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신춘문예 작품중 가장 감명깊게 읽은 작품을 소개해드리며 함께 감상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작품을 읽으며 마음이 맑아짐을 느꼈고 고도의 수사나 철학적 사유와 인문학적으로 담아낸 깊이 있는 주제는 알 수 없지만
순수 서정시로 맑고 아름다운 작품으로 다가왔고 역지사지, 이심전심의 마음을 다시 한 번 되새기는 작품이라 생각되었습니다
생각하는 나무
이문희
나는 몽상가답게 낙천적이죠
구름모자를 즐겨 써요
서서 먹고 서서 자는 동안에도 반짝반짝 사색을 즐기죠
이파리가 많다는 것 생각이 많다는 증거랍니다
그래서 외롭지도 외로운줄도 모르죠
빽빽한 생각에 몰두하다보면 궁금한 게 참 많아요
덩굴장미는 용암의 뿌리에서 분출한 식물성 화산일까
바다가 파도창고라면 하늘은 구름공장일까
누가 저 많은 구름들을 져 날랐을까
매미에게는 몇 마력 엔진이 장착된 걸까
또 이런 생각도 해요
하늘에 갇힌 별들은 자유로울까
물고기는 어디를 날아가려 지느러미를 가진 걸까
무지개는 하늘 놀이터의 미끄럼틀일까 아니면 하늘 바깥으로 나가는 통로일까
나는 새들에게 의자를 내어주는 게 취미라면 취미
노래를 하고 싶거나
한바탕 춤을 추고 싶을 땐 바람 몰이꾼이 되어요
매일매일 석양을 바라보며
서쪽이라는 당신에게 시를 지어주죠
누구나 나의 친구가 될 수 있지만
길거리에서 배낭 메고 여행 중인 달팽이를 만났다고 해서
버스정류장에 데려다주겠다는 생각은 꺼주세요
오늘도 생각의 평수를 넓혀가는 나는 자유인이니까요
낮달에게 안개에게 늘 새로운 말을 걸어요
걷느라 생각에 물든 당신이라면
그늘에 잠깐 쉬어가셔도 됩니다
나는 생각의 씨앗을 다 모아 땅에 뿌리려고 해요
파랗게 돋아나는 생각들을 환호하며 매만지게 될 거예요
나는 파란 마을 파란 집에 살아요
첫댓글 선생님
감사히 읽습니다...
생각하는 나무 시 잘 감상했습니다 ~
좋은글 공유 감사합니다.
국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