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일기 ㅡ들깨를 털었다
( 농사는 기록이 중요하다 )
안개가 자욱하다
한 치 앞도 분간이 어려울 정도다ㆍ
오늘이 들깨를 터는 날.
어젯밤부터 많이 설레였다ㆍ
그동안 비가 내렸고, 불안했다ㆍ
베어 놓은 들깨가 다 쏟아지지나 않을지, 썩어버리지 않을까 걱정이었다ㆍ
밭은 온통 안개에 쌓여 젖어 있었다ㆍ
커피 한 잔씩 마시며 농사지은 올 한해를 돌아보았다ㆍ
봄부터 부단하게 움직이며 흙과 산과 함께 했던 시간들이 귀하다ㆍ
농부들은 가장 아름다운 봄철에 씨를 뿌리고 심느라 바쁘고,
지금처럼 단풍이 곱게 물들면 또 수확하랴 콩콩 잰걸음을 한다ㆍ
올해는 야콘의 소출도 적고 모든 것이 덜생산 되어 수확과 판매에 크게 힘들지 않았다ㆍ
흉년이지만 여유로우니 좋다고 하면 어불성설일까
들깨를 털 자리를 고르고, 아주 커다란 천을 깔았다ㆍ
보관중이던 튼튼핫 천이 군데군데 슭어 있다ㆍ쥐가 갉아 먹은
흔적이다ㆍ1년에 한번만 쓰는 유일한 것인데, 들깨의 고소한 향이 배어서 그런가 보다ㆍ
넓은 천이 깔리면 들깨가 튀지 않도록 사방을 조금 높게 만든다ㆍ
타작 준비에 진이 빠지는 기분이다ㆍ
매년 그이가 혼자 했던 일인데, 직접 타작에 참여하니 참 손길이 많이 간다
지금은 기계로 털기도 하는데, 우리는 옛방식으로 하는 것을 좋아한다ㆍ
온밭에 누워있던 들깨를 나르고 드디어 타작이 시작이다ㆍ
새로 산 도리깨로 착착 내려치먼 우수수 깨가 쏟아진다ㆍ
고소함이 온 골짜기에 퍼진다ㆍ
들깨 양이 많아서 점심 후에까지 털었다ㆍ
깨망을 들어 가지와 덤불을 걷우고 으쌰으쌰 깨만 가리는 작업이 끝난다
팔과 허리가 아픈데, 맑은 하늘을 보면 피로가 가신다ㆍ
안개가 걷힌 하늘은 참 파랗다ㆍ
크게 깊은 숨을 쉬면 온 몸이 가쁜하다ㆍ
작은 가지와 잎새가 섞인 들깨를 선풍기로 북데기를 날린다ㆍ
이제 알짜배기 들깨가 남겨진다ㆍ
이것을 얻기 위해 그렇게 부단하게 움직인 것이니 참 귀하다ㆍ
참 손이 많이 가는 작물이다ㆍ
그래서 얻은 흑진주 들깨 두 자루!
80킬로가 족히 된다ㆍ
힘들지만 흐믓하고 고맙다ㆍ
들깨 타작으로 2024 농사는 마무리다
들깨 수확이 좀 되니, 아이들과 나눠 먹고도. 남으니 판매를 해야겠다ㆍ
다음날은 들깨를 햇살과 바람에 말리니 주말 이틀이 쏜살같이 사라졌다ㆍ
온산의 나무들이 온통 붉어졌다ㆍ
이제는 오지 않아도 될 농장읗 돌아보며 내년 봄을 약속한다ㆍ
다음주부터는 남은 가을과 놀아야지
2024.10.26~ 27일
들깨 타작^^
들깨 한 말 75.000
들깨 두 말 14만원(1만원이나? 할인^^)
**택배비 5.000은 별도이다.
안개가 자욱하다
농장에 출근길.
들깨 타작전에 땅을 고르고 넓은 천막천을 깐다.
산지사방에 누워있는 들깻단을 나르는데, 온통 고소한 들깨향이 묻어난다.
너른 판에 들깨를 옮기고
나도 한 번 영차영차..
도리깨질을 한참을 하다가 북데기를 걷우고,
다시 타작하고...
이놈을 딸까말까
한 해 동안 고생했다고..
밭을 돌아보며 인사, 그리고 우리 둘에게 인사!
엇, 근데 우리 신랑 얼굴이 너무 지쳐보이네.
도리깨 질을 너무 많이 했나보다..
농사를 지으러 올때마다 늘 함께 하는 카니발.
널 구입할 때는 사실, 별 보러 가고, 바닷가를 가고, 이리저리 놀러만 다닐 생각이었지.
농삿일 하느라 짐을 나르고, 수확물을 싣느라 수고가 많다..
들깨 두 자루!
80킬로는 거뜬하다.
너른 면적에 심었더니, 새들에게 주고, 바람에게 주고도 많이 거뒀다.
목화의 달큼한 열매를 먹고 싶어서 심었는데, 아직도 꽃을 예쁘게 피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