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에게 여행이란...
변화와 성숙한 삶을 찾아가는 과정
정미경
“배낭을 꾸린다는 것은 언제나 새로운 출발이자 도전이며, 살아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자신이 변하지 않는다면 세상은 조금도 변하지 않는다. 여행을 통해 세상은 내가 스스로 책임지고 살아야
하는 곳임을 배우게 된다.” (p311, <On the Road>중에서)
작가이자 여행가인 박준이 고양시의 고품격 인문학 모임 ‘귀가쫑긋’을 찾았다. 그는 지난 5일 사과나무치과
에서 ‘나는 왜 여행을 하는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지금까지 40회의 인문학 강좌를 개최한 귀가쫑긋의
임영근 부회장은 “떠나라, 떠날 수 없을 때는 귀쫑으로 오시라!”는 유쾌한 인사말로 60여명의 관객을 맞았다.
박준은 <방콕여행자>, <뉴욕, 뉴요커>, <책여행책> 등 다수의 책을 썼다. 특히 ‘배낭여행자들의
파라다이스’라는 방콕의 ‘카오산 로드’ 여행에 대한 책 <On the Road>(2006. 넥서스북스)는 다큐멘터리로
먼저 만들어졌고, 책을 통해 다큐에서 못다 한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다.
카오산 로드의 배낭 여행자들, 그들의 표정은 모두 행복해 보였다. 그가 느끼기에 카오산은 ‘나른하면서도
뜨거운 이상한 거리’였다며, ‘뭐하는 사람들인데 6개월에서 1년씩 여행을 할 수 있나?’라는 의문에서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고 한다. 다큐와 책의 주인공들은 학교를 자퇴한 여고생, 제과점을 운영하던 50대
부부, 여행을 하기 전 마리화나나 피우며 무의미한 삶을 살았다는 독일남자 등 다양하다. 다큐를 통해
그들이 들려주는 여행의 이유도 인상적이었지만, 우리와 달리 비닐봉지에 얼음을 넣고 담아주는 생과일
주스와 콜라는 보는 이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반면 캄보디아에서는 열악한 주거환경에도 불구하고 웃는 얼굴의 ‘벙뜸푼 수상마을’ 사람들, 낯선 사람을
불러 황톳물로 끓인 차를 대접하는 일가족, 맨발로 축구 하는 아이들 등 힘든 상황에서도 강하게 사는
사람들을 보며 마음이 순해지는 느낌도 들었다.
이어 그는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공원에서 본 여성 행위예술가의 퍼포먼스를 통해 창조를, 미트 패킹
지역(도축장 육류 창고)에 최고급 클럽이 공존하는 것에서는 파격의 정신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24시간 나의 일정을 내가 선택해 짤 수 있는 배낭여행이나 자유여행에서는 두려운 순간도 있지만, 패키지
여행에서는 느끼기 힘든 짜릿함과 해방감,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며 패키지 여행에 관한 진실도 들려줬다.
특히 그는 “다른 세상을 보는 게 즐겁다. 세상을 보는 또 다른 프레임을 갖고 싶다“며 자신이 여행을 하는
이유를 밝혔다. 더불어, 여행은 ”항상 불완전한 상태에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삶과 다르지 않다“며, 여행은
바로 ”변화와 성숙한 삶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길 위에서 언제나 살아있음을 느낀다“고 전했다.
강의는 다소 어색하고 호흡이 긴 그의 말투와 강의실 내 음향시설의 불안정까지 겹쳐 아쉬움이 컸다. 2006년
에 촬영된 영상자료와 사진들을 보며 시의성이나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생각도 들었다. 오히려 강연 말미
즉흥적인 관객들의 질문에 답할 때 더 자연스럽고 매끄러웠다.
반면 고등학교 국어선생님으로 재직 중인 강영임 회원은 그에게서 나오는 “기운과 느낌이 좋았고, 분위기가
솔직해서 더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잠시 일상을 잊고 여행자가 되어 이곳
저곳을 다녀 온 듯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평범한 일상에 지쳐 다시 부풀어 오를 여행의
유혹을 어찌 견뎌야 할지 걱정이다. 부회장님의 말대로 귀쫑 모임에라도 열심히 참석해야겠다.
첫댓글 좋은 후기 감사합니다.~~~*^^* 역쉬 우리 정미경님의 깔끔한 정리~~~
전 박준의 꾸밈없고 삶에의 진리를 깨우친 듯한 깊은 눈매로 우리의 뒷풀이를 말없이도 12시가 넘도록 함께 하면서 앉아있는 그의 모습에서 우리 귀가쫑긋에의 방문도 그에게는 한 미지의 세게로의 여행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이렇게 자발적인 인문학 모임이 이렇게 성행할 수 있는 것에 매우 경의로움을 표하였습니다.
맞아요.
귀쫑은 알면 알수록 경이로운 모임이 확실해요.^^
저도 귀쫑으로 여행을~~^^
네. 여행지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특히 반갑더라구요.^^
누군가는 여행을 통해 혜성총무는 귀쫑을 통해 도전하고 행복을 찿는다면 나는 지금 어떤것들을 통해 그것을 찿고 있는지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던것 같네요...
네. 항상 귀쫑 강좌를 듣고 나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그래서 좋아요. 깨어있을 수 있어서...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날씬하고 옷도 항상 세련되게 입으셔서
언제나 상큼한 느낌을 주시는 소피아님!
강좌나 모임에서 만날 때마다 항상 반가워하며 제 손을 꼭 잡아주셔서
'아니! 이 여자가 미모에다 인간성까지 갖췄단 말야'하고 속으로 생각하곤 한답니다.
게다가 글까지 이렇게 깔끔하게 잘 쓰시다니!!
소피아님은 정말 보석과도 같은 존재에요.
언제나 깨끗하게 반짝이는 모습으로 우리 곁에 남아 있어 주세요!!
아! 소피아님, 또 보고 싶다.
감사합니다.^^
저도 강샘이 계셔서 얼마나 든든한지 몰라요.
저두 보고 싶어요.~~~
듣고 싶었던 강좌에 사정상 빠졌었는데, 역시 소피아님의 간결하고 정확한 문체는 분위기까지 전달이 되네요.
귀한 후기를 나눠 주셔서 저같은 사람 참 좋습니다.^^
글로도 목소리로도 또 만나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