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17일 주일예배 자료입니다.
사순절 다섯 번째 주일, 오늘은 송원석님의 기도와 <서로 다른 우리를 지키기위한 마을교육>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나눕니다.
기억하시는 주님, 새 하늘의 3월을 잊지 않고 맞이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교사에게 3월은 잔인한 달입니다. 필요한 일이라고 백번 양보해도 알리고, 걷고, 제출하고를 무한 반복합니다. 수업하고 돌아와 자리에 앉으면 모니터 한쪽에 늘 자리하는 교직원 전용 메신저가 읽지 않은 메시지 100개를 어서 열어보라고 깜빡입니다. 첫 수업, 첫 만남을 위해 꼭 필요한 여백이 3월 학교에는 없습니다. 배움과 성장을 우선하려는 교사들의 고군분투가 이어지겠지만 교육보다 행정이 우선하는 학교가 바뀌지 않는 한, 3월의 학교에 봄은 없습니다.
봄이 오지 못해 내가 봄이 되고 싶어 위로와 지혜를 시인에게 청하니 책장 속 시집이 말을 겁니다. ‘그는 아마도 늘 희망하는 사람, 기뻐하는 사람, 따뜻한 사람, 친절한 사람, 명랑한 사람, 온유한 사람,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 고마워할 줄 아는 사람, 창조적인 사람, 긍정적인 사람일 게다.’ 시집을 덮고 다시 3월의 나에게 말을 겁니다.
불안한 미래로 고민하는 아이를 만나면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안내하고, 그것으로 작은 성취가 있다면 누구보다도 기뻐하며 혹여 실패하더라도 따뜻하게 안아주는 사람이 되어보자/ 관계로부터 소외당하고 있는 아이를 만나면 친절하고 명랑한 친구가 되어 주자/ 학급으로, 모둠으로, 번호로 인식하지 말고 온전한 하나하나의 생명으로 대해 주자/ 그들의 도전을 응원하고 힘든 일상을 살아내는 교복 입은 시민에게 감사를 표하자/ 발상의 전환이 가능한 질문을 던져 주고 그 어떤 답변에도 긍정적인 피드백을 던져 주자/ "그렇게 온전히 사랑을 나누자!“
주여, 이 땅의 교육 공동체에게 진짜 봄을 맞이하게 하소서! 온전히 사랑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