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지 어린농부학교는
1년 과정의 생태교육 프로그램을 시작을 기념하는 첫개강으로 매년 3월 時農祭를 지내는데,
쌈지 논밭예술학교 內 쌈지 어린농부학교 시농제(時農祭)에
올해로 3년째 삼무곡청소년마을(舊-삼무곡자연예술학교)이 참여를 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파주 헤이리예술마을 더 스탭(The step) 광장에서 열리는 시농제는
우주와 자연 그리고 하늘과 모든 생명에게 한 해 농사의 시작을 알리며,
마음과 뜻 그리고 소원을 모으며,
그 행위가 땅을 통한 배움이 되도록 하게 하는 의례랄까요.
그래서 국경 없는 자연 생태놀이터 취지에 맞춰
외국인 농부 샘과 한국인 농부 샘이 함께 하며 농사를 도와주는
햇살, 바람, 비, 곡식(씨앗)들과 친구가 되고 서로 인사를 나누는 첫번째 자리지요.


논밭예술학교를 중심으로 헤이리예술마을 이곳저곳을 길놀이 외 지신밟기를 통해 텃밭들을 돌며,
시농제를 드리는 곳까지 풍물가락을 따라 한바탕 신명나게 놀았답니다.
이틀 동안 쌈지 어린농부학교와 샘들,
1년 동안 농사짓는 토요반과 일요반에 참여하는 어린이들과 학부모들이
먼저 우리의 가락에 맞춰 전통 민요와 전래동요를 부르며,
풍물가락에 맞춰 어깨춤을 살짝~~~~씩 추며 저마다의 흥을,
마치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산하의 진달래처럼...... 얼쑤!!^^ 에헤라디야~


하늘을 담은, 번개에 비유하는 꽹과리(쇠),
구름을 품은 징, 빗소리를 닮은 장구, 바람을 상징하는 북,
곧 네 개로 표현되는 풍물소리는 생명의 역동성과 경이로움을 의미하는데,
그것을 가장 잘 표현하며 살아내는 삶이 바로 농부이며,
농사야 말로 우주의 질서와 자연의 신묘막측한 신비를 풀어내는 행위예술이지 않을까요.
그래서 쌈지 논밭예술학교 내 어린농부학교의 “농사가 예술이다.”는 고백과 신념이
이날 참여한 모두의 가슴에 울림이 있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아무튼 이날 어울림의 길놀이를 통해 모두의 마음이 꿈틀꿈틀 어깨가 들썩들썩했습니다.
사이사이 길놀이와 지신밝기의 매듭을 지으며 몇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모두가 공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두 가지로 말씀드리면,
첫째, 선조들의 삶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지혜로,
“일”과 “놀이”가 둘이 아닌 하나, 곧 “일과놀이”라는 겁니다.
“일이 곧 놀이며, 놀이가 곧 즐거운 일이다”는 말씀인 게지요.
선조들은 당시 농경사회 속에 자연의 질서대로 순응하며 일과 놀이를 함께 병행했는데,
일하면서 흥을 잃지 않도록 놀고, 놀면서 중심을 잃지 않게 일한다고나 할까요.
일이 곧 놀이가 되고, 놀이가 즐거운 일인 셈이지요.
그런데 어느 순간 산업사회 진입 후 상업과 자본이 중심이 되면서부터
더욱 일과 놀이가 분리의 분리를 거듭한 결과 따로따로 남남이 되었지요. ㅠㅠ
그 결과 몸과 마음, 나와 너, 우리 그리고 가정과 공동체, 사회가 감당치 못할 지경까지 스트레스는 심화되고,
마치 전염병처럼 다양한 육체적, 정신적 질환을 유발하며... 그 폐해가 심각할 정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더욱이 그것을 건강하게 풀지 못하고 회복하지 못한 채 다람쥐 쳇바퀴 돌 듯 고통의 연속이라면,
사회병리현상으로까지 확대되는 것은 불을 보듯 자명한 사실이지요.


“농사가 예술이다”는 생명사상의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있는
쌈지 논밭예술학교 內 쌈지 어린농부학교를 통해 신명난 사람농사가 잘 되길 바라면서
다시 한 번 우리 자신과 모두가 되새김질해야 할 중요한 화두 하나는,
우리 선조들의 지혜, 곧 일이 곧 재미난 놀이며 ,놀이가 곧 기쁜 일이다.
삶의 일상과 일과가 행복한 놀이다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두 번째는, 한 마디로 정직하게 그리고 용기 있게 살자는 말씀입니다.
텃밭을 돌며 모두에게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답니다.
자연은 결코 거짓말 하지 않습니다. 땅은 정직합니다.
농부라는 말의 한자 풀이처럼 별을 헤아리는, 별을 노래하는 이가 농부인데,
농부는 자연의 때를 알고, 자연을 따라 살며, 땅 위에서 농사를 지으며, “시”를 짓는 이를 말합니다.
1년 동안 텃밭에서 농사를 짓는 동안 자녀들에게
부모가 하늘을 따라 사는 “시인 농부”라는 사실을 삶으로 보여주셨으면 합니다.


콩 심은 데 팥이 나지 않듯, 심지 않은데서 거둘 수 없는 자연의 이치를 몸으로 말해주시길,
세상의 삐뚤어진 삶을 따르지 않고, 정직하게 심고 가꾸며 수확하는 하늘의 풍성한 기쁨을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먼저 우리 모두가 자신에게, 자녀들에게, 서로에게, 공동체와 사회 속에서 정직을 회복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자녀에게 용기를 심어주는 시인농부 아빠와 엄마로,
서로가 서로에게 시인 농부의 삶의 방식을 사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농부는 정직을 심는, 그래서 용기라는 열매를 수확하는 사람으로!
또 생명을 생명으로 파종하는, 자연을 심는 자로서의 시인 농부로 기억되기를 말입니다.
시인 농부야말로 결국 가장 큰 기쁨을 수확하고 나누는 생명의 창조자 아닐까요!!!




이 시대가 지금의 이 시대인 것은 집단의식의 결과로, 한편 정직하지 못하고 용기 없는 지금 과정의 결과가 아닐까요.
저를 포함한 우리 모두 자연을 따라 정직과 용기로 살 수 있기를 바랍니다.




봄이 우리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듯!
다양한 색깔과 향, 꽃과 벌, 나비 그리고 바람과 햇볕으로
또한...다양한 모양과 모습으로 봄이 사랑을 표현하고 기꺼이 주듯,
쌈지 어린농부학교와 첫개강 및 시농제에 참여한 어린이와 학부모들에게
선조들의 삶이 담긴 풍물을 통해 봄처럼 사랑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줌에 고맙고 고맙고 감사를 드립니다.




삼무곡에서 며칠 동안 학생들과 풍물을 치며 연습할 때
바람에 실려온 매화향기처럼 은은하게 찾아온 잊혀지지 않는 내면의 말씀이 있었습니다.
“네 자신이 기회가 되어라. 너는 기회 그 자체니라.”
참여한 모두-백한, 희수, 선아, 승보, 한울-에게 하신 말씀이지요.
때가 되매 기회가 찾아올 때 기회가 되며, 스스로 기회 그 자체가 되어라는!!!
모든 시간 속에서, 특히 이틀 동안 기회를 펼치고 기회 그 자체로 자신이 된 시간을 보낸준,
1박 2일 동안 성육신, 곧 말씀이 육신이 되는 체험을 하게 해주신
모든 천사들에게 고마움을 다시 한 번 전합니다.


첫댓글 정말 수고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