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생 써 먹을 수 있는 재능 하나 개발하세요
- 기도를 잘하는 것도 재능
예전에는 착하고 온순하기만 하면 천당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착하기만 하지 잘하는 일이 하나도 없는 무능력한 사람들이 너무 많아져서 천당 운영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단 한 가지라도 잘하는 무엇인가 있어야만 한다고 천당 입성 조건을 변경해 공지하셨습니다.
그동안 그저 참고 또 참는 것만 할 줄 알던 사람들이 저마다 나름대로의 재주를 개발해서 베드로 사도의 면접을 보게 되었습니다.
“너는 무엇을 할 줄 아느냐?”
“저는 기도발이 엄청 셉니다.”
“그래, 너는 천당 일이 잘 안 풀릴 때마다 기도하거라. 기도방지기로 임명.”
“네, 알겠습니다.”
“다음. 너는 잘하는 게 뭐냐?”
“저는 장사를 잘합니다. 제가 한 번 팔려고 마음먹었던 물건을 지금까지 팔지 못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그래, 너는 창고지기를 하거라.”
“네.”
“다음. 너는 장기가 뭐지?”
“저는 음식을 기가 막히게 잘 만듭니다.”
“너는 주방을 담당하거라.”
“감사합니다.”
“다음. 너는 뭘 잘하느냐?”
“저는 개그를 잘합니다.”
“그럼 극장에서 살거라.”
“아이고, 고맙습니다.”
저마다 알맞은 보직을 받고 기뻐하다가 가만히 보니 평소에 아무것도 할 줄 모르던 녀석이 휴게실에서 간식을 먹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하느님께서 성자, 성령과 함께 화투를 치고 계시는 옆자리에 앉아서. 다들 베드로 사도에게 몰려가 강력하게 항의했습니다.
“잘하는 게 아무것도 없는 백수건달을 왜 저런 좋은 자리에 두는 겁니까?”
베드로 사도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습니다.
“쟤는 특채로 들어왔다. 내가 뽑은 게 아니라서 나도 몰라.”
모두들 궁금증이 더해져 다시 휴게실로 몰려갔습니다. 그 건달은 이제 하느님 곁에 바짝 다가앉아 뭐라고 구시렁구시렁거리는 중이었습니다. 다들 가까이 가서 그가 무슨 말을 중얼거리나 귀를 세우고 들어보았더니 이런 말이었습니다.
“비풍초똥팔삼, 비풍초똥팔삼.”
연세가 들어 화투 패를 내놓는 순서를 잊으신 하느님을 위해, 화투라면 일가견이 있는 그가 옆에서 코치를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잘하는 것이 한 가지라도 있는 사람은 자기만의 든든한 무기를 가지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이 인생을 살다보면 다른 이들에게 무시를 당하고 갈등을 겪을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자신만의 재능이 있으면, 잘하는 것이 한 가지라도 있으면 갈등에 휘말리지 않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면, 시어머니가 며느리의 행실을 아무리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 해도 며느리에게 큰돈을 버는 재주가 있다면 미워하는 마음을 공공연하게 드러내지는 못합니다. 혹은 돈은 많이 못 벌어도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장점이 있는 사람은 주위에 사람이 모입니다. 경청하는 태도 때문에 싸울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기도를 잘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기도를 부탁합니다.
공기 좋은 곳을 찾아 시골로 이사 온 할머니 한 분이 계셨습니다. 그런데 그 집에는 손님이 끊일 날 없이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그래서인지 할머니는 혼자 사는 노인답지 않게 늘 건강하고 생기 있어 보였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먼 외지에서까지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이 신기해 물어보았습니다.
“할머니 댁에 오시는 분들은 누구세요? 가족은 아닌 것 같던데?”
“내가 기도를 잘해서 그래.”
“기도요?”
“으응. 하느님께서 내 기도를 잘 들어주시거든. 그게 소문이 나서 사람들이 찾아와 기도를 부탁하네. 내가 기도해주면 먹을 것도 주고 용돈도 놓고 가.”
아프고 외롭고 힘들 때에도 자기 무기가 있으면 덜 아프고 덜 외롭고 덜 힘이 듭니다. 병원에서 사목을 한 적이 있는 신부님의 말입니다. 입원한 환자들 가운데 돈이 많거나 무언가 재주가 있는 경우에는 문병을 오고 간병을 하는 사람들이 득실득실하지만, 가진 것도 없고 할 줄 아는 것도 없는 환자 주위에 썰렁해서 관 나간 초상집 분위기였답니다.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 줄 것-돈이나 경험, 사랑, 즐거움, 본보기 등 –이 없는 사람을 우리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보잘것없이 평범해 보이는 사람에게서 숨은 재주를 발견했을 때 감탄하고 존경의 마음이 생겼던 경험을 해본 적도 있을 것입니다. 재능은 특별한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혜택이 아닙니다. 누구에게나 적어도 한 가지의 재능은 있게 마련입니다. 다만 개발하지 않을 뿐입니다. 뛰어난 재능이 있다는 것은 타고난 면도 있지만 그보다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연습과 훈련 없이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러니 자기 무기 하나 지니지 못했다는 것은 인생의 중요한 부분에서 게으름을 피웠다는 뜻입니다.
특히 나이 들어서 식구들에게 무시당하는 노인들을 보면, 그동안 식구들을 위해 얼마나 희생을 했든 지금 당장 스스로 할 줄 아는 게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너무 늦은 나이란 없습니다. 아직 자기만의 확실한 무기가 없다면 개발해서 사랑도 받고, 선생님 대접도 받아봅시다.
첫댓글 아멘 감사합니다 ~^^
아멘. 아멘. 아멘.~~
아멘~~
감사합니다 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