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김명민의 퍼즐 같은 진범 찾기, 그 이면에 담긴 메시지

[덕향.]

‘로스쿨’ 김명민의 퍼즐 같은 진범 찾기, 그 이면에 담긴 메시지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2021.05.06. 15:06

© 제공: 엔터미디어

[엔터미디어=정덕현] 로스쿨에서 벌어진 하나의 살인사건. 하지만 그 사건의 이면에는 모두가 저마다의 연결고리를 갖고 있다. JTBC 수목드라마 '로스쿨'은 제목에 담겨 있듯이 법정드라마지만, 그 이야기가 풀어져 가는 과정은 마치 추리극 같은 형태를 띠고 있다. 모의 법정 휴게실에서 갑작스레 사망한 서병주(안내상) 교수가 살해된 정황을 두고 벌이는 진범 찾기의 추리극.

추리극 형태이기 때문에 당연하게도 이 한국대 로스쿨의 교수나 학생들은 서병주 교수의 죽음과 연결된 저마다의 이야기들이 존재한다. 그건 그들을 진범으로 의심하게 만드는 혐의가 된다. 그 첫 번째 혐의자들은 양종훈(김명민) 교수와 한준휘(김범)였다. 과거 검찰 시절 양종훈 교수는 차기 대권을 노리는 국회의원 고형수(정원중)와 결탁한 서병주에 대한 애증이 있었고, 한준휘는 믿고 따랐던 삼촌 서병주가 자신의 뺑소니를 덮기 위해 성범죄자인 이만호(조재룡)를 심신미약으로 감형시켜주고 운전사로 고용까지 해준 사실을 알고는 분노한 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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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들이 서병주 교수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있었다 해도 그것이 살인의 이유가 되긴 어려웠다. 결국 양종훈의 도움으로 한준휘는 혐의를 벗고, 양종훈 역시 계속 법정 싸움을 해가면서 진범 찾기에 돌입했다. 여기서 갑자기 등장하는 게 강솔B(이수경)의 논문 표절 사건이다. 로스쿨 부원장인 강주만(오만석)의 딸인 강솔B는 엄마(한혜경)의 권유로 서병주의 논문을 베꼈고 양종훈은 이 사실을 알게 됐다. 강주만은 딸이 서병주를 살해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고는 자신이 죽였다 위증하려 한다. 하지만 그 사실을 알게 된 양종훈은 그의 위증을 막아준다.

그런데 서병주 교수의 살인사건과 연루된 인물들은 이게 끝이 아니다. 강솔A의 동생 강단이 갑자기 등장하고 그가 과거 양종훈 교수와 연락했던 인물이라는 게 밝혀진다. 또 서지호(이다윗)는 과거 서병주 교수가 흘린 피의사실로 인해 이게 기사화되면서 결국 아버지가 자살하게 된 사건을 겪은 인물이었다. 전예슬(고윤정)은 스토킹을 일삼는 남자친구가 고형수의 아들이고, 유승재(현우) 역시 무슨 이유에선지 양종훈 교수의 노트북을 빼돌려 그를 곤경에 빠뜨렸던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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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주 교수의 살인사건을 두고 펼쳐지는 이야기들이 점점 로스쿨 교수와 학생들을 의심하게 만드는 저마다의 사연들과 연결되어지는 과정이다. 아직 과거 어떤 사건이 있었고, 그것이 어떤 연결고리를 통해 서병주 교수의 살인사건과 이어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여러 인물들이 얽혀있는 과거사들이 조금씩 등장하고 있는 것.

마치 양종훈 교수가 교수실에서 맞추곤 하는 퍼즐처럼 '로스쿨'의 이야기는 단순한 법정극이 아닌 모종의 살인사건을 풀어가는 추리극의 형태를 띠고 있다. 누가 범인인가를 추리해가는 과정이 드라마의 중요한 동력으로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범인 찾기 추리극을 통해 '로스쿨'이 하려는 이야기는 아마도 '법 정의'의 실현에서 중요한 것이 단지 범인을 찾는 그 결과만이 아니라 그 결과에 도달하는 정당한 과정이라는 점일 게다. 한 피스씩 차례대로 맞춰나가 비로소 진실에 도달하는 과정. 그것이 법 정의의 진정한 구현일 수 있다고 드라마는 말하고 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