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그치고 심심한 일요일 오후.
집 옆 봉선 초교 운동장을 찾았다.
얼마전에 새 단장한 배수로를 철판으로 만들어서
마리오네뜨 발바닥에 지남철이 붙어 있어 걷기 연습에 딱 이었다.
아기 걸음마를 시키는 할아버지처럼 조심조심ㅋㅋㅋ
얼른 연습 많~이 시켜서
아이들에게는 마리오네뜨를 가까이서 보고 관찰하여
나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과
어떤 알지 못하는 동화 속의 신비 같은 꿈을 심어 주고 싶고
어르신들과 웃음을 잃은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웃음을 선물하고 싶은 작은 소망이 있다.
마리오네드가 마이크를 잡고 움직이는 부분에서 눈물이 찡하고 행복했다.
'삭 사삭 사삭' 소리는 형님께서 면도칼을 갈려고
넓고 긴 가죽 띠에 문지르던 소리로 연상되어 작은 형님의 숨결을 들을수 있었다.
평생 이발소를 경영하시다가 작년 이맘때 쯤 작고 하신 형님.....
나는 동화 속에서 막 나온 조페트 할아버지 ㅋㅋㅋ
오페라 세빌리야의 이발사.
"동이 튼다 어서 출근 해야지 이발사로 산다는 것이 행복하지 않은가~"
-세빌리야의 이발사 중에서-
백작과 고관들이 하찮다고 생각하는(?) 이발사 앞에서
그들의 위상인 모자를 벗기는 작가의 시대 풍자 오페라.
백작과 처녀의 사랑을 이어 주려는 휘가로.
박식한 명랑 익살꾼 거리의 만물박사
이발사 휘가로의 가위와 빗.
"가발도 수염도 있소
신사도 숙녀도 군중이 몰려온다~
휘가로 나 여기 요기 위 아래 나 여기 있소~
가위와 빗만 있으면 준비 완료,
먼저 깎고 싶은 사람은 쪽지를 남겨 주시요~"
-거리의 만물박사 중에서-
"나는 거리의 만물박사~"
하고 제일 많이 불려지고 알려진 세빌리야의 이발사.
출처: 시모아 글담아 원문보기 글쓴이: 배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