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클 제918차 제7기 신곡 지옥편 제31곡(38) 2022-10-8
지옥편 제31곡(Inferno Canto 31)
최심층 지옥으로의 이동(8환-9환1원 코키토스)
강사: 김태연선생
1. 31곡의 개요
1.두 시인은 말레볼제를 떠나 뿔나팔 소리를 들음(1-18)
2.저들은 거인이고 탑이 아니다(19-48)
3.버질과 니므롯(49-81)
4.에피알테스와 안타이오스(82-129)
5.안타이오스가 두시인을 9환에 내려줌(130-145)
2. 줄거리
때는 4월9일 오후3-4시경이다. 30곡 마지막에서 베르길리우스는 단테를 꾸짖은 뒤 부드러운 말로 위로한다(1-6행). 8환(말레볼제)과 9환의 경계를 갈라놓는 언덕(bank)을 넘어서 두 시인은 나아간다. 심연의 바닥에 있는 샘 같은 곳에 도착한다. 그 때 강렬한 뿔피리의 폭음이 멀리서 들려온다. 그 주위에 거인들이 서 있다. 소리 나는 쪽을 보니 여러 개의 탑이 둘려져있는 성 같은 것이 보이므로 스승에게 물어본다. 그것은 탑이 아니고 거인(巨人)들이라고 말해 준다. 단테는 가까이 이르러 그들 가운데서 한 거인의 얼굴과 몸체를 식별(識別)하게 된다. 그는 알아들을 수 없는 성난 목소리를 낸다. 스승은 이자가 니므롯(Nimrod)이라고 말한다. 스승은 그에게 나팔을 열심히 불어 화를 가라앉히라고 했다. 두 시인은 왼쪽으로 나아가 다른 두 거인을 본다. 하나는 제우스를 거역(拒逆)하여 하늘에까지 오르려 했던 에피알테스(Epialtes)이고 다른 놈은 브리아레오스이다. 단테는 그를 만나보고 싶어 하나 스승은 안타이오스(Antaeus)를 소개(紹介)한다. 안타이오스 외에는 모두 묶여있다. 스승은 안타이오스를 달래어 코키토스(Cocytos)로 데려 달라고 부탁(付託)한다. 안타이오스는 두 시인을 루시퍼가 유다를 물고 있는 맨 밑바닥 지옥에 내려놓는다.
3. 본문 해설
1. 뿔피리(角笛)소리를 들음(1-18행)
① 30곡의 마무리인 동시에 31곡의 시작(1-6행)의 노래이다. ‘먼저’는 30곡132-133행이다. 같은 혀로 먼저는 아픔(責望)을 주고 다음에는 위로(藥)를 준다. 당근과 채찍인데, 여기서는 채찍과 당근이다. ‘땅을 집고 넘어진 자는 땅을 집고 일어난다(傳燈錄).’ 베르길리우스에 대한 존경(尊敬)과 신뢰(信賴)를 나타내고 있다. ‘아킬레우스'가 그의 아버지 펠레우스에게서 받은 창(槍)에 찔린 쓰라림은 그 창에 다시 찔릴 때 치유(治癒)가 된다’는 오비디우스의 책에서의 인용이다.
② 두 시인은 8환 마지막인 10낭을 뒤에 두고(7행), 8환과 9환의 분기점이 되는 언덕위로 올라간다. 밤보다는 밝고, 낮보다는 어두운 곳에서(10행), 뿔피리 소리를 듣는다. 천둥소리보다 더 큰소리에 단테의 시선(視線)이 집중(集中)한다(15행). 프랑크 왕 샤를마뉴(AD 742-814)의 십자군(十字軍)이 적(敵)에게 전멸(全滅)당 할 위기(危機)에 처했을 때, 오를란도가 뿔피리를 불었더니 그 소리가 30리 밖에 까지 들렸다(롤랑의 노래)고 한다. 그 소리보다 지옥의 뿔피리는 더 크게 들린다(16-18행).
2. 저들은 거인이고 탑이 아니다(19-48행)
① 탑(塔)이 아니고 키다리(19-33행) - 인간의 감각(感覺)이란 멀리 있는 대상(對象)에 대하여 속기 쉬운 법(25-27행)이다. 단테는 높은 탑(塔)들처럼 보이는(20행) 것을 보고 이게 무슨 고장(고을)이냐고 묻는다. 스승은 ‘저놈들은 탑이 아니라 키다리(31행)’라고 답해준다. ‘언덕(33행)’은 8환과 9환을 갈라놓는다. 이 언덕을 둘러싸고 거인(Titan)들이 우뚝 서있다. 거인들을 여기 둔 것은 신(神)을 거역(拒逆)한 교만(驕慢)을 벌하고 있음에 틀림이 없다. 지옥 8환(18곡에서30곡)은 10개의 구렁으로 나뉘어져 다양한 죄인(罪人)들이 벌을 받고 있다. 단테는 무절제의 죄를 다룬 뒤(상부지옥), 폭력(暴力)의 죄인들이 있는 하부지옥으로 내려간다. 제17곡부터 8환이다. 8환에는 ‘악의(惡意)’의 죄인들이 10개의 주머니(bolgia)에 나뉘어 벌을 받는다. 본 31곡은 8환과 9환의 사이에 있는 거인(巨人)들의 거역죄(拒逆罪)에 대하여 말한다. 8환에서 9환으로의 두 시인을 내려주는 일에 거인이 등장(登場)한다.
② 나는 보았노라(34-48행) - ‘그릇됨은 내게서 물러가고(39행)’- 미망(迷妄)이 사라진다, 거인을 탑(塔)으로 잘못 보았다. ‘몬테레존(AD1213 시에나 북방9리)’은 성벽(城壁)위에 14개의 탑(塔)이 둥굴게 성(城)을 에워싸고 있다. 거인들의 상반신(上半身)이 탑처럼 우뚝 솟아있다. 단테는 그 중에 한 놈의 상반신을 제대로 본다.
3. 버질과 니므롯(49-81행)
① 대자연이 하는 일(49-57행)- 자연이 이런 짐승(거인)만들기를 그치고 군신 마르스에게서 그 졸개들을 빼앗은 것은 과연 잘한 일이로다(한형곤역 49-51행). 거인들을 만들어 내지 아니하면 마르스신(Mars 神話)이 파괴(破壞)하는 일을 못하게 하니 아주 잘한 것이라고 한다. 거인은 악의(惡意)를 상징한다. ‘지성(이성)의 힘’이 악의(惡意)의 폭력(暴力)에 가세하면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막아낼 수 없다. 독재(獨裁) 권력자(權力者)가 핵(核)을 장악(掌握)하면 세계평화에 가공(可恐)할 위협(威脅)이 되는 것과 같다. 김정은의 핵놀이를 막아야 하는 이유이다.
② 거인 니므롯(58-81행), ‘성 베드로의 솔방울(58행)’- 단테시대에는 성 베드로 성당에 있었으나 지금은 바티칸 궁전의 정원에 있다. 그 높이는 4m나 된다. 거인의 얼굴 크기가 이와 같다. ‘그리하여 벼랑은 거인의 하반신을 가리는 앞치마 밖에 되지 않으니 3명의 키다리(네델란드 북방인)들이 무등을 타도 거인의 머리털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크다(61-63행). ’배꼽에서 망토를 걸치는 어깨까지(65행)‘는 7m 쯤 된다(64-66행). 상반신(上半身)이 11m 하반신(下半身)이 11m 합하면 거인의 키는 22m 쯤 된다. 니므롯(창10:8-10)은 바벨탑을 쌓은 자이다. 하나님이 언어(言語)를 혼잡(混雜)하게 하여 의사소통(意思疏通)이 단절(斷切)되었다 한다(창11장). ’그 몹쓸 생각(77행)‘은 교만(驕慢)이다. 혼자의 힘으로 하늘에 닿으려한 것은 하나님께 대항(對抗)하고, 하나님과 겨뤄 보겠다는 뜻이다. 하나님이 없는 자와 하나님을 모신 자 사이의 영적(靈的)대화(對話)는 의사(意思)불통(不通)이니 그냥 두고 지나가야한다(79행).
4. 에피알테스와 안타이오스(82-129행)
① 결박(結縛)당한 에피알테스(82-99행), ‘왼쪽으로(82행)’는 지옥 하강(下降)의 방향인데 항상 왼쪽이다. ‘활 한바탕(83행)’은 활(弓)을 쏘아 떨어지는 거리이다. 지옥에서 형벌을 내리는 주체는 하나님이신가? 사탄인가? 단테는 무지를 고백한다(85-86행). 진리탐구 의 태도는 모르면 모르는 것을 두고 그냥 나아가라는 것이다. 가다가 보면 알게 된다. 앞에서 단테는 성경에서 니므롯의 예(例)를 들었다가 91-93행에서는 이교신화의 거인을 인용한다. 최고의 신 제우스를 거역한 에피알테스는 엄벌(嚴罰)을 받는다(93행). 단테는 스승에게 백수백완(百手百腕)의 거인 브리아레오스를 보여 달라고 조른다(97-99행)
② 안타이오스(100-129행)는 신과 땅 사이에 태어난 거인(巨人)이다. 거인들이 올림푸스 신을 대항(對抗)하여 싸울 때 태어나지 않았음으로 착고(搾拷)에 묶여있지는 않다(101행). ‘온갖 죄악의 밑바닥(102행)’은 제9환이다. 제 9환의 죄는 하나님을 거역(拒逆)한 교만(驕慢)이다. 안타이오스는 헤라클레스와 싸울 때, 아무리 땅에 넘어뜨려도 땅에 접촉(接觸) 할수록 안타이오스는 힘을 얻는다. 라디오의 안테나는 여기서 유래한다. 안타이오스는 스키피오(로마장군)로 하여금 영예(榮譽)를 얻게한 골짝에 살면서 사자(獅子)를 먹고 살았다(118행). 스승은 안타이오스를 치켜 올리며 9환의 코키토스(氷地)로 내려 달라고 한다. 8환으로 내려 갈 때 괴물(怪物) 제리온의 등에 업힌 것 같이 9환의 길은 안타이오스의 힘을 빌린다. 단테를 거인에게 소개(紹介)시킨다(124-129행). 1300년(단테나이 35세)이 신곡의 시작 하는 해니 그가 살 햇수(56세에 작고)는 길다고 하겠다.
5. 안타이오스가 두 시인을 9환에 내려줌(130-145행)
베르길리우스는 단테를 직접 안타이오스에게 넘기지 않는다. 그렇게 할 경우 단테가 아주 위험(危險)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악(惡)의 힘에서 단테를 보호(保護)한다. 베르길리우스는 ‘이성(理性)’을 상징(象徵)한다고 앞에서 여러 번 말해 왔다. 건전한 이성(理性)이 악의 힘과 우리 사이에 끼지 아니하면 우리들은 악의 포로가 되기 쉽다. 포르노를 계속보면 포르노의 포로가 된다. 안타이오스가 베르길리우스를, 베르길리우스가 단테를 안아 준 것(134행)‘은 대단히 의미가 깊다고 할 것이다. 우리는 건전한 이성을 사용해야 하고, 이성은 결국 하나님을 의지해야 한다. 죄는 접근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로되, 죄에 노출되어있는 것이 우리 인생사의 현실이다. 그러므로 ’시험에 들지 말게 하옵시고, 악에서 구하여 주시옵소서(마태6:13)‘라는 기도를 매 순간 해야 한다. 31곡은 하부(下部)지옥 중의 하부이다. 하부지옥의 죄는 사악(邪惡, complex fraud)한 온갖 술수(術數)이다. 9환의 마지막 맨 밑바닥의 죄(罪)는 단순 사악(邪惡)이 아니고 복합적 사악(Complex Fraud)이다. 그 죄는 하나님을 대적하는 것이다. 거인(타이탄)들을 통하여 복합적(複合的)인 최악(最惡)의 죄(罪)를 보았다.
(2003.08.08 홍응표 씀) 2016.7.2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