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구 속 면역세포 호중구ㆍNK세포, 다른 점 같은 점
호중구는 세균ㆍ바이러스 공격하고, NK세포는 암세포 사멸
암환자 중에 항암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했는데, 백혈구 수치가 너무 낮다는 이유로 치료를 못 받고 그냥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있다. 백혈구는 세균, 바이러스, 암세포 등으로부터 우리 몸을 지키는 수비대의 역할(면역기능)을 하는데, 그 수치가 너무 낮으면 제 기능을 못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몸의 면역 체계의 핵심은 백혈구다. 백혈구 안에는 과립구(호중구, 호산구, 호염기구), 림프구(NK세포,T세포), 단핵세포 등이 있다./게티이미지 뱅크
백혈구 속에는 여러 가지의 면역세포가 있는데, 항암치료 진행 여부에 가장 결정적인 요소가 호중구(Neutrophil)다. 백혈구를 세분하면 과립구, 림프구, 단핵구(매크로파지)로 나뉘는데 호중구는 과립구(호중구, 호산구, 호염기구) 중의 하나다. 과립구는 세포질 속에 둥근 잔 알갱이(과립)가 많이 들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호중구는 백혈구에서 가장 많은 비율(50~70%)을 차지하기 때문에 백혈구의 수치가 낮다는 것은 곧 호중구의 수치가 낮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백혈구의 정상 수치는 혈액 100만분의1 L 당 4,000~10,000개, 호중구의 정상수치는 혈액 100만분의1 L 당 2500~7500개다. 보통 호중구 수치가 1500 아래로 떨어지면 항암치료 중단을 고려한다.
호중구는 세균·바이러스를 잡아먹는 면역세포로 우리 몸의 1차 방어군이다.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2시간 안에 호중구가 그곳으로 이동, 세균·바이러스를 죽이거나(살균) 잡아먹고(포식), 매크로파지 같은 다른 면역세포들을 그곳으로 불러들인다. 이런 기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폐렴 같은 질환에 잘 걸리고, 치료도 쉽지 않은 상태가 된다.
암세포를 죽이는 데 관여하는 면역세포는 림프구에 많이 들어 있다. NK세포(자연살해세포), T세포,B세포가 암세포를 찾아 죽이는 역할을 하는데, NK세포가 호중구와 비슷한 성격이라고 볼 수 있다.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백혈구 속의 NK세포, T세포./사진제공=조성훈 차의과대학 교수
NK세포는 백혈구 외에 림프기관, 폐, 간, 장에도 존재하는데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나 암세포를 발견하면 즉시 공격해 죽인다. 퍼포린(perforin)이라는 단백질을 분비해 감염세포나 암세포의 세포막에 구멍을 내고, 여기에 세포독성물질인 그랜자임(granzyme)을 주입해 세포 자살을 유도한다. NK세포는 또 T세포 등 다른 면역세포를 활성화시키고, 암 줄기세포를 효과적으로 제거해 재발, 증식, 전이를 막기도 한다.
NK세포는 백혈구의 5~10%를 차지하는데, 백혈구분획검사에서는 NK세포의 수치를 따로 뽑지는 않고, NK세포를 포함한 림프구(NK세포, T세포, B세포)가 백혈구에서 차지하는 비율(20~44%가 정상)로 면역력을 가늠할 수 있다.
NK세포의 상태를 보여주는 항목으로 NK세포활성도라는 게 있다. NK세포의 수와 활동력(힘)을 함께 평가하는 수치인데, 조성훈 차의과대학 교수는 “3개월마다 한번씩 검사해서 수치가 100피코그램/mL 이하의 수치가 계속 나오면 면역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암환자의 경우 NK세포 활성도가 100 이하인 경우가 많다.
암환자가 항암치료를 받을 때 백혈구 수치(호중구, NK세포 등)가 떨어지는 이유는 항암제가 피를 생산하는 골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항암치료가 끝나 골수가 제 기능을 하면 백혈구의 수치도 정상으로 회복된다. 항암치료 기간 중 단기간에 백혈구 수치를 높이는 방법 중에 골수자극주사가 있는데, 백혈구를 쥐어짜듯 억지로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다.
출처 : 캔서앤서(cancer answer)(http://www.canceransw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