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 돈이 부푸는 이유 채 향 옥 (1968~ )
수금해 온 낡음낡음한 돈을 세다 만난 '이상순 친목계 돈' 하나, 둘, 셋, 넷, 다섯 합이 오만원 어쩌면 흩어지지 않고 여기까지 왔을까 저희끼리 어깨동무를 했나 그 결속이 놀랍다 중얼중얼 헤아리던 숫잘랑은 팔랑 날아가 버린 지 오래 기왕에 잊어버린 셈은 잠깐 뒤로 미루고 이상순과 그의 친목계에 경의를 표한 후 아무쪼록 그들의 친목이 돈독해지기를 바래보는 것인데 뻐꾸기는 마감 시간이 다 됐다고 성화를 부린다 처음부터 다시 하나, 둘, 셋, 새 돈의 빳빳한 풀기가 사라지고 서로의 어깨를 토닥거리며 벙글벙글 넘어가는 낡디 낡은 헌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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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새 돈은 가끔 잘못 세기도 하지만
헌 돈은 절대 잘못 세는 법이 없지요
손때 묻은 익숙한 것이 더 정감이 가니까요
헌 돈이라도 많기만 하다 면 더 좋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