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신년 산행때 하하산행지로 둘레길을 알아보던중 교수님으로부터 화순 개천사 비자나무숲을 추천 받았았었다.
제주의 신비로운 비자림을 떠올리며 당장 가고 싶었지만 일정상 서울 가기 전 날에서야 찾았다.
아마도 내게는 개척정신의 유전자가 있는지 새로운 곳은 절대 못참지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느즈막히 나섰다.
천태산이라고도 불리우는 춘양면 개천사까지는 차로 1시간 가량 소요되며
대개 운주사를 거쳐 개천사까지 둘러보는 코스로 찾는듯하다.
겨울이라 찾는이 하나 없는 한적함과 적막감이 우리 두사람의 방문으로 활기를 찾기 바라며
가장 큰 비자나무숲길로 둘어선다.
얼마 가지않아 수령 450여년를 자랑하는 어미와 자식으로 이어진 연리지가 우람히 서있다.
최고령답게 위풍당당한 모습에 압도되어 둘러보니 높이는 20미터 둘레는 4미터가 넘는다고한다.
붉은 화산송이가 깔린 800년 된 제주도 비자림이 생각났다.
영험함이 깃든 3000주가 넘는 여기는 아마도 신령들이 사는 곳일거야 할 정도로 너무나 인상적인 곳이라 다시 가고픈 곳 1순위다.
1000주가 넘는 개천사의 비자림도 매우 훌륭해서 계절이 좋을때는 많이들 찾을듯싶다.
비자나무는 물을 머금고있어 사찰을 보호하는 방화림 역할도
하고
바둑판 재료로는 단연 최고여서 이세돌의 비자나무 바둑판이 2억이 넘는다고 할 정도로 훌륭한 목재로 쓰인다.
비자나무숲길 아래 구불거리는 좁다란 흙길을 밟으며 킁킁 향기로운 향내를 맡는다.
얼마 가지않아 거북바위다.
천연석을 이용한 거북이의 형상으로 수많은 새끼거북이를 거느리고 개천산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 모습이다.
도선국사께서 거북이가 정상에 오르면 우리나라가 강력한 나라가 될것이라고 예언했다고 하니
이는 선조들의 웅장한 포부와 희망을 담고있다는 뜻이라 하겠다.
가장 큰 비자나무를 보면 화목한 가정을 이룬다고 했듯이
이곳 거북바위도 영험하여 기도하면 소원이 이뤄진다고 한다.
물론 나도 기도는 잊지않았다.
약 1.2km쯤 걸었을까
하하의 걸음 역량을 계산하여 영성순례길인 내리막길로 가려는데 남편이 정상까지 가보자고한다.
등산로를 올려다보니 족히 45도 각도는 넘을 가파른 오르막길이라 갈수 있겠어?하니 가소롭다는듯
"여기까지 왔는데 정상은 기본이지" 한다.
분명 그랬겠다! 하며 앞서서 오르는데 와아~ 굵은 밧줄만 잡고 오르는 길이 어찌나 험한지 유격훈련이 따로 없다.
이왕 내친 걸음이니 가긴 간다만 내려 올걸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하다.
군데군데 눈은 남아있지 수북히 쌓인 떡갈나무잎으로 미끄럽긴하지
두 눈 크게 뜨고 정신 바짝 차리고 한발 한발 내딛다보니 정상에 오르는 철계단이 버티고있다.
장갑이 없었다면 낭패였을듯 하다.
마침내 497m 정상에 오르자 따스한 햇살이 반겨주어 잠시 쉬어간다.
멀리에 화순 읍내도 보이고 일전에 갔던 다도댐도 보인다.
이런맛에 힘들어도 기어코 정상까지 오르지않겠는가.
짧긴 하나 이처럼 힘든지도 모르고 물 한병도 없이 올라왔으니 입맛 다실것도 없다.
한참을 조망하고 하산은 홍굴재 쪽으로 잡고 조심조심 내려오다보니 아까 보았던 거북바위다.
사진 몇장 찍고 가장 큰 비자나무길로 회귀하니 약 3시간 조금 못걸린듯 하다.
아주 짧은 길이나 몹시도 힘든 개천산.
집에 와 생각을 정리할 틈도 없이 실신하듯 깊은 잠에 빠졌다.
하하에서는,
가장 큰 비자나무를 지나 거북바위와 비자나무 군락지를 거쳐 십자가삼거리로 내려가면 약 2.2km로 적당할듯 싶다.
아니 좀 짧다 싶지만 새로운 곳이니 적극 추천한다.
2~3월쯤에 하하와 더불어 즐겁게 오를 모습을 상상하니 절로 미소지어진다.
첫댓글 개척자 언니, 또 새로운 길을 발견하셨군요!! 거북바위가 실감나는 형상이네요. 비자나무숲길 저도 곧 도전해보렵니다^^
늦가을에 등산을 한 덕에 개천사 예쁜 단풍길도 걸었었지요.
낙엽에 수 번 미끄러지며 오르내린 천태산도 나름 매력있었어요.
하하산행하면 좋겠다~했어요.
leehan202언니의 하하사랑, 진심으로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