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여행할까요’
맨발로 콩밭 맬 때
발이 간지러웠어요
풀잎에 씻어 먹던 토마토는 최고였죠
그 밭에서
오늘도 풀 매시나요
양승례 시인
◆ 시작노트
황톳길 걷기가 건강에 좋다 해 유행하는 추세이다.
근처에 황톳길이 있어 나도 걸어봤다.
발바닥을 통해 우주 연결되는 것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모래알의 따끔거림이나 간지러운 느낌은 어렸을 때
엄마, 언니와 함께 콩밭을 매던 기억을 불러왔다.
맨발로 풀을 매면 지렁이가 꿈틀거리는 것을 느끼거나,
개미가 발등을 물어 따갑기도 했다.
동화책 보는 대신 콩밭을 누비며 풀을 뽑고 콩꽃과 얼굴을 맞대기도 했다.
그 시절 농촌 풍경의 일상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내 삶의 근간이 되는 정서이기도 하다.
나의 노모는 지금도 풀을 매며 땅을 가꾸신다.
고요히 걸으며 어머니 손잡고 시공간을 넘나드는 아름다운 여행을 한다.
◆ 양승례 시인 약력
- 시사모 동인. 한국디카시학회 동인
- 충남 아산 난농원 운영
- 동인지 ‘Espresso-Poem’ 참여
/정리 박예원기자
출처 : 경남연합일보(http://www.gn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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