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적인 온천 관광지인 가나가와(神奈川)현 하코네(箱根)산에서 소규모 분화 현상이 연일 관측돼 인근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하코네는 도쿄(東京)에서 기차로 1시간 30분 거리에 위치한 곳으로, 하코네 화산의 분화는 약 800년 만이다.
5일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하코네산 오와쿠다니(大涌谷) 주변에서는 지난달 29일부터 소규모의 분화가 잇따르고 있으며, 화산성 지진은 900여 차례 반복됐다. 일본 국토지리원도 오와쿠다니 주변 지형이 지난달 18일부터 지난 4일까지 2주 동안 약 7㎝ 융기했다고 발표했다. 국토지리원은 지난달 중순 이후 화산성 지진과 분화가 잦아지면서 지각 변동이 커진 영향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30일 일본 가나가와현(縣) 하코네산에서 화산 분화(噴火)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같은 지역의 지난 5월 6일 모습(왼쪽 위 작은 사진)과 대비된다. /마이니치신문 제공
하코네산에서는 지난 4월 26일 이후 화산성 지진이 자주 관측됐다. 기상청은 지난 5월 6일 하코네산 화산 분화 경계 수준을 평상시의 '1'에서 '2(화구 주변 규제)'로 올렸고, 오와쿠다니 주변 300m 지역에 '피난 지시 구역'을 설정해 관리해왔다. 화산 활동이 더욱 잦아진 지난달 말에는 '2'에서 '3(입산 규제)'으로 한 단계 더 올리고, 오와쿠다니 반경 1㎞ 내 진입을 금지했다.
지난 3일에는 이 지역을 재해대책 기본법에 근거한 경계 구역으로 설정, 출입금지령을 내리고 허가 없이 출입한 사람들에게 10만엔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화산 활동으로 인해 하코네 관광업계는 큰 타격을 입었다. 분화로 배관이 망가져 온천물이 제대로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하코네 온천마을 센고쿠하라(仙石原)와 고라(强羅) 지역 400개 업소 온천수를 관리하는 '하코네온천공급' 관계자는 언론 취재에 "평소 오와쿠다니에서 하루 4000~4500t의 온천수를 공급받았지만, 화산 분화가 시작된 이후 온천수가 1600t으로 줄었고 약 70개 업소는 온천수를 전혀 받지 못하는 상태"라고 밝혔다. 하코네 온천여관 협동조합은 온천수가 끊긴 숙박업소의 손님은 다른 시설에서 온천을 이용할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또 온천 공급량 감소가 장기화할 경우에는 대형 탱크를 이용해 직접 온천수를 운반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화산 경계로 통행금지 구역이 생기면서 등산열차·케이블카 등 하코네의 운행 시설에도 지장이 생겼다. 케이블카는 지난 5월 초 하코네산 화산 분화 경계 수준이 '1(평상시)'에서 '2'로 오른 뒤 운행이 중단됐고, 지난달 30일부터는 케이블카 방면의 버스 출입도 금지됐다. 하코네시가 우회 코스를 만들었지만 고라 공원 등 주요 명소들이 단절되면서 관광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