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숙샘 개인전 잘 다녀왔습니다.

[심수환]

 이번 서울 나들이는 거의 이 년여만이다.

무엇이 그리 바쁜지 서울서 만나야 할 지인들과 몇 가지 일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오다가

이번 최희숙샘 개인전을 기회로 그동안 미뤄진 일들을 숙제 하듯 한꺼번에 해치웠다. 2박3일 여정으로.

우선 최희숙샘 전시회 이야기부터.

전영희 회장님과  김귀자샘,최월순샘과 함께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관악문화원을 찾아간 시간은 금요일 11시.

개막식은 하루 전인 목요일에 있었지만 퇴임식을 겸한 행사인지라 학교교직원을 비롯한 많은 손님들과

우리까지 섞이는 것은 최샘을 너무 번거롭게 하는 것같아 하루 시차를 두고 간 것이다.

전시장에 들어서자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단정하게 전시된 작품들과 함께 가운데 놓여진 테이블에 부착된 현수막.

학교교직원들이 마음이 담긴 퇴임을 축하하는 문구가 그대로 담겨 있었다.

항상 본심으로 사는, 누구에게나 변함 없이 최선을 다하는 최샘에게 동료들이 전하는 사랑의 응원은 

한낱 수사가 아니라 진정이 담긴 당연한 인사라 여겨졌다.

최샘을 처음 만난게 언제였더라?

자료를 굳이 들쳐보지 않아 정확한 연도는 알 수 없지만(경동아파트가 지어지고 입주하면서) 명장동에서 부터 시작한 그림이니

얼추 십 년은 족히 넘었을 것이다. 

다만 처음 화실을 찾아 온 샘의 모습은 기억이 난다.

그림을 배우고 싶은데 잘 그리려면 재능이나 다른 조건이 필요하냐고..

나는 다른 누구에게나 그렇듯 열심히만 한다면 누구나 배울 수 있는 것이 그림이라고 대답했다.

그럼 열심히 할 자신은 있으니 그림을 배우겠노라고 최샘은 대답했다.

이번에도 최샘은 이 이야기를 하며 혹 내가 기억하고 있는지 물었다.

'그럼 요 기억하고 있지요'

전시장을 바라보는 시선들, 무슨 생각들을 할까?

훌쩍 커서 어여쁜 아가씨가 된 큰딸 진희, 이날도 엄마를 돕기 위해 전시장에 나와있었다. 둘째 대진이는 볼 수없어 아쉬웠다.

그림을 시작하면서부터 최샘은 정말 열심이었다. 스스로 말씀하신 것처럼 비록 그림에 대한 재능을 가지진 못했지만

하루도 빠짐 없이 정말 열심히 그림을 배웠다. 

한 번 설명한 내용은 꼭 기억하고 있었고 아무리 어려운 사진이라도 기어코 풀어내는 고집도 있었다.

최샘을 기억하면 생각나는 또 한 가지 인상적인 모습은 그림을 한 장씩 마무리 할 때마다 스스로 대견해하고 즐거워 한다는 것이다.

스스로 그림에 재능이 없다고 여겼기에 완성된 그림을 보며 대견해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보다는  자신에게 주어진 조건과 그 결과를 감사히 받아드리는 그의 종교적 태도가 그런 모습을 보였다고 나는 생각한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가르치는 사람 입장에서는 배우는 사람이 매 순간마다 스스로 만족해하고 결과에 반응한다면

좀 더 힘이나는 법이다.

최샘이 딱 그런 사람이었다.

이번 전시회를 앞두고 가장 마지막에 완성한 그림이란다. 예쁘다.

내 기억에 남는 그림 중 하나.

명륜동 화실에 있을 무렵 중남미 여행을 다녀와서 찍은 사진으로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해서 완성한 그림.

당시에도 괜찮다고 여겼는데 오랫만에 보니 새삼 반갑고 잘 그렸다고 생각되었다.

꾸미지 않고 열심히 노력한 당시의 순수함이 그대로 드러난다.

기념 촬영. 김귀자샘 아무리 피곤하더라도 사진 찍을 땐 눈 좀 뜨세욧!^^

모녀가 사이 좋게 한 컷.

서울에 이사와서도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꾸준히 그룹 선 정기전에도 참여했는데

이제 퇴임을 했으니 야외스케치도 참석하고 작업도 본격적으로 할 수 있게되어 정말 기대가 된다.

최샘과 함께 맛있는 점심을 먹고 우리 일행은 국립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미술 300년전을 보고 또 인사동을 찾아 돌아다녔다.

누가 찍은 사진이게?

궁금해요? 궁금하면 500원!

인사동 전시장을 돌며.

추운날 오래 돌아다니는 것도 힘들었지만 전시장을 돌며 받은 실망감은 추위보다 더했다.

그래도 인사동이라면 미술의 중심지이고 인사동에서 전시회를 한 번쯤 해본 작가라야 제대로 된 작가라는

인증을 받은 것으로 여겼던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옛날의 명성을 탐하는

추하고 거짓된 하이에나같은 작가나부랑이들만 설치는 쓰레기장 같은 곳으로 변했다.

진정성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현란한 위선과 달콤한 거짓으로 점철된 것들이 작품이라고

버젓이 조명을 받고 있었고, 작가보다 더 작가연하는 사기꾼은 능숙한 혓바닥으로

그림 속에서는 1%도 담겨 있지않은 이상 세계를 설파하고 있었고, 눈 벌건 미술관 장사치는 들어 오는 관객들을

탐욕스런 눈길로 훝어 보며 장사를 가늠하고 있을 뿐이었다.

에고~ 더 이상 말을 말자.

추운 날씨에 손가락 뚫린 장갑을 끼고 바이올린 연주 중인 낯선 이방인의 눈에 비친 인사동의 현주소는 어떻게 보이는지...

[청도댁]

최희숙 샘을 잘 알진 못하지만, 열심히 사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멀리서 가셔서 해주시는 모습들도 훈훈하네요
인사동 전시장의 그림들을 비판하시는 심 샘의 글을 읽으니, 자꾸 K- pop의 박진영 심사위원 얼굴이 떠오르네요. 언제나 진정성을 외치는 그 안타까운 눈빛이...
진심이 담기지 않은 것은 노래든, 그림이든, 다 가짜 맞습니다. 자세하고 가시적인 서울 여행기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심수환]

예술이 진실을 담보하지 못한다면 그건 사술이 됩니다. 혀끝의 놀림을 조심해야 하듯 손끝의 놀림도 책임을 가져야 합니다.

[전영희]

샘 다녀오셔서 감기는.. (옷이 쪼애 얇아보여서) 그리고 후기 멋지고 감사합니다.
열정이 대단하신 최희숙샘.... 저희들은 아무 도움도 못드리고 대접만 잘 받고 왔답니다.

[심수환]

그렇지요? 대접도 대접이지만 우리 그룹 선의 훈훈한 인정을 확인한 것 같아서 더욱 좋았습니다.

[경옥♥^^]

궁금했는데 후기 올려주셔서 감사
최희숙샘의 열정과 자기 그림에 만족하고 기는 태도를 배워야 할텐데요^^
그리고 밑에서 두번째 사진 속에 귀자샘, 30대 같당

[심수환]

충분히 즐기고 계시는데요,뭐. 말 안해도 알지요? ㅎ~~~~~

[김인자]

명퇴기념 개인전을 실하게 하신 최선생님이 정말 자랑스럽고 존경스럽습니다
열일 제치고 전시회 하러 가신 심선생님, 회장님, 김선생님,최선생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궁금했던 개인전 소식과 인사동 전시장관람기를 자세히 올려 주신 우리의 진정한 화백님 감사합니다

[심수환]

울 샘들도 곧 전시회를 계획하셔야죠. 좋은 작품들이 많아서 훌륭한 전시회가 될텐데요.

[김난옥]

궁금했었던 최샘 전시장의 분위기를 생생 정보통으로 올려주심 샘은 역시나 입니다. 정말 그림으로 묘사하듯 자세한 설명이 글쓰기의 힘이 느껴집니다.
언제나 열심히 하는 최샘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심수환]

무슨 말씀을~~~샘도 이제 슬슬 작업에도 탄력을 붙이시고 글도 쓰심이 어떠신지요?

[김윤정]

명퇴기념 전시회 대단합니다.그리고 축하합니다. 기쁜마음에 한달음으로 축하하러 가신분들도 수고 하셨고 멋진 글 올려주셔서 같이 전시회에 간것 같네요.^^.

[심수환]

화실에서 도록 구경 함 하세요. 공부 많이 될겁니다.

[김귀자]

화실 입사 동기의 의리로 전시회를 갔다는 왔는데 맘이 영 무겁습니다
누구는 개인전도 했는데 누구는 아직 방향도 못잡고 세월만 직이고있다는 생각 ㅎㅎ 자책말고 힘내자!!! 아자아자 최샘 고마웠고 존경하려고 합니다

[심수환]

ㅎ 아자아자 김귀자샘 화이팅!!! 이제 50호 시작하셨으니 뭐가 나와도 나오겠지요.

[임해선]

세월은 흘러도 최샘의 열정과 노력은 그대로 변함없네요~ 따님도 훌쩍 커버렸구요~거듭 축하드립니다. 따뜻한 봄날 함 만나요~ 이제 시간이 많으니까 서로 왕래하며 살아요~~~

[심수환]

그렇죠? 안그래도 이제 자주 내려 오고 야외스케치도 참여하신다고 했어요.

[최희숙]

전시회를 마치자 마자 여행을 갔다오느라 이제야 카페 문을 열어봅니다. 저의 영원한 선생님이신 심선생님 그리고 회장님 입사동기 김귀자샘, 최씨라서 더 잘 통하는 최월순샘 그리고 멀리서 모두모두 응원해 주신 그룹선 선생님들 정말 고맙습니다, 멋진 사진까지 카페에 올려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우리 딸내미가 자기도 있다고 좋아하네요.

[심수환]

샘도 수고많으셨습니다. 또 진희도 반가웠구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