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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40여 년간 교사와 교육행정가로 근무를 한 경험을 살려, ‘교육 일반’이 아닌 ‘고등학교 교육’을 깊이 분석하겠다는 의도를 내세우고 있다. 표지에 ‘그간, 고교 교육을 말하는 책은 없었다’라고 밝히고 있는데, 실상 따져 보면 그동안 교육 관련 책들에서는 전반적인 교육 문제를 논하면서 고등학교의 상황을 간략하게 언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현재의 교육 제도나 환경이 고등학교의 경우 대체로 대학입시에 초점이 맞춰져, 입시제도의 개혁이나 교육 현장을 논하면서 고교 교육의 실정이 언급되는 정도였다.
사범대학에 근무하면서 중등교육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나 역시 고교 교육의 현실에 대해서는 간접적으로만 접할 수 있을 뿐이었다. 교육실습을 다녀온 학생들이나 현직 교사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현재 고등학교 교육의 상황을 전해 들었던 정도였다. 저자가 밝히고 있듯이 고등학교는 ‘교육정책와 대입제도의 실질적 현장’이자, 학생들의 ‘대입도 준비하지만, 성장도 보장해야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학교 현장에서 급작스럽게 비대면 교육이 전면적으로 부각되면서, 이제 과거의 기준에 맞춘 교육 상황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과거의 언론 매체에서는 기술발전에 따른 교육현장의 미래에 대해서 장밋빛 전망을 쏟아내다가, 갑작스럽게 코로나19라는 팬데믹 상황이 발생하면서 전혀 대비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하자 비대면 교육의 문제점을 부각시키는데 여념이 없을 정도였다. 최근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교육부의 역할을 ‘산업 인재 공급’에 초점을 맞출 정도로 급격한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대입제도에서는 수시와 정시에 대한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고,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시행될 고교 학점제에 대한 전망도 엇갈리고 있는 형편이라고 하겠다. 이러한 시점에서 저자는 ‘대입의 준비 단계로 인식되고 있는 고교의 학교교육’ 전반에 대해서 조망하면서, ‘교과수업 및 교육활동은 물론 교육과정 운영’ 등 다양한 측면에서 현재의 고등학교 교육의 현실을 진단하고 있다.
특히 2022년에는 새로운 교육과정이 발표되어 그에 따라 교육정책이 펼쳐질 것이라고 하니, 앞으로 고등학교의 교육 정책도 이에 따라 새롭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된다. 저자는 ‘40년 가까운 교직 생활을 되돌아보면서 최소한의 책임감으로 다가온 부분’들에 대해서, ‘교육 현안에 대한 관심과 논의가 집중될 ’필요성에 의해 이 책을 집필했음을 밝히고 있다. 간혹 교육정책이나 교육론 등의 전문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현재의 고등학교 교육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으로 엮어졌다고 여겨진다.
책의 목차는 모두 5개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 번째 항목이 ‘특별한 경험, 부모들의 자녀교육’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에서 교육이 갖는 의미로부터 부모들의 교육열에 대해서 논하고 있다. 두 번째 항목에서는 생산자(producer)와 소비자(consumer)의 역할이 동시에 요구된다는 ‘프로슈머’라는 개념을 교육에 적용해야 한다고 역설하면서, ‘프로슈머(prosumer) 교육론’의 관점에서 현재의 교육 상황에 대해 진단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금 학교 현장에서 전개되고 있는 혁신교육을 비롯한 학생 인권과 고교 학점제 등의 문제에 대해 ‘긍정적 교육가치와 쟁점들’이라는 항목에서 정리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갑작스럽게 시행되기는 했어도, 교육의 환경도 이제 과거의 기준(normal)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기준(new normal)’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전망되고 있다. 저자 역시 ‘학교 교육 범주와 미래 교육’이라는 네 번째 항목으로 통해서, 앞으로의 교육 환경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진화하는 교육 현장, 그 방향의 모색’에서는 저자의 경험을 통해서, 바람직한 교육의 방향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현재 전개되고 있는 고등학교 의 실상에 대해서 상세하게 소개되어 있어, 그동안 피상적으로 알고 있던 학교 현장에 대해서 보다 자세히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중등교사를 지망하는 사범대학 학생들을 가르칠 때에도, 이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실제 수업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된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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