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의 밤>은 정유정작가 소설이 원작으로 책을 워낙 재밌게 읽었던 터라 개봉 당시 실망했다는 평이 많아서 안봤던 영화입니다. 그러다 최근 방구석 1열에서 남한산성과 함께 다루기도 했고 넷플릭스에도 올라왔길래 눅눅한 주말 밤에 감상했습니다. 그리고 기분까지 좀 더 눅눅해졌습니다.
영화의 배경인 <세령마을> 에는 큰 댐이 있고 그 댐 밑에는 수장된 마을이 있어 왠지 으스스한 분위기가 납니다. 버드뷰로 물에 둘러 쌓인 마을의 풍경을 자주 보여주는데 댐이 뿜어내는 물폭포는 모든 것을 삼켜버릴 듯 위협적이고 어떤 악행이 일어나도 그 많은 물 속에 다 가둬놓을 것만 같습니다.
영화 초반 1시간은 아내와 어린 딸에게 무자비한 폭행을 휘두르는 마을 유지 오원장(장동건)과 마을로 흘러 들어오게 된 최현수(류승룡)가 첫 만남부터 악연으로 얽히고 최현수가 오원장의 딸 세령을 뺑소니로 죽이게 되는 지점까지 속도감있게 진행됩니다.
하지만 이 후 한시간은 남은 러닝 타임을 계속 확인할 정도로 지루했습니다.
사건을 중심으로 흘러가기 보다는 어린시절 아버지와 얽힌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현수의 회상신과 비틀거리는 모습이 반복적으로 나오면서 이야기 흐름이 엇나가기 시작합니다. 주인공의 심리에 집중하는 건 좋지만 술 마시고 했던 얘기 또 하는 아재처럼 계속 주절거리는 느낌이 있습니다.
그에 비해 또 한 축인 영재의 이야기는 너무 생략되어 아쉽습니다. 소설에서는 싸이코패스, 지독한 악역으로 나오는 오영재가 영화에서는 아내와 딸의 복수에 최선을 다하는, 다분히 정상인? 처럼 그려져서 악역의 매력이 반감된 것 같네요.
그리고 왜 7년의 밤인가... 7년 전 사건을 뒤집을 만한 7년 후의 복수와 디펜스 전략이 소설책에서는 마지막 반전으로 나오는 것에 비해 영화에서는 다른 방식으로 결말을 맺어 다소 심심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럼에도 이야기가 아닌 영화에서만 만날 수 있는 마을의 질감, 공기 같은게 잘 표현된 촬영과 미장센 연출은 좋았고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두 배우의 연기 또한 볼만 했습니다.
제 별점은 2.5개, 볼만은 하지만 안봐도 상관없음을 드립니다.
첫댓글 세령호라는 장소가 원작에서 배경인 동시에 진실이 수몰되어 뭐가 드러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불러일으키는 장치이자 크게는 하나의 캐릭터로 읽히는데 영화는 그런 지점들을 거세 했다는 지점에서 안타까웠습니다.
그래도 집요할 정도로 마을 풍경을 많이 보여주긴 합니다 ^^
정유정 작가 소설 재미있는데, 일단, 소설을 먼저 읽고 영화는 생각해봐야겠네요.
네 소설은 무척 재밌습니다 ^^
전 현수라는 캐릭터가 류승룡 배우와 잘 매치가 안되서 그런지 보고 싶지 않았어요..ㅎ
후기 잘 봤습니당^^
류승룡은 좀 청승맞은 느낌이 있죠 7번방의 선물 때문인지.. 영화 속 현수랑은 잘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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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재밌지요! 저는 28은 안봤고 최근의 진이, 지니 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