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수선사 ‘시절人蓮(인연)’
사랑의 콜센터 녹화 방송을 시청하는데 어떤 트로트 가수가 ‘시절인연’이란 노래를 불렀다.
‘시절인연’의 뜻이 궁금하여 인터넷을 검색했더니 백과사전에 이렇게 설명해 놓았다.
시절인연(時節因緣)은 불교의 업설과 인과응보설에 의한 것으로 사물은 인과의 법칙에 의해 특정한 시간과 공간의 환경이 조성되어야 일어난다는 뜻이다.
중국 명말 항주 운서산에 기거한 승려 운서주굉(雲棲株宏: 1535~1615)이 조사법어를 모아 편찬한 『선관책진(禪關策進)』에, “시절인연이 도래(到來)하면 자연히 부딪혀 깨쳐서 소리가 나듯 척척 들어맞으며 곧장 깨어나 나가게 된다”라는 구절에 연유한다.
불교에서는 삼시업(三時業)이라 하여 업을 지어 과보를 받는 시간적 차이를 세 가지로 나누고 있다.
즉 ①순현업(順現業)은 현생에 짓고 현생에 받는 것이고,
②순생업(順生業)은 전생에 짓고 금생에 받거나 금생에 짓고 내생에 받는 것이며,
③순후업(順後業)은 여러 생에 걸쳐서 받는 것이다. 예를 들면 봄에 볍씨를 심어 가을에 수확하는 것은 현생에 짓고 업을 받는 것이기에 순현업에 해당되고, 순생업은 전생의 인연에 의해 금생에 부부가 되거나, 이번생의 연분으로 내생에 부부가 되는 것에 해당하고, 순후업은 선업이나 죄업이 커서 여러 생 동안 공덕이나 죄업을 받거나, 몇 생을 건너 받는 것을 말한다. 현대에는 기회와 때가 올 때 일이 이루어진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백과사전의 설명이 그럴 듯하여 어렴풋이나마 이해가 되었다.
그런데 시절인연(時節因緣) 아랫단 블로그에 생뚱맞게 ‘시절人蓮’이란 글도 함께 검색되었다.
‘시절人蓮’은 글자의 조합을 아무리 맞춰보아도 이해가 잘 안되었다.
블로그에 연결된 글을 읽어보니 산청군 산청읍 웅석봉로에 소재한 ‘수선사’의 연못 입구에 걸려 있는 팻말에 적힌 글이었다.
블로그에 소개된 사진을 보니 절 주위의 환경이 너무나 아름답게 가꿔져 있었다.
나는 그 곳에 가보고 싶은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일방적으로 아내에게 통보했다.
내일 수선사를 구경하고 동의보감촌 출렁다리를 건너보고 집으로 돌아오겠다.
아무런 계획도 없이 그렇게 해서 갑작스럽게 오늘 다녀왔는데 보람이 있었다.
집에서 수선사까지 50분 걸렸다.
깔끔한 주차장, 신발을 벗고 드나드는 화장실, 조각품처럼 꾸며진 연못, 창의적인 물레방아, 정갈한 정원, 숨소리까지 빨아들일 것만 같은 요사체, 커피숍과 식당이 하나의 예술품처럼 엮여 있었다.
우리 부부는 3층 커피숍에서 생강차를 마시고 동의보감촌으로 향했다.
동의보감촌은 자주 들렀기에 오늘 온 목적은 새로 놓은 출렁다리를 한번 건너는 것이었다.
견고하고 웅장한 규모였지만 바닥과의 높이가 그렇게 높지 않아 스릴이 별로였던 점이 아쉬웠다.
점심은 동의보감촌 내의 식당에서 버섯전골을 먹었다. 담백하고 맛있었다.
첫댓글 산청에 이런 절이 있었나?
넘 선경인걸. 그림을 그리듯한 설명을 보고 감상을 하니 실감이 나는군 뒷쪽 아름다운 마루금 아래 펼쳐지는
작품속에 주인공까지 ... 전생의 인연으로 이루어진 한 노부부의 모습이 더욱 작품의 격을 높여 주는구려
하루코스로 지루함 없이 시간 보내기 좋은 곳이군요. 우리도 그런데 함 가고 싶다. 넘 좋아요.
가지는 못하지만 좋은 그림 보여줘서 고마워요.
전생의 인연이 내생까지 이어지기를...합장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