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 성독(聲讀) 영상자료 14권 제작 탑재
진주 향교에서는 매주 목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사서(四書) 강의가 있다. 사서는 동양의 고전으로 한문을 심도있게 공부하는 유생들은 반드시 학습해야 할 필수의 경전(經典)이다.
유학의 아버지라 일컫는 남송의 유학자 주희(朱熹)는 사서 공부법으로
某要人先讀大學(모요인선독대학), 以定其規模(이정기규모)
내가 바라기를 사람은 먼저 대학을 읽어 그 규모를 정하고,
次讀論語(차독논어), 以立其根本(이립기근본)
다음은 논어를 읽어서 그 근본을 세우며,
次讀孟子(차독맹자), 以觀其發越(이관기발월)
다음은 맹자를 읽어서 그 드러내고 뛰어넘는 바를 관찰하고,
次讀中庸(차독중용), 以求古人之微妙處(이구고인지미묘처)
다음에 중용을 읽어서 옛 사람의 미묘한 부분을 구하라.
현재 진주 향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사서는 맹자(孟子)다.
코로나로 인해 장기간 휴강했다가 얼마 전 다시 대면 강의를 시작했다.
강의를 맡으신 양보 이창호 선생께서는 강의를 위해 정말 준비를 많이 해 오시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맹자는 논리적인 구조를 갖춘 대화가 주류를 이루는데 비유법을 써서 상대방을 설득하는 글이 많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다른 사서에 비해 비교적 문장의 길이가 길다.
맹자 공부를 제대로 배우고 나면 문장을 읽고 해석하는 능력이 틀림없이 향상되리라 본다.
양보 선생께서도 이점을 유의하여 맹자 1권을 강의할 때 전반부에서는 문장의 성분, 문장의 구조, 문장의 형식, 허사(虛詞)의 용법에 치중하여 강의를 하면서 성독(聲讀)의 중요성을 항상 강조하셨다.
성독의 가장 기본은 의미대로 띄어 읽기와 그 의미에 적절한 토씨와 평측에 알맞는 발음이다.
옛날 서당에서는 항상 글 읽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운율을 따라 읽다보면 글자의 평측은 따로 학습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었다. 그런데 현대식 공부를 한 사람들에게 제일 취약한 부분이 성독이다. 고등교육을 받은 젊은이들에게 시제 축문을 읽도록 하면 초등학생 국어책 읽듯이 읽는다.
나는 이것을 교정하기 위해 몇 년 전부터 내가 범독한 영상을 만들어 몇 달 전에 미리 알려주어 연습을 한 후 시제 때 읽도록 했더니 비교적 잘 읽는 것이었다.
성독은 범독을 흉내 내어 따라 읽는 것이 효과적이다.
나는 같이 공부하는 유생들에게 성독 영상을 만들어 제공하면 학습하는데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에 맹자(孟子) 14권을 영상으로 직접 제작했다.
필요로 하시는 분들이 컴퓨터나 휴대폰 화면을 보면서 범독을 따라 같이 성독을 할 수 있게 영상으로 만들었다.
이것을 만드는데 약 1개월 정도 소요되었다. 처음 1권을 만들 때는 1주일 걸렸다. 자꾸 만들다 보니 요령이 생겨서 끝날 무렵에는 하루에 한편씩 만들 수 있었다.
이런 자료를 만들 때는 범독을 하는 분의 읽기가 정확해야 한다. 그래서 유생 중에서 성독대회에서 입상한 분에게 부탁을 했더니 사양을 하셨다. 고심 끝에 한국고전번역원의 오호영 선생님의 성독하는 목소리를 녹음을 하여 제작할 생각으로 바꾸었다.
먼저 내 스마트폰으로 녹음을 한 후, 맹자 원문을 인터넷에서 찾아 한글 파일에 옮겨 놓고 녹음을 들으면서 토씨를 맞추고, 화면에 구현될 글자의 크기와 바탕 색 글자색 그리고 글자 배치 구성을 조정했다. 그리고 편집기에 올려 녹음된 음성과 글자가 호응되도록 타임라인을 일일이 대조한 후 듣기를 거듭하여 하자가 없으면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거치는데. 보통 1권을 만드는데 장면이 50커트 정도 된다. 만든 후 듣고 따라 읽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26분 전후다. 반복적인 확인을 계속 거쳐야 했기에 1권을 끝내면 정신이 몽롱했다.
그리고 저녁 늦은 시간까지 모니터를 보면서 좌판과 씨름을 한 관계로 시력이 더 나빠졌다.
내 카페에는 이미 대학, 중용, 논어 성독은 탑재되어 있다. 대학, 중용, 논어 강의가 끝날 무렵 벽재 이상필 교수께서 유생들을 위해 대학, 중용, 논어를 직접 교수님의 음성으로 녹음을 해 주시기에 내가 그것으로 영상을 만들어 함께 공부하던 유생들에게 카톡으로 전송하여 따라 읽을 수 있도록 했더니 반응이 좋았다. 조회 수도 정말 많았다. 그때 공부할 때는 젊은 층이 많아 모바일 기기를 대부분 잘 다루어 쉽게 공유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좀 아쉬웠던 점은 공부가 끝날 무렵에 만들어 제공했기에 효용성에 있어서 아쉬운 점이 있었다.
이번에 만든 맹자 동영상은 학습 초기에 만들어 제공했기 때문에 잘 활용하면 학습하는데 큰 도움되리라 여겨진다.
그런데 걱정이 되는 것은 수강생의 분포를 보면 연세가 높으신 분이 많아 기기를 접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어서 아쉽기도 하다.
아무튼 이 자료는 한문 공부를 하는 나에게 유용한 자료다. 아마 이 분야를 공부하는 다른 분들에게도 유용하리라 본다.
이미 만들어진 자료는 강의 진도에 맞춰 같이 공부하는 동료에게 카톡으로 전송했다. 활용여부는 그분들의 몫이다.
다만 필자는 이 자료가 널리 활용되기를 소망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