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자가 병동에 투입될 때 필수적으로 배워야 하는 실무적인 내용을 살펴봅니다.
주로 어떤 활동을 하며, 조심해야 할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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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자의 주 활동
크게 세 가지를 배웠습니다. 환자의 자세를 바꿔드리는 것, 머리 감기는 법, 마사지. 사람은 두 시간 이상 같은 자세로 누워있으면 욕창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환자들은 스스로 체위를 바꾸기 어려우므로 봉사자가 이를 돕게 되죠. 마찬가지로 머리를 감을 땐, 환자들은 기력이 없어서 물로 머리를 감기가 힘들어요. 그래서 건샴푸를 사용합니다. 스프레이 형 샴푸를 뿌리고 물수건으로 닦아내면 까만 때가 묻어나오는 방식입니다.
마지막으로 천연 진통제라고도 불리는 마사지가 있습니다. 봉사자로서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활동이기도 하지요. 환자들의 약해진 몸은 진통제조차도 받아들이기가 힘듭니다. 그런데 마사지는 무리가 없어요. ‘엄마 손은 약손’이라는 말이 괜히 생긴 말이 아니라는 것이죠. 사람의 손에서 나오는 체온과 피부 접촉은 심신의 안정을 가져오고 치유의 효과를 보여줍니다. 자원봉사자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활동이예요. 꼭 환자뿐 아니라, 댁에서 가족들과도 많이 하시라고 권해 드립니다.
손 마사지는 왼손부터 시작해요. 손바닥과 손등을 둥글게 비벼드리면 돼요. 모든 마사지를 할 땐, 적당하다고 생각한 정도보다 더 살살 해야 합니다. 몸이 약해져 있는 분들이기 때문에 조금만 자극이 강해도 통증을 느끼기 때문이에요. 두 손으로 상대의 손을 잡고, 손바닥을 양쪽으로 펴 주면 표정이 펴지는 것처럼 느껴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말기 암 환자들은 혈액순환이 잘 안 돼서 손발 끝이 차갑고 오한을 겪습니다. 이때 마사지로 체온을 전달하면 좋습니다. 환자분들 모두 손 잡아드리는 것을 무척 좋아합니다.
손을 만져드리고 좀 더 친해지면 발도 마사지해드리고. 발끝에서 발목 쪽으로 쓸어올리며 마사지합니다. 마사지하는 방향은 손에서 어깨로, 발에서 허벅지로와 같이 항상 말초에서 중추를 향하시면 됩니다. 환자가 이성일 경우에는 무릎까지만 해드리는 것이 예의이고, 식사하신 후에도 등을 쓸어드려서 소화를 돕습니다. 환자들을 대할 때 손 외 다른 부위는 항상 의복 위로 마사지를 해야 합니다. 여러 사람을 대하기 때문에 피부병 등이 옮는 일도 있기 때문입니다.
간혹 간병인 분들이 이런 교육을 세심하게 받지 않고 환자들을 만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러면 환자에게 욕창이 들기도 하지요. 남자 환자들은 잘못 도움을 받아도 아픈 걸 티 내지 않고 참습니다. 그래서 봉사자들이 아파하는지 어떤지 항상 잘 살펴야 합니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쌌는지 항상 체크. 안부는 이 세 가지만 챙겨드리면 되겠습니다.
그 외에도, 물을 조금씩 많이 마실 수 있도록 돕고요, 많이 웃으실 수 있게 해드립니다. 일반적으로도 물을 잘 마시지 않는 분들이 많은데, 정말 안 좋은 습관이라고 해요. 혈액이 묽어져서 잘 흐르고 순환이 되게 하려면 물을 많이 마셔야 합니다. 거동이 불편한 암 환자들은 물을 더욱이 안 마시는 편이고, 호스피스 병동에 오면 하루 네 숟가락의 물을 마시는 것도 힘들다고 이야기합니다. 갈증도 잘 느끼지 않아서, 탈수로 힘들어하게 됩니다. 원인 모를 두통이나 현기증이 수분 부족 때문인 경우가 많아요. 암의 주원인은 스트레스나 음식보다도 혈관 때문인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물 마시는 습관이 아주 중요합니다.
한의학에서 암은 찬 몸에 찾아오며, 따뜻한 몸은 병에 잘 걸리지 않는다고 풀이합니다. 몸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서는 많이 웃고 많이 움직여야 합니다. 하루 10분씩만 웃으면 만병에서 멀어진다는 말도 있지요. 웃음치료가 암 환자들에게 적용된 좋은 사례들이 지금까지 많이 있었습니다.
[너스케이프] 웃음임상치료사 이임선 간호사
주의사항
호스피스에 입원한 환자들은 몸과 정신이 여러모로 유약해져 있기 때문에 각별히 조심해야 할 점이 몇가지 있습니다. 첫째로 인사인데요, 허리를 숙여 인사하되 자기 이름만 밝히고, 안녕하냐는 등의 안부를 묻지 말아야 합니다. ‘내가 안녕하면 여기 있겠냐’, ‘네 눈에는 내가 안녕해 보이냐’ 등의 답이 돌아올 수 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라는 말도, ‘내일 모레 죽을 사람에게 뭘 부탁하냐’는 반응이 나올 수 있다고 합니다. 인사 후에는 환자의 눈, 코, 입 주변과 표정을 통해 어떤 상태인지 확인합니다. 보통 그 후에 손 마사지를 시작합니다. 되도록 말을 아끼시는 것이 좋아요. 이 분들은 불안, 두려움, 분노, 증오, 원망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복합적으로 가지고 계신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말로는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고 해요. 대화를 하거나 마사지를 할 때에도 70~100 cm의 거리를 유지하는 예의이고 누워계실 땐 환자의 손목 근처에 머물러서 부담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또 중요한 것은 봉사자가 힘들면 안 된다는 겁니다. 봉사자가 자신의 몸을 축내며 희생하는 것도 의미가 없다 이야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