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요실금 박 현 수 (1966~ )
나이가 든다는 것은 내 안의 가짜 사내를 흘려버리는 일 남자 화장실 소변기 위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만이 아니다 같은 잠언이 만들어낸 가짜 괄약근을 풀어버리는 일 트럭에서 쏟아진 물건들을 묵묵히 치워주고 사라지는 사람들을 뉴스에서 보다가 비로소 남자가 아닌, 사람이 되어 감정을 내려버리는 일 드라마의 별것도 아닌 장면에 문득, 금메달 시상식 휘날리는 국기에도 눈물을 훔치는 일 같이 보던 아내가 못 본 척 웃는 것도 조금 덜 부끄러워하는 일 이제야 저 먼 빙하기 저 깊은 곳에서 꽁꽁 언 사내가 풀려 스치는 햇살에도 사소한 인정에도 찔끔찔끔 새어 나오는 영혼의 요실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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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남자나 여자나 생각지 못한 신체의 무기력함을 어쩌지 못하고 당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막지 못하는 요실금이기도 하지만 지금은 의학이 발달해서
약으로 주사로 멈추어 주지만 영혼의 요실금은 누가 고쳐주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