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두나무 가지치기
백운밭은 아직 겨울이다.
고라니 발자국이 여기저기 찍혀 있다
농장은 온통 하얀데, 상큼한 공기가 폐부까지 들어온다ㆍ
작년보다 더 거목이 되어 있는 자두나무부터 전정을 시작했다ㆍ
세 그루 하는데 하루종일 걸렸다ㆍ
9시 뉴스를 들으며 일을 시작하고, 정오의 신나는 음악을 들으며 점심을 먹었다ㆍ
라면을 끓이고 보글보글 끓을 때 냉이와 달걀을 깨뜨려 넣으니, 봄향기가 가득하다ㆍ
점심 이후부터는 일하기에 슬슬 꾀가 난다ㆍ
머리를 들고 가지를 자르는 같은 동작을 반복하니 목도 아프다ㆍ
밭둘레를 서성이며 둠벙이며 산길도 거닐었다ㆍ
새들이 소곤대는 소리,
바람소리, 눈 밑에서 새순이 나오는 속삭임이 들린다 ㆍ
하얀 겨울인데, 추운데도 훈훈하다ㆍ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오미자 터널을 쓰러 뜨렸다ㆍ
최초에 이 땅을 만나 처음 심은 것이 오미자 700두였는데,
15년을 씩씩하게 뿌리 내리고, 별같은 꽃을 피우고 빠알갛게 열매를 맺어
기쁨을 주었는데ㆍㆍ
다시 일으킬까 냅둘까 고민한다ㆍ
그이에게 너무 버거운 일이 될까 싶다
그저 흙을 만지는 일이 좋아서 내 부모님처럼 시작한 일인데,
일주일 동안 일하고 주말까지 쉬지 못하니 조금씩 버거워진다ㆍ
나이테가 점점 많아지는 것도 있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ㆍ
올해는 고추, 야콘도 조금 나머지 먹을 만큼의 들깨를 심을 예정이다ㆍ
물론 농장에 오면 먹을 만한 수박,참외, 토마토는 심어야지!
작년에 밭가에 해바라기를 심어 🌻 꽃의 장관을 이루었다ㆍ
올해도 해바라기, 천인국씨도 뿌려야지!
산 기슭 높은 곳에 서서 농장을 내려다 보며 요모조모 상상을 한다ㆍ
둠벙에 있던 개구리들은 경칩이 넘었어도 나올 엄두를 못 내겠지ㆍ
꽁꽁 언 둠벙 깊숙이 자고 있을까?
2025.3.10
일요일 제천밭에 전정을 했다
우리 밭의 주인공들은 역시 나무다.
고마운 자두나무, 작년에사 달린 호두나무, 모과. 앵두. 사과. 배. 체리(체리도 잘 안된다.)!