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련암과 우두산을 연계한 나들이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접어 두었던 명승지 탐방 나들이를 오랜만에 아내와 함께 당일 코스로 다녀왔다.
방문 코스는 해인사 백련암을 들러 고심원에 묘셔진 성철 스님 불전에 아내와 함께 삼배를 올리고, 해인사 대적광전 비로자나불 삼존상을 친견했다.
이어서 팔만대장경이 모셔진 법보단과 법보전을 관람했다.
돌아오는 길에 우두산 출렁다리에 올라 주위 경치를 감상하고 진주로 돌아왔다.
집에서 출발하기 전에 네비게이션에 백련암을 입력했더니 거리 91.7km 소요시간 1시간 32분으로 나왔다. 그 길은 합천대로에서 가야산로를 거쳐 해인사로 가는 길이다.
그런데 합천대로에서 가야산로로 접속하는 길이 종전과 달라져 그 지점을 놓지는 바람에 고령에서 광주 대구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해인사로 갔다. 백련암 주차장에 도착하니 10시였다.
길에 눈이 조금 내려서 상부 주차장까지 오르지 않고 하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올라갔다.
2017년에 오를 때는 단풍이 아름다웠을 때였는데 오늘은 초겨울이라 첫눈을 밟으면서 올랐다.
나는 백련암을 세 차례 방문했는데 올 때마다 범상치 않는 절의 위치에 경탄한다. 법당 뒤편 산 중턱에 흰 연꽃을 연상케 하는 흰색 바위 군과 뜰 앞에 서 있는 불면석(佛面石)과 가야산 만물상을 등지고 남산을 품에 안은 산세 등은 언제 와도 기(氣)를 느낄 수 있다.
나는 절을 방문해도 부처님께 절을 안 한다. 스스로 절을 할 자격미달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딱 한번 부처님 앞에서 절을 했는데 그것은 새평 숙부님의 신위를 절에 모셔놓았다가 49제를 올렸을 때 여러 명이 합동으로 절을 했다.
그런데 오늘 아내를 따라 성철스님의 불전에 삼배를 올렸다. 부처님에게 올린 두 번째 절이었다.
해인사 대적광전에는 아내만 법당에 들러 삼배를 하고 나는 사찰 내의 전각, 산문, 요사체를 둘러보면서 여러 곳을 구경했다.
절의 경내를 나오니 11시 20분이었다.
당초 계획은 치인리에서 점심을 먹을 작정이었다. 그런데 점심을 먹기엔 너무 이른 시간인 것 같아 우두산 출렁다리에 오른 후 점심을 먹기로 계획을 수정하였다.
네비게이션에 출발지 해인사, 도착지점 가조 우두산을 입력했더니 거리 29km, 45분이라 표시되었다.
광주 대구고속도로를 이용했더니 실제로는 시간이 단축되어 우두산 상부 주차장에 도착하니 12시였다.
테크로드를 따라 20여분 오르니 우두산 Y자 출렁다리가 나타났다. 주위의 경치가 아름답고 출렁다리도 소담스러웠다.
기념사진을 찍고 주차장에 다시 돌아왔는데도 1시간 남짓 소요되었다.
나는 과거 이 산을 여러 차례 올랐다. 아내와도 두 차례 올랐다.
보통 고견사에서 의상봉으로 바로 오르는데 마당재 우두산 정상 의상봉으로 우회하여 오르면 바위와 나무가 잘 어우러져 빚어내는 아름다움은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하다.
시간은 보통 4시간 반 정도 소요된다.
점심은 가조에서 코다리 찜을 먹었다.
고속도로를 달려 곧장 집으로 오니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었다. 집에 도착하니 4시였다.
백련암 고심원(古心院)은 성철스님 불상을 모셔 둔 곳인데 주련의 글이 특이해서 소개한다.
백련암 고심원(古心院) 주련
生平欺狂男女群(생평기광남녀군) : 한평생 남녀 무리를 속여 미치게 했으니
彌天罪業過須彌(미천죄업과수미) : 그 죄업이 하늘에 닿고 수미산을 덮었다.
活陷阿鼻限萬端(활함아비한만단) : 산채로 아비지옥에 떨어지니 그 한이 만 갈래나 되고
一輪吐紅掛碧山(일륜토홍괘벽산) : 한 바퀴 붉은 해는 푸른 산에 걸렸도다.
如何是敎外別傳(여하시교외별전) : 마음속의 진리는 어떻게 전하는 걸까?
三更月到鐵門關(삼경월도철문관) : 깊은 밤 떠 오른 달이 철문관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