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꽃 어머니
오월 꽃잎이 만발한데
길가에 피어난 제비꽃
어머니 그리움 사무치네
잃어버린 삼십 년
길었던 광야의 시간
거칠고 험한 강물에
한 척의 배로 거슬러온
후회의 길을 돌아보면
언젠가 그 길가에
또 다른 제비꽃 피어나고
고갯마루 올라서서
한 줄기 바람 닦아내면
저 멀리 새로운 봄길이
아지랑이 속으로 다가오네
제비꽃 어머니 시작노트
제비꽃 어머니
이 시는 백석 천주교 묘지에 누워 계시는 친정 어머니를 만나고 내려오는 길가에서
제비꽃 한 송이 피어난 모습을 보고 시작되었습니다.
아주 작고 앙증스러운 모습에서 체구가 크셨던 어머니가 떠오른 것이 지금도 아이러니 합니다.
아마도 어린 시절 친정집 뒷동산에서 자주 보았던 제비꽃 보라색과 어머니가 즐겨 입으셨던 한복 색깔이 어머니의 이미지로 저의 기억 속에 깊이 자리를 잡은 듯 합니다.
이 시는 처음에 봄길이라는 제목으로 쓰여졌지만 여러 번의 퇴고 끝에 --봄길이라는 제목은 제비꽃을 보면서 돌아가신 친정 어머니를 떠올리며 저도 그 어머니의 길을 가고 있고 돌아보면 많은 회한이 있지만 그래도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는 좀더 성숙된 어머니의 길을 가겠다는 나름대로의 결심이 전해지는--
그 후 제비꽃 어머니로 제목이 수정되었고 재독 작곡가 김영식님에 의해 현대 가곡으로 탄생되는 기쁨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오늘 가곡을 불러주실 미카엘라 지휘자님과 반주를 해줄 베드로군을 소개하면서 제비꽃 어머니 시와 노래를 이 땅의 모든 어머니들에게 바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