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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무성 장기호의 만화로 보는 대중음악 만들기.’ 두 사람의 공동 저자에 의해 만들어진 이 책은 노래를 만들고자 하는 방법을 만화 형식으로 풀어내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림을 그린 남무성은 재즈 애호가로 전문 음악잡지를 창간하여 운영할 정도이며, 1990년대 초반 ‘빛과 소금’이라는 밴드를 이끌었던 공동 저자 장기호는 ‘나는 가수다’ 등의 프로그램에서 음악감독을 담당했고 대학에서 실용음악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책의 제목은 저자 중 한 사람인 남무성이 재즈의 역사를 만화로 소개한 <Jazz It Up>을 참고해서, ‘대중음악을 풀어낸 이야기’이기에 그와 비슷하게 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제목의 ‘팝(Pop)’은 흔히 대중음악이라는 뜻의 ‘팝송(popular song)’을 뜻하기에, 이 책에서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개하는 것은 물론 ‘실제 음악 작법을 위한 기초 이론까지 망라해서’ 다루고 있다. 과거에는 팝송을 그저 미국의 대중음악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보편적이었지만, 이제는 한국의 대중가요를 ‘K-Pop’이라는 지칭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따라서 ‘팝’을 하나의 양식으로 바라보기보다는 그저 대중들이 좋아하는 다양한 양식들을 포괄하는 음악의 명칭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음악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작곡에 대해서는 문외한이기에, 나로서는 쉽게 설명하고 있다는 이 책의 내용조차 제대로 이해하기가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대중음악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떤 특성을 지니는가에 대해 어느 정도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간혹 공연도 열리는 재즈카페를 배경으로, 그곳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면서 음악을 배우려고 하는 강화성과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전체 7개의 항목으로 구성된 목차에서, 저자들은 먼저 ‘대중 음악 너는 누구냐’라는 제목으로 대중음악의 특성을 설명하는 내용으로 시작하고 있다. 이어지는 ‘히트곡의 조건’과 ‘대중음악의 3가지 형식’ 등의 항목에서는 대중음악의 일반적인 특성과 기본적인 악곡 형식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실용음악 따라잡기’에서는 ‘실전 기본화성’이라는 부제에 걸맞게, 다양한 코드를 소개하고 이를 작곡에 적용할 수 있도록 내용이 구성되어 있다. 작곡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여기에 소개된 내용을 활용해서, 노래를 만드는데 참고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하겠다.
‘흥미로운 스케일 이야기’라는 제목의 항목에서는, 12개의 반음으로 이뤄진 한 옥타부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스케일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나로서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아이오니안 모드’를 비롯해서 대중음악의 기본을 이루는 다양한 스케일을 소개하고 그 특징을 짚어내고 있다. 대중음악에서 가장 미묘한 문제 중의 하나는 바로 다른 노래의 곡을 베껴서 사용하는 이른바 ‘표절’이라고 할 수 있는데, 여섯 번째 항목에서는 바로 표절 판단의 근거를 비롯해서 표절과 관련된 내용들을 다루고 있다. 마지막 항목에서는 ‘반드시 알아야 할 실용음악 용어들’을 그림과 함께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이 만화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음악 수업의 교재로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내용도 충실하고 전문성도 갖춰졌다고 여겨졌다. 이러한 충실한 구성은 오랫동안 대중음악에 몸담아 오던 저자들의 능력이 결합되어 마련될 수 있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그 내용은 작곡을 하는 이들에게도 도움이 되겠지만, 대중음악을 보다 더 깊이있게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하겠다. 그리하여 저자들이 제시하고 있듯이 이 책은 ‘기본적인 음악 교육조차 받지 못했던 많은 대중을 위한 음악 입문서’를 표방하고 있는데, 충분히 그러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된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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