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깨를 베다
( 2024.10.12 )
들깻잎과 지고추를 따려고 농장에 들린 거였다ㆍ누렇게 익은 깻잎을
따서 삭혀서 깻잎반찬을 해먹으면 그맛이 일품이라서
올해도 꼭 하려고 했는데 한 발 늦었다ㆍ
마지막 햇살을 받아 온힘으로 생명이 뻗어나가고 있다. 호박이..
고추는 서리는 내리지 않았는데, 기운이 없다. 하얀꽃이 많지 않다는 것은 이제 힘을 다 썼다는 뜻이다.
들깨가 누렇게 변했다. 고춧대는 힘이 없다.
들깻잎을 따려다가 들깨를 벤다.
자연으로 키우니, 풀이 무성하다.
덕분에 소출이 적다.
틈만 있으면 줄기를 뻗어 나가며 호박을 달고 있는 신통방통
거름이 없는 밭가의 들깨는 키가 작다.
야콘이 귀한 한 해다.
세 박스나 심었는데 십분의 일도 싹이 트지 않았다.
야콘꽃...
내가 누구게요?
목화꽃입니다.
생명을 다하는 중에도 고추가 붉게 익어간다.
해바라기도 까맣게 영근다.
씩씩하게 들깨를 베고
넓었던 밭의 들깨가 모두 베어지고, 윗밭으로 이동한다.+
쪽파는 김장 때는 쓸 수 있겠지.
윗밭은 멧돼지가 온통 나대고 다녀서 들깨가 많이 훼손 되었다., 나쁜 넘들!
들깨가 잘 마르면, 타작하는 일이 기다린다. 일 주일 쯤이면 되겠지. 다음주에는 들깨를 털어야지!
안개가 자욱한 산중밭은 벌써 겨울 느낌이다ㆍ
바람결에 잎새가 떨어지며 서걱이는 소리ㆍ부산한 가지의 떨림에 온몸을 가볍게 하려는
나무의 모습이 경이롭다ㆍ
들깻잎은 떨어져 없고 들깨가 까맣게 익어 있다ㆍ
허름한 작업복으로 갈아 입고 낫을 갈고 들깨를 베기 시작했다ㆍ
야콘 밭의 들깨는 나무처럼 굵고 키가 커서 베기가 힘들었다ㆍ
거름을 많이 했고 멀칭 작업을 해서 그런 듯 하다ㆍ
그이는 그이대로 나는 나대로 서로가 더 많이 베려고 부지런이 낫질을 했다
내가 더많이 움직일수록 상대가 덜 힘들 거라는 생각이다ㆍ
낫질이 처음에누 어설프다가도 똑같은 동작을 수없이 되풀이 보면 익숙해진다ㆍ
너른 들깨밭이 훤해졌다ㆍ
온몸에서 고소한 향이 난다ㆍ
점심을 먹고도 두 시간이나 더 일했더니 드넓은 밭에 들깨가 모조리 베어져서 가로모로 누워있다ㆍ
'봄부터 부단하게 한 생애 살았으니 이제 편히 쉬거라ㆍ'
가을볕에 힘차게 뻗어가는 호박줄기 호박잎 그리고 반질반질한 모양으로
달려있는 호박ㆍㆍ
잎새를 꺾고 호박을 따니 푸대 가득하다ㆍ
그새 무도 많이 굵어졌다ㆍ솎아서 뽑았다ㆍ
총각무우 서너 단 사서 섞어서 김치를 만들면 얼마나 맛있을까?
지고추도 따고 고춧대도 뽑았다
온밭을 뛰놀며 일했더니 가져갈 것들이 한가득이다ㆍ
이게 농사짓는 맛이다ㆍ
오늘 큰며느리 생일이라고 아들이 미리 언질을 주어 한우 등심을 택배로 부치고
축하 전화를 했더니, 감동한다
아이를 낳고 키우느라 꽤 힘들었던 시간이었으리라ㆍ
포포나무에 몇 개 달렸던 열매는 다 떨어져 버리고 한 개만 남았다ㆍ
작은 바나나처럼 생겼는데, 맛은 훨씬 좋았다ㆍ
들깨향 가득한 고소한 하루였다ㆍ
2024.10.12
들깨를 베던 날
**혹시 들깨가 필요하시면 연락주세요.
연락주는 수순으로 보내드립니다.^^
들기름도 짜서 먹고 기피도 내려면 두 말 정도는 필요하겠죠?
가격은 시세대로...^^
쥔장 : 010-9670 -00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