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기도하셨습니다.
만약 우리가 이웃을 도와주고 싶은데 돈이 없다면 도와줄 수 없습니다. 돈이 있어야 남을 도와줄 수 있습니다. 또 우리가 건강해야 남을 도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은총이 충만해야 다른 사람에게 은총을 받게 할 수 있습니다. 먼저 자신이 돈, 건강, 은총 등이 있어야 남에게 도움의 손길을 펼 수 있는 겁니다. 가진 것이 없다면 남을 도울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남을 도와줄 수 있도록 돈도 있고 건강하며 은총도 충만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모든 면에서 남을 도울 수 있도록 항상 풍성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자신의 위한 중재기도에는 세 가지 의미가 들어 있습니다.
첫째, 개인의 욕망을 위한 기도가 아니라 아버지의 영광을 구한 기도였다는 것입니다.
둘째, 세상에 오신 목적을 잘 깨닫고 그 목적을 이룰 수 있도록 흔들리지 않게 해 달라는 기도입니다.
셋째, 적절한 때와 시기를 아는 일입니다. 예수님은 “아버지, 때가 왔습니다”라고 기도를 시작하셨습니다. 여기서 ‘때’라고 하는 것은 십자가를 지는 시간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우리가 일생을 사는 동안 결정적인 때가 있습니다. 준비할 때가 있고, 일할 때가 있으며, 죽을 때가 있습니다. 그때는 잘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적도 베푸시고 제자들도 훈련시키신 예수님은 이제 마지막 때가 되었다고 기도하셨습니다.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을 때가 되었는데, 그 십자가를 피하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하셨습니다.
• 아들을 영광스럽게
우리는 항상 적절한 때를 잘 알지 못하지만, 예수님은 그때를 완전히 파악하고 계셨습니다. “아버지, 십자가를 져야 할 때가 점점 가까워 오고 있는데, 아들이 아버지께 영광을 돌릴 수 있도록 아들을 영광스럽게 하소서”라며 적절한 때에 중재기도를 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 아들을 영광스럽게 하는 일은 십자가를 지게 해달라는 것이 됩니다. 예수님은 십자가를 지심으로써 하느님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는 것이 됩니다. “아버지, 아들이 가던 길을 계속 가게 해 주시고, 힘들고 고달프더라도 가던 길을 포기하지 않게 해 주시며, 상처 받고 모함을 당해도 십자가의 도를 완성하게 해 주십시오. 어떤 유혹이 와도 물리치고 어떤 시험이 닥쳐도 이기게 해 주십시오.”라고 기도하신 것입니다.
예전에 어느 평신도의 증언을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 증언의 주제는 ‘Keep going’, 즉 ‘계속 그 길을 가라’였습니다. 하느님의 일을 하다 보면 여러 가지 이유로 주일학교 교사 일을 그만 둬야지, 성가대를 그만 둬야지, 소공동체 봉사를 그만 둬야지 할 때가 있습니다. 그때가 바로 포기하지 말고 계속해야 할 때라는 증언 내용이었습니다.
그분은 증언을 끝내신 후에 교사를 그만두려고 마음먹었던 사람, 교회를 떠나려고 작정했던 사람, 마지막 봉사를 다짐했던 사람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얼마나 힘들었으면 하던 일을 그만두려고 했겠느냐면서 그들을 위로해 주고 이때가 바로 하느님이 하던 일을 계속하라고 말씀하시는 때라고 권고했습니다. 그러자 많은 사람이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이 하는 일로 인해 한 번쯤 마음이 흔들렸고 유혹에 빠졌고 이런 일하지 말고 편하게 예수님만 믿었으면 하는 생각을 가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가던 길을 계속 걷게 하시고 하던 일을 계속 하게 해 달라고 기도하셨습니다. 힘들어 포기하고 싶어도 옳은 길이라면 계속 가게 해 달라고 기도하셨습니다. 해가 바뀌면서 성당에서 하던 일을 그만두고 싶었던 적이 있습니까? 그 일을 계속해야 합니다. 중도 하차하려고 보따리를 싼 적이 있습니까? 다시 풀어놓고 가던 그 길을 계속 가야 합니다.
5절 말씀으로 넘어가 보면 예수님은 “아버지, 세상이 생기기 전에 제가 아버지 앞에서 누리던 그 영광으로, 이제 다시 아버지 앞에서 저를 영광스럽게 해 주십시오.”라고 기도하십니다. 이 중재기도는 잘못하면 이기적인 기도로 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예수님의 사명을 확인하는 기도입니다. 세상이 생기기 전에 아버지와 함께 가졌던 그 영광을 잊지 않게 해 달라는 것입니다. 깨우쳐서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해 달라는 것입니다.
첫댓글 아멘 감사합니다 기도하겠습니다 🙏
“아버지 때가 왔습니다. 아들이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도록 아버지의 아들을 영광스럽게 해 주십시오.”
아멘 아멘.
감사합니다 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