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5월 5일 동녘교회 주일예배자료입니다.
오늘은 텃밭(고양시 덕양구 호국로627번길 62)에서 파종예배로 드립니다.
이은숙 님의 기도와 "사랑하는 것 살아가는 것" 말씀을 나눕니다.
일하시는 농부 하느님!! 다시 파종의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파종 예배로 생명의 들녘으로 인도하심을 감사드립니다. 예배에 앞서 우리의 마음 밭을 고르게 하시고, 저희가 드리는 감사와 찬양을 받으시옵소서. 이 시간 우리가 주님께 더 가까이 가는 시간이길 기도합니다.
흙을 만지고, 모종을 심으며 우리의 마음속에도 당신을 향한 사랑을 심겠습니다. 주님의 신실하심과 성실하심을 배우겠습니다. 저희가 나누는 교제 속에 예수님의 자비가 들녘의 바람처럼 소통되고, 정성스럽게 모종을 심으며 일상에서 지친 몸과 마음이 회복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부드러운 흙의 기운과 단단한 씨앗이 발아해 낭창낭창한 생명으로 쑥쑥 자라는 작물들을 생각하면 마음은 이미 부자가 된 듯 합니다. 농작물은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자란다고 합니다. 바쁜 생활 속에서 농장에 몇 번이나 올지, 소리 내어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 작은 모종들은 눈과 가슴을 사로잡고 설레게 합니다. 모종을 보고 마음을 다잡는 서툰 농부의 호미질과 삽질을 축복해 주옵소서.
재개발 공사가 시작되는 화정동 들녘에선 마지막 농사가 될 것 같습니다. 논과 밭, 숲에 건물들이 들어선다고 합니다.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봄마다 연한 망초대 싹을 무쳐 입맛을 돋우고, 향긋한 미나리를 데쳐 먹으며 봄나물이 주는 향기로 온 가족이 둘러앉은 시간이 행복했습니다. 깨끗한 공기와 시원한 휴식을 주는 모든 생명들에게 고마움을 느끼면서도 지켜주지 못하는 것이 미안하고 안타깝습니다. 알찬 감자, 고구마, 여주, 고추, 갖가지 농작물로 우리의 먹거리를 풍성하게 지켜주었습니다. 이 들녘에서 나눴던 소중한 추억들을 마음속 메아리로 잘 간직하겠습니다.
아름다운 계절, 당신의 사랑과 평화로 연한 잎새에 의지해 피는 작은 들꽃처럼 저희도 싱싱하게 자라나 열매 맺겠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마주 잡은 손길 속에 더욱 더 의지할 수 있도록, 우리의 사랑과 평화가 5월의 생명를 닮아 나날이 푸르게 하옵소서. 외롭고 힘들 때 친구가 되시고, 갈 길 잃어 방황할 때 선생님이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