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목사의 생활신앙 이야기 ◈
유해조수와 '우리교회'라는 말
하나,
지난 태풍에 주렁주렁 달려있던 배들이 우수수 떨어졌습니다. 내 손으로 솎을 것을 하나님께서 해주신 것이거니 생각하고는 13개 남은 배를 매일 매일 사랑의 눈길로 어루만지며 돌봤는데, 자고 일어나면 한 두 개씩 땅에 떨어져 뒹구는 것입니다. 이유인즉 까치라는 놈들이 배를 쪼아 먹으니 배들이 견디지 못하고 떨어진 것이지요.
반쯤 움푹 파 먹힌 배들의 몰골이 어찌나 내 속을 후벼파는지...
까치가 먹다 남긴 배를 깎아 먹었습니다. 얼마나 달고 맛나던지!
새들이 먹은 과일은 그 맛이 실로 뛰어나다더니 그 말이 증명이 되었습니다.
까치를 유해조수라고 부르는 말이 이해가 되지 않더니만 배로 인하여 가슴 절절이 유해조수의 의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9월 첫째 주에 따서 교우들과 한 조각씩이나마 나눠 먹으려고 했던 나의 숭고한(?) 뜻은 그만 유해조수로 인하여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아! 남의 아픔이 내 아픔이 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내가 아파보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유해조수가 먹은 배로 인하여서 말입니다.
둘,
함께 교회생활을 하다가 지금은 다른 교회를 다니는 예전 교우(L집사)가 일로 교회를 찾았습니다. 아들 둘을 데리고 왔는데 들꽃교회를 간다고 했더니 가보고 싶다며 따라 나섰다는 겁니다. 아이들 모습이 반가워 3개 남은 배 가운데 한 개를 따서 먹으라고 주었습니다.
작지만 너무 달고 맛있다며 또 다른 배를 넘보는데 모른 척 했습니다.(후후후)
L집사의 말입니다.
"우리교회가 거리표지판에 가려 잘 안보이데요, 나무들이 너무 자라서 가리기도 했구요.
바닥을 돌로 까니 우리교회가 너무 깨끗해 보이고 좋네요. 소나무 전지를 조금 해줘야 할까봐요. 우리교회 나무들이 정말 많아져서 참 좋습니다..."
L집사는 말끝마다 '우리교회'라고 했습니다. 내가 다 행복했습니다.
'우리교회'라는 말을 가슴으로 외치는 들꽃교우들이 많아지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