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맷돌 김 종 해 (1941~ )
맷돌을 돌린다 숟가락으로 흘려넣는 물녹두 우리 전가족이 무게를 얹고 힘주어 돌린다 어머니의 녹두, 형의 녹두, 누나의 녹두, 동생의 녹두 눈물처럼 흘러내리는 녹두물이 빈대떡이 되기까지 우리는 맷돌을 돌린다 충무동 시장에서 밤늦게 돌아온 어머니의 남폿불이 졸기 전까지 우리는 켜켜이 내리는 흰 녹두물을 양푼으로 받아내야 한다 우리들의 허기를 채우는 것은 오직 어머니의 맷돌일뿐 어머니는 밤낮으로 울타리로 서서 우리들의 슬픔을 막고 북풍을 막는다 녹두껍질을 보면서 비로소 깨친다 어머니의 맷돌에서 지금도 켜켜이 흐르고 있는 것 물녹두 같은 것 아아, 그것이 사랑이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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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알녹두를 타개고 물에 불려 거피를 하고 불은 녹두를
맷돌에 한 숟가락씩 넣어 돌리면 뽀얀 녹두가 진하게 갈려 나오는데
어릴적 할머니랑 많이도 같이 돌렸고 커서도 돌렸던 시간들
무운운 맷돌에 짓눌려 같아져 나온 것을 부침을 하면 세상 어떤 음식보다 맛이 좋았지요
지금은 믹서로 간단하게 갈아서 만들지만 그 맛은 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